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학교 교비회계 유용과 횡령죄 성립 여부
사립학교 교비회계 유용과 횡령죄 성립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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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학교 교비회계 유용과 횡령죄 성립 여부 

김은철 변호사

【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6도3742 판결】

『사립학교법 시행령 제13조 제2항 제2호는 ‘학교교육에 직접 필요한 시설·설비를 위한 경비’를 교비회계의 세출항목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구 사립학교법(2005. 12. 29. 법률 제780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9조 및 그 시행령 제13조,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 제25조, 제36조 등 관련 법령의 규정을 종합하면 학교법인의 회계는 학교회계와 법인회계로 구분되고 학교회계 중 특히,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은 학교가 학생으로부터 징수하는 입학금·수업료 등으로 이루어지는 결과 다른 회계에 전출하거나 대여할 수 없는 등 그 용도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고, 학교회계의 예산은 학교의 장이 당해 학교의 예산·결산자문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편성한 다음 학교법인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받아 집행하도록 하고 있으며, 학교회계와 관련하여 체결하는 계약은 학교의 장이 그 계약담당자가 되고 그 계약에 따른 지출을 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학교교육에 필요한 시설·설비라도 사립학교 설립 당시 학교법인 내지 설립자가 공사계약을 체결한 시설·설비의 공사비는 그 시설·설비가 학교설립인가조건에 포함되어 있는 시설·설비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학교법인의 법인회계에서 지출하거나 설립자가 부담하여야지 사립학교법 시행령 제13조 제2항 제2호를 들어 교비회계에서 지출할 수는 없고, 타인으로부터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자금을 위탁받아 집행하면서 그 제한된 용도 이외의 목적으로 자금을 사용하는 것은 그 사용이 개인적인 목적에서 비롯된 경우는 물론, 결과적으로 자금을 위탁한 본인을 위하는 면이 있더라도 그 사용행위 자체로서 불법영득의 의사를 실현한 것이 되어 횡령죄가 성립하는바,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은 위와 같이 다른 회계에 전출하거나 대여할 수 없는 등 그 용도가 엄격히 제한되어 있으므로, 사립학교의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을 적법한 교비회계의 세출에 포함되는 용도, 즉 당해 학교의 교육에 직접 필요한 용도가 아닌 다른 용도에 사용하였다면 그 사용행위 자체로서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것이 되어 그로 인한 죄책을 면할 수 없다.』

1. 관련 쟁점(횡령죄의 구성요건으로서 재물의 타인성과 보관자 지위의 인정 여부)

 

​가. 관련 쟁점

 

관련 쟁점은 횡령죄의 구성요건으로서 재물의 타인성과 보관자 지위의 인정 여부(횡령죄에서 ‘보관’의 의미 및 타인의 금전을 위탁받아 보관하는 자가 보관방법으로 금융기관에 예치한 경우, 보관자의 지위를 갖는지 여부)입니다.

 

나. 재물의 타인성 - 형법상 금전의 소유권 개념의 문제

 

민사법적으로 금전의 경우에는 점유가 있는 곳에 소유가 있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금전이 지급된 뒤 원인행위가 무효이거나 취소, 해제되더라도 급여자에게 소유권이 회복되지 않고 따라서 부당이득만이 문제됩니다. 반면 물건의 소유권이 이전된 뒤 원인행위가 무효이거나 취소, 해제되면 물권행위의 유인성에 따라 소유권 변동의 효과 또한 소급적으로 무효가 되어 급여자가 소유권을 회복하므로 부당이득뿐만 아니라 소유권에 기한 물권적 청구권도 문제되는데, 소유권에 기한 물권적 청구권의 상대방은 현재 소유권을 침해하는 자이면 충분하고 반드시 계약상대방이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즉 민사법적으로 금전의 소유권은 “봉함된 경우와 같이 특정성을 가진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점유가 있는 곳에 소유권”도 있습니다. 따라서 금전이 가치의 표상으로 유통되는 경우 타인의 점유에 들어간 금전에 대하여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문제될 뿐 물권적 청구권은 인정되지 않으며, 점유가 있는 곳에 소유가 있으므로 선의취득도 문제되지 않습니다.

 

만약 이를 형사법에도 관철시킬 경우 특히 횡령죄의 행위객체인 행위자가 보관하는 타인 소유의 재물, 즉 ‘타인 소유 자기 점유’의 재물이라는 요건은 금전의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충족될 수가 없게 됩니다. 따라서 대법원은 금전의 횡령이 문제된 경우 재물의 타인성을 인정할 것인지에 관하여 원칙적으로 일반적인 재물과 동일하게 민법, 상법 그 밖의 실체법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보면서도, 일정한 경우 민법상 소유권과는 다른 형법상 금전 소유권 개념을 인정해 왔습니다.

 

​목적과 용도를 정하여 위탁한 금전은 정해진 목적과 용도에 사용될 때까지 이에 대한 소유권이 위탁자에게 유보되어 있고(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2도2939 판결,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3도6733 판결 등 참조), 금전의 수수를 수반하는 사무처리를 위임받은 자가 위임자를 위하여 제3자로부터 수령한 금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령과 동시에 위임자의 소유에 속한다고 하였다(대법원 1995. 11. 24. 선고 95도1923 판결, 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4도134 판결 등 참조). 이때 수령한 금전이 위임자를 위하여 수령한 것인지는 수령의 원인이 된 법률관계의 성질과 당사자의 의사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5도3627 판결, 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10도10417 판결 등 참조).

