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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백한 강제추행 사건 뒤집기 

권우현 변호사

1. 초등학교 친구가 있다. 소위 마당발이다. 건설업계에 몸담고 있는데, 만일 변호사를 하면 딱 성공할 타입이다. 인공지능변호사가 도입되었고, 엄청 많은 변호사(약 1만 4,000명 이상)로부터 매일 교육을 받고 학습을 하고 있기에 조만간 자연인 변호사는 전문직이 아니라, 온리 영업직으로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인공지능이 영업까지 할 리가 없다. 변호사인 내가 마당방이 아니라면 마당발 친구를 두고 있는 것도 내 복이고, 나의 영업능력이다. 앞으로 생존의 발판이 될 것이다.

2. 그런 마당발 친구로부터 강제추행(키스) 사건 소개가 들어 왔다. 첫 방문의뢰 시 내가 사무실에 부재중이라 피의자의 부친을 만나지도 못했다. 전화상담 대충하고 선임을 했는데, 피의자가 최전방에 근무하고 있어 만나기도 어려워 소통은 카톡, 전화통화로 했다,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3. 그런데 좀 난감했던게 정보공개청구를 해 보니, 1회 피신조서에 피의자는 자백까지 한 상황이었다. 피의자의 얘기를 들어보니, 술에 취해 기억도 안 나는 일에 대해 경찰관도 좀 유죄 심증을 가지고 자백을 유도하였다고 한다. 고소여성은 모텔에서 대화한 내용, 키스 소리 등 녹음을 해서 부분 부분 잘라 제출했고 이에 경찰관은 조사 전 강한 유죄 심증을 형성한 것으로 보였다. 피의자는 나에게 술에 취해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 일을 유도 때문에 자백하였다며 억울하다 하였다.

4. 고민이 되었다, 자백하면 쉽게 갈 수 있는데, 억울하다며 부인하면 징역형 기소도 감수하여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억울하다는 사람을 자백으로 유도할 수 없고, 변호인이 더더욱 그렇게 할 수도 없었다.

5. 선임시 이미 조사는 끝났으니 의견서를 넣어야 하는데, 상세한 사건 내용파악이 우선이었다. 여러 가지 질문을 담은 질의서를 만들고 상세히 답변하도록 했다. 피의자와의 소통 끝에 그럴듯한 변호인의견서가 작성되었다. 우편 송부로 변호인의견서를 받은 경찰관은 피의자가 자백은 잘 못 한 것이라는 취지의 글을 보고 다시금 피의자신문을 하여 깔끔하게 정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던지 2회 조사를 하자고 하였다.

6. 피의자는 최전방에 근무하고 있고, 교대근무자도 제대로 없어 혼자 휴가를 나오기 어렵다고 하였으나, 경찰은 군지휘관에게 직접 통화하여 휴가를 부탁하였다, 결국 피의자는 때아닌 휴가를 나왔다.

변호인 사무실 인근 지구대에서 2차 조사를 하였는데, 조사관은 역시나 유죄의견이고 최초 자백에 자신의 강압은 없었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조사 시 조사관이 변호인과 피의자에게 들려 준 녹음된 키스 소리 등에 비추어 보면, 그건 강제추행으로서의 키스가 아니라, 묵시적 합의하에 서로 원하여 한 자연스러운 키스 소리였다. 음성파일에 두사이 대화는 없었으나, 키스 소리만 듣고도 그게 판단이 가능했다. 이를 글로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어려웠으나, 사무실에 돌아와 그야말로 일필휘지로 합의하의 키스라는 취지로 의견서를 작성하고 바로 송부했다.

7. 2회 조사 시까지 조사 경찰의 태도는 유죄라는 입장이 계속 유지되었던 것 같은데, 약 한 달 뒤 받은 수사결과통지서는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불송치한다는 것이었다. 자백을 뒤집었다. 소개시켜준 친구에게 부끄럽지 않게 되어 다행이었다. 한편으로는 고소인을 무고로 고소하고 싶었다. 피의자인 어린 군인의 마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성폭력 범죄에 관한 여성의 무고(고소해서 안 되면 그만, 되면 수백 수 천만원 목돈 벌이)는 처벌되지 않는다는 측면이 있어, 일단 보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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