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호수 지정계약의 법적성질 - 분양계약 X, 가계약
甲이 乙과 사이에 ○○○동 △△△호에 관하여 동·호수 지정계약을 체결하고, 계약 당일 甲이 乙로부터 (지정)계약금 명목으로 1,000만원을 지급받은 경우 동·호수 지정계약의 법적성질이 문제될 수 있다고 할 것입니다.
매매는 당사자 일방이 재산권을 상대방에게 이전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대금을 지급 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므로 매매계약은 매도인이 재산권을 이전하는 것과 매수인이 대 가로서 대금을 지급하는 것에 관하여 쌍방 당사자의 합의가 이루어짐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며, 그 경우 매매 목적물과 대금은 반드시 계약체결 당시에 구체적으로 특정할 필요는 없고 이를 사후에라도 구체적으로 특정 할 수 있는 방법과 기준이 정하여져 있으면 충분하다고 할 것입니다(대법원 1993. 6. 8. 선고 92다49447 판결, 대법원 2001. 3. 23. 선고 2000다51650 판결 등 참조).
그런데, 甲이 乙과 사이의 동·호수 지정계약서에는 ○○○동 △△△호에 관한 분양대금, 납부방법, 목적물의 인도 및 소유권이전등기 시기 등에 대하여 아무런 기재가 없을 뿐만 아니라, 사후에라도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방법과 기준이 정하여져 있지 아니한 경우, 그리고 예를 들어 동·호수 지정계약서에 [본 동·호수 지정계약서는 상기 계약지정일에 분양계약서로 전환한다.], [‘甲’이 통보한 분양계약일에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때에는 ‘乙’에게 별도의 고지 및 통보 없이 ‘甲’이 임의처분할 수 있으며, 동·호수 지정 계약금은 ‘甲’에게 귀속되고 ‘乙’은 이에 일체의 이의제기를 할 수 없다.], [해약시 ‘乙’의 동호수 지정 계약금은 위약금으로 ‘甲’에게 전액 귀속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다면, 동·호수 지정계약을 분양계약으로 볼 수는 없고 이른바 가계약의 성질을 가지는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
2. 가계약
해약금계약과 위약금계약은 서로 별개입니다. 해약금계약이란 약정 해제권 유보조항 중 특히 일정한 금액, 즉 해약금을 계약 상대방에게 지급함으로써 주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정한 당사자 사이의 합의를 말하고, 위약금이란 채무불이행의 경우에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지급할 것을 약속한 금전으로서, 위약금 지급에 관한 약정을 위약금계약이라 합니다.
매매계약의 체결에 앞서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교부하는 가계약금은 기본적으로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매매목적물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있음을 밝히면서 장차 계속될 매매계약 교섭의 기초로 지급한 일종의 증거금으로서, 매수인과 매도인 사이에 본계 약이 체결될 경우 그 매매대금 중 계약금 일부의 지급에 갈음하되, 본계약이 성립되지 않을 경우에는 매수인에게 반환될 것이 전제된 돈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한편 계약금의 경우 민법 제565조 제1항에 따라 원칙적으로 해약금의 성질을 가지지만, 증거금 등 가계약금에 대하여는 이러한 규정이 없으므로, 가계약금이 당연히 해약금의 성질을 가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없습니다. 결국 가계약의 법적 구속력의 존부와 범위, 수수된 가계약금이 해약금 의 성질을 갖는지는 가계약에 관여한 당사자의 의사 해석의 문제입니다.(울산지방법원 2021. 6. 29. 선고 2020나10145 판결)
가계약금에 관하여 해약금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약정의 내용, 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계약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에 비추어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하기 전까지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그 배액을 상환하여 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약정하였음이 명백하게 인정되어야 합니다.(대법원 2021. 9. 30. 선고 2021다248312 판결, 대법원 2022. 9. 29. 선고 2022다247187 판결)
그리고, 가계약서 작성 당시 매매계약의 중요 사항인 매매목적물과 매매대금 등이 특정되고 중도금 지급방법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면, 당사자들 사이에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5다 39594 판결)
이에 매매계약의 체결에 앞서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교부하는 가계약금은 기본적으로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매매목적물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있음을 밝히면서 장차 계속될 매매계약 교섭의 기초로 지급한 일종의 증거금인 것이기에 특별히 체결기준은 없는 것이나 [계약불성립시] 당사자 사이에 가계약금을 해약금으로 하는 약정이 있었음이 명백히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매수인이 스스로 계약 체결을 포기하더라도 가계약금이 매도인에게 몰취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입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甲이 乙과 사이에 동·호수 지정계약을 체결하면서 "해약시 ‘乙’의 동호수지정 계약금은 위약금으로 ‘甲’에게 전액 귀속한다."라는 약정을 한 사실이 있다면, 이는 '위약금'이라는 표현이 있기는 하지만 위약금 약정이라기 보다는 해약금 약정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乙은 위 해약금 약정에 근거하여 동·호수 지정 신청금 1,000만 원을 포기하고 동·호수 지정계약을 해제할 수 있을 것입니다.(만약 위와 같은 해약금 약정이 없다면 당사자가 합의하여 동·호수 지정계약을 해제하지 않는 이상 乙이 일방적으로 동·호수 지정계약을 해제할 수는 없다고 할 것입니다.)
또한, 甲이 乙 사이에 본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이상 본계약이 성립한 것이 아니기에 乙이 동·호수 지정 신청금 1,000만 원을 포기하고 동·호수 지정계약을 해제하는 경우 甲이 乙로부터 본계약의 계약금을 수령한 상황이라면, 甲이 乙에게 계약금을 반환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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