 

​2. 사립학교 교비회계 유용과 횡령죄 성립 여부{대법원의 입장}

 

​가. 원칙

 

​대법원은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은 학교가 학생으로부터 징수하는 입학금·수업료 등으로 이루어지는 결과 다른 회계에 전출하거나 대여할 수 없는 등 그 용도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고, 학교회계의 예산은 학교의 장이 당해 학교의 예산·결산자문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편성한 다음 학교법인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받아 집행하도록 하고 있으며, 학교회계와 관련하여 체결하는 계약은 학교의 장이 그 계약담당자가 되고 그 계약에 따른 지출을 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학교교육에 필요한 시설·설비라도 사립학교 설립 당시 학교법인 내지 설립자가 공사계약을 체결한 시설·설비의 공사비는 그 시설·설비가 학교설립인가조건에 포함되어 있는 시설·설비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학교법인의 법인회계에서 지출하거나 설립자가 부담하여야지 사립학교법 시행령 제13조 제2항 제2호를 들어 교비회계에서 지출할 수는 없고, 타인으로부터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자금을 위탁받아 집행하면서 그 제한된 용도 이외의 목적으로 자금을 사용하는 것은 그 사용이 개인적인 목적에서 비롯된 경우는 물론, 결과적으로 자금을 위탁한 본인을 위하는 면이 있더라도 그 사용행위 자체로서 불법영득의 의사를 실현한 것이 되어 횡령죄가 성립하는바,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은 위와 같이 다른 회계에 전출하거나 대여할 수 없는 등 그 용도가 엄격히 제한되어 있으므로, 사립학교의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을 적법한 교비회계의 세출에 포함되는 용도, 즉 당해 학교의 교육에 직접 필요한 용도가 아닌 다른 용도에 사용하였다면 그 사용행위 자체로서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것이 되어 그로 인한 죄책을 면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6도3742 판결)

 

즉 학생이나 학부모가 낸 교비는 소유권을 유보한 채 자금의 목적을 정해놓고 사립학교 경영자에게 위탁한 것으로 보아 업무상 횡령죄가 성립되는 것으로 보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 외국인 학교의 경우

 

1) 외국인 학교의 특수성

 

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1도12408 판결(이하 '대법원 2011도12408 판결'이라고 합니다.)이 기존의 판례와 가장 큰 차이점은 학생들이 납부한 수업료의 소유권 귀속을 학교설립․경영자의 소유로 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유를 분석해 보자면, 위 대법원 2011도12408 판결이 사립학교이지만 외국인 학교라는 점에 있습니다.

 

​외국인학교는 초․중등교육법 제60조의 2에의해 각종학교로 분류되며, 국내에 체류중인 외국인자녀와 외국에서 일정기간 거주하고 귀국한 내국인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을 교육하기 위하여 설립된 학교로서, 설립․운영에 대하여 많은 예외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초․중등교육법제60조의2에서 제30조의 2 및 제30조의 3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는 학교회계에 관한 내용입니다.

 

​대법원 2011도12408 판결은 이 학교회계 예외조항을 들어 학생이나 학부모가 납부한 수업료기타 납부금은 학교법인이나 사립학교 경영자가 이를 납부 받음으로써 일단 학교법인이나 사립학교 경영자의 소유가 되는 것이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2) 교비의 소유권 귀속문제

 

​대법원 2011도12408 판결은 [피고인이 甲 사립학교 경영자 乙과 공모하여 학생 등이 납부한 수업료 등을 교비회계 아닌 다른 회계에 임의로 사용하였다고 하여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甲 학교는 사인(私人)인 乙 등이 설립하여 운영하는 학교로서 수업료 등으로 조성된 교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甲 학교의 설치·경영자인 乙 등의 소유에 속하므로, 피고인이 乙과 공모하여 이를 임의로 사용하였더라도 사립학교법 위반죄 외에 따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즉, 업무상횡령죄의 주체가 되는 보관자의 지위부터 부정해 버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편 일정한 목적 내지 용도를 특정한 금전을 임의로 사용한 경우, 배임죄설과 횡령죄설의 견해 대립이 있습니다. 첫째 금전기타 대체물은 고도의 유통성과 대체성 때문에 점유의 이전과 더불어 소유권도 이전하므로, 배임죄가 성립 할 수있어도 횡령죄는성립할 수 없다는 견해(배임죄설)와 수탁자가 정해진 용도로 사용할 때까지 위탁물에 대한 소유권이 위탁자에게 유보되어있으며, 금전도 재물이므로 횡령죄라고 하는 견해(횡령죄설)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일관되게 횡령죄설의 입장입니다. 그 이유로는 금전은 재물이며, 특정한 목적과 용도를 정하여 금전을 받은 경우에,수탁자에게는 재량이 없고 이를 다른 용도에 사용한 경우에는 횡령죄가 성립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교비회계 판례에서도 마찬가지인데, 대법원 2011도12408 판결을 제외하고 대법원판례는 일관되게 횡령죄설을 취하고 있습니다.

 

​즉 수탁자인 학교 관계자는 교비회계의 세출규정에 맞게 지출해야 하지 임의로 교비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이면에는 학교회계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강조하는 측면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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