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가 다가오면서 오랜만에 친구, 지인들과 모임을 갖거나 술자리를 계획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반가운 자리이지만, 사람과 술이 함께 모이다 보면 의도치 않게 감정이 격해져 말다툼이 생기고, 그게 커져 폭행 사건으로 이어지는 일도 적지 않은데요. 명절만 되면 주차 문제로 시비가 붙거나, 친척들끼리 재산·집안 문제를 두고 언성이 높아지는 상황이 대표적입니다. 술자리에서는 사소한 한마디가 싸움의 불씨가 되거나, 평소 쌓였던 불만이 술김에 터져 순식간에 주먹다짐으로 번지는 경우도 흔한데요.
이런 상황에서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것이 있습니다. 가벼운 단순폭행이나 쌍방폭행이라면 합의금은 대체 얼마나 주고받아야 하는지, 혹시 증거를 남겨두려고 상대방을 핸드폰으로 촬영했다가 오히려 초상권 침해로 고소당하는 건 아닌지, 친구나 가족의 싸움을 말리다가 본인도 가해자가 되는 건 아닌지 등 실제로 닥쳤을 때 당황스러운 법률 문제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죠. 오늘은 설연휴를 앞두고 혹시 모를 폭행 사건에 대비해, 꼭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법률 상식들을 쉽게 풀어서 정리해드리겠습니다.
단순폭행, 합의금과 처벌은 어떻게 될까요?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부분이 있는데, 반드시 상처가 나거나 멍이 들어야만 폭행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한 번 밀쳤을 뿐이며, 상대방이 넘어지지도 않았고 다치지도 않았다하더라도, 그 자체로 폭행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처벌은 어느 정도 받게 될까요? 단순폭행의 법정형은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입니다. 물론 실제로 2년 징역형을 받는 경우는 드물고, 초범이라면 대부분은 벌금형이나 기소유예 처분으로 마무리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절대적인 기준이 없다는 점입니다.
같은 폭행이라도 누가 먼저 시비를 걸었는지, 폭행의 강도가 어느 정도였는지, 피해자가 어떤 상태인지, 가해자에게 전과가 있는지 등 수많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고려됩니다. 예를 들어 처음 저지른 실수이고 피해자와 원만하게 합의했다면 벌금 50만원 정도로 끝날 수도 있지만, 폭행 전과가 여러 번 있거나, 동일한 피해자를 반복적으로 때렸다면 실형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여기서 가장 궁금한 것이 바로 합의금일 텐데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정해진 금액표 같은 건 없습니다. 흔히 "이 정도면 합의금 시세가 어느 정도일까" 하고 알아보는 분들이 많은데, 사건마다 상황이 천차만별이라 딱 잘라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다만 실무에서 일반적인 단순폭행의 경우라면 대체로 50만원에서 300만원 사이에서 합의가 이루어지는 편입니다.
상대방 촬영하면 초상권 침해?
요즘은 누구나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다 보니, 폭행 상황에서도 차분하게 휴대폰을 꺼내 증거영상으로 촬영하는 분들이 계시죠. 그런데 막상 촬영을 시작하면 상대방이 "내 얼굴 찍지마! 너 초상권 침해로 고소한다"라며 더 흥분하는 경우도 많죠. 그러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폭행을 당하거나 위협을 받고 있는 순간에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촬영은 정당한 권리 행사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형법 제20조는 “법령에 의한 행위,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를 정당행위로 보아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고, 형법 제21조 제1항도 “현재의 부당한 침해로부터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을 방위하기 위하여 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폭행을 당하는 피해자가 자신의 신체·생명을 지키고 나중에 범죄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최소한으로 영상을 남기는 행위는, 이러한 정당행위·정당방위 범위 안에서 허용되는 것으로 본 사례들이 적지 않습니다.
