안녕하세요. 로버스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신은정입니다.
계약 기간이 끝났는데도 새 세입자가 구해지지 않았다며 보증금 반환을 차일피일 미루는 임대인들이 있습니다. 이사 갈 집의 잔금을 치르지 못해 계약금을 날릴 위기에 처하고, 매달 은행 대출 이자를 내야 하는 그 막막함이 이루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법적 요건을 정확히 갖춰 대응한다면, 묶여 있는 원금은 물론 그 기간 동안의 지연이자까지 당당하게 받아낼 수 있습니다.
계약 만료 후, 바로 이자가 발생할까요?
많은 분들이 계약 기간만 끝나면 당연히 보증금 반환이 이루어져야 하고, 하루라도 늦어지면 바로 지연이자 청구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십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단순히 계약 기간이 끝났다는 사실만으로는 지연이자 청구를 할 수 없습니다.
법적으로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의무와 임차인의 집을 비워줄 의무(목적물 인도)는 서로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 '동시이행'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다음 사례를 함께 보시겠습니다.
[사례] 세입자 A씨는 계약이 끝났지만 집주인이 보증금 반환을 해주지 않아, 이사를 가지 못한 채 계속 그 집에 거주했습니다. 3개월 뒤, 뒤늦게 보증금 반환을 받게 된 A씨는 그 3개월 치의 지연이자 청구를 요구했습니다.
이 경우 A씨는 이자를 받을 수 있을까요?
불가능합니다.
A씨가 집을 비워주지 않고 계속 거주했기 때문에, 집주인이 돈을 늦게 줬더라도 법적으로 '이행지체(약속 위반)' 상태에 빠진 것이 아닙니다.
[대법원 2002. 2. 26. 선고 2001다77697 판결] 임대차계약의 종료에 의하여 발생된 임차인의 목적물 반환의무와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의무는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으므로... (중략) ...임차인이 목적물을 명도하지 않는 한 지연손해금을 청구할 수 없다.
즉, 정당하게 지연이자 청구를 시작하려면 임차인이 먼저 짐을 빼고 집을 비워주어 임대인을 이행지체 상태로 만들어야만 합니다.
이사 전 안전하게 지연이자 청구하는 법은?
앞서 보증금 반환이 지연될 때 지연이자 청구를 하려면 집을 비워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돈도 못 받은 상태에서 무작정 이사를 나가면, 기존에 가지고 있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사라져 집이 경매로 넘어가도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큰일이 날 수 있습니다.
이때 내 권리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신청해야 하는 것이 바로 임차권등기명령입니다.
[사례] 세입자 B씨는 직장 발령으로 무조건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야 했습니다. 보증금 반환이 지연되자 B씨는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했습니다. 며칠 뒤 등기부등본에 임차권등기명령이 기록된 것을 확인한 후, 안심하고 새집으로 이삿짐을 빼고 전출신고를 했습니다.
이 경우 B씨는 임차권등기명령 덕분에 대항력을 안전하게 유지하면서도 집을 비워주었기 때문에, 이사 간 날부터 즉시 임대인에게 지연이자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 (임차권등기명령)] ⑤ 임차인은 임차권등기명령의 집행에 따른 임차권등기를 마치면 제3조제1항·제2항 또는 제3항에 따른 대항력과 제3조의2제2항에 따른 우선변제권을 취득한다. ... (중략) ... 임차권등기 이후에는 제3조제1항·제2항 또는 제3항의 대항요건을 상실하더라도 이미 취득한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상실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임차권등기명령은 내 보증금을 지키면서 동시에 합법적으로 지연이자 청구를 시작할 수 있게 해주는 필수 방패입니다. 소송을 준비하신다면 임차권등기명령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소송 시 지연이자 청구 이율은 얼마나 되나요?
안전하게 임차권등기명령을 마치고 집까지 비워주었는데도 끝내 보증금 반환을 해주지 않는다면, 결국 소송을 통해 잃어버린 시간과 돈에 대한 보상을 받아내야 합니다.
이때 받을 수 있는 이율은 상당히 높습니다.
[사례] 집주인이 배째라 식으로 나오자 C씨는 임차권등기명령 후 이사를 완료하고, 곧바로 보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경우 C씨가 집을 비워준 날부터 법원의 소장이 집주인에게 도달하는 날까지는 민법에 따라 '연 5%'의 지연이자 청구가 인정됩니다.
그리고 소장이 집주인에게 도달한 다음 날부터 실제 보증금 반환이 완료되는 날까지는 특례법에 따라 무려 '연 12%'라는 높은 이율로 지연이자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379조 (법정이율)] 이자있는 채권의 이율은 다른 법률의 규정이나 당사자의 약정이 없으면 연 5분으로 한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법정이율)] 금전채무의 전부 또는 일부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할 경우... (중략) ...그 서면이 채무자에게 송달된 날의 다음 날부터는 연 100분의 12의 이율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결과적으로 임차권등기명령과 소송을 빠르고 정확하게 활용하면, 임대인에게 강한 금전적 압박을 주어 지지부진했던 보증금 반환을 신속하게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