다만 여기에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은 분명히 있습니다. 폭행 상황 그 자체를 찍는 건 문제없지만, 폭행이 끝난 뒤에도 계속 쫓아다니며 촬영하거나 상대방의 집이나 차량 내부 등 사생활 영역까지 집요하게 찍는 건 과도한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주의할 점은 촬영한 영상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입니다. 경찰에 제출하거나 재판 증거로 사용하는 것은 당연히 괜찮지만, 분이 안 풀린다고 SNS에 "이 사람이 저를 때렸어요"라며 영상을 올리거나, 단톡방에 퍼뜨리는 행위는 명예훼손이나 모욕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내가 피해자라 해도, 상대방의 얼굴과 신상을 공개적으로 유포하는 순간 내가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친구 싸움 말리다가 공동폭행이 될 수도
친구가 다른 사람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는데,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당연히 달려가서 말리는 게 인지상정입니다. 그런데 이 선한 의도가 자칫 본인을 범죄자로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2명 이상이 함께 한 사람을 때리는 상황에서는 단순폭행이 아니라 ‘공동폭행’으로 보아 더 무겁게 처벌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내가 진짜로 때렸느냐”만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한쪽 편을 들어 싸움을 유리하게 만들어 줬다고 평가되는지 여부입니다. 그냥 말리려고 했을 뿐인데 왜 내가 공동폭행에 휘말리냐며 억울할 수 있지만, 법은 외형과 결과를 중심으로 보기 때문에 의도와 상관없이 공동정범으로 인정되는 사례들도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에 문제가 될까요? 예를 들어 친구가 누군가와 시비가 붙어 몸싸움을 벌이는 상황에서, 내가 급하게 다가가 상대방의 팔을 뒤에서 붙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 틈을 타 친구가 상대방을 한 대 더 때렸다면, 수사기관에서는 “내가 상대방을 제압해 준 덕분에 친구가 더 쉽게 폭행을 가했다”고 보아, 나 역시 친구와 함께 폭행에 가담한 공동정범으로 판단할 여지가 있습니다. 처음 의도는 ‘싸움을 말리려던 것’이었더라도, 외형상 한쪽 편만을 제압해 친구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준 것으로 보이면 공동폭행으로 보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친구가 “야, 좀 잡아줘!”, “도와줘!”라고 말하길래 팔을 붙잡아 줬을 뿐이라고 주장하더라도, 맞은 사람 입장에서는 두 사람이 힘을 합쳐 자신을 제압하고 때린 상황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싸움을 말리러 들어가면 무조건 처벌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정말로 폭력을 중단시키려는 순수한 목적으로 개입하고, 양쪽을 동시에 떼어 놓으려 했다는 점이 드러난다면 정당방위나 정당행위로 평가될 여지도 있습니다. 그래서 실무적으로는 싸움 현장에서 직접 상대방만 붙잡거나 밀치는 식으로 한쪽 편만 드는 모습이 나오지 않도록, 가능하다면 두 사람을 동시에 떨어뜨려 놓고, “둘 다 그만하세요”, “서로 떨어지세요”처럼 양쪽을 향해 분명하게 폭력을 말리는 말을 반복하는 방식이 안전합니다.
“술 먹고 그런 건데 뭘”
단순폭행 사건을 그때그때 당사자들끼리 대충 상황을 무마해 버리거나,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가 시간이 지나 기억도 흐릿해진 뒤에야 갑자기 소장이나 경찰서 출석요구서를 받고 깜짝 놀라는 분들이 많습니다. 처음에는 별일 아닌 줄 알았지만, 뒤늦게 형사사건·민사소송으로 본격화되면서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경우도 많죠. 그렇기 때문에 폭행 사건은 초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사건 자체는 얼핏 단순해 보여도, 막상 들여다보면 법적으로 따져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누가 먼저 손을 댔는지, 정당방위가 인정될 여지가 있는지, 쌍방폭행이면 각자 어떤 처벌을 받을 수 있는지, 합의금과 벌금 수준, 전과 기록이 남을 경우 일상·취업에 미치는 영향까지 신경 쓸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요. 그럴 때일수록 혼자 끙끙 앓지 마시고, 폭행 사건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는 게 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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