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세뱃돈, 부모가 쓰면 불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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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세뱃돈, 부모가 쓰면 불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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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세뱃돈, 부모가 쓰면 불법일까? 

엄세연 변호사

오늘은 재미있는 주제를 하나 가져왔습니다. 설날이면 아이들이 세뱃돈을 받자마자 부모님께 건네고, 엄마가 대신 보관해줄게, 커서 필요할 때 줄게라는 말을 듣는 장면, 익숙하시죠. 아이가 아직 어리다 보니 큰돈을 직접 관리하기 어렵고, 분실 위험도 있어 부모가 대신 통장에 넣어두거나 따로 보관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곤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맡겨둔 세뱃돈을 시간이 지나 아이가 예전에 받은 세뱃돈이 어디 있냐고 묻는다면 상황은 조금 달라집니다. 부모가 이미 교육비로 썼다거나 생활비에 보탰다고 답한다면, 과연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을까요? 세뱃돈의 실제 주인은 누구인지, 부모가 대신 관리하다 사용해도 되는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또 경우에 따라 법적 분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더 나아가 할머니·할아버지 등 친척이 준 세뱃돈은 단순한 용돈일까요, 아니면 법적으로는 증여로 볼 수 있을까요? 오늘은 이처럼 설날 세뱃돈을 둘러싼 오해와 궁금증을 중심으로, 미성년자 세뱃돈의 법적 성격, 부모가 임의로 사용했을 때의 문제, 세뱃돈과 증여의 경계까지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세뱃돈, 정확히 누구 돈일까?

그렇다면 세뱃돈의 주인은 누구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세뱃돈의 주인은 아이 본인입니다. 많은 분들이 아직 미성년자인데 무슨 재산이 있느냐고 생각하시지만, 법에서는 미성년자도 재산을 가질 수 있는 사람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설날에 조부모나 친척이 아이에게 직접 건네준 세뱃돈은 법적으로 증여, 즉 선물에 해당하고, 돈을 받은 순간부터 아이의 재산이 됩니다.

 

물론 아이가 어리다 보니 부모가 대신 돈을 맡아두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잃어버릴까 봐, 나중에 필요할 때 쓰라고 통장에 넣어두거나 보관하는 건 아주 흔한 일이죠. 하지만 여기서 많이 헷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부모가 보관한다고 해서 그 돈의 주인이 부모로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법적으로 부모는 자녀의 재산을 대신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이 있습니다. 다만 이 권한은 어디까지나 자녀를 위해서 관리하라는 의미이지, 마음대로 써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래서 자녀의 세뱃돈을 부모의 생활비나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면, 경우에 따라 법적인 문제가 될 소지가 있습니다.

 

특히 부모가 대신 보관해주겠다거나 크면 돌려주겠다고 분명히 말한 경우라면 더 그렇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단순히 대신 관리해준 것이 아니라, 나중에 돌려주겠다는 약속이 있는 상태로 보게 됩니다. 따라서 아이가 성인이 된 뒤나 필요할 때 세뱃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도 충분히 존재합니다.

 

세뱃돈 안 돌려주면, 횡령죄 성립?

그렇다면 부모가 아이의 세뱃돈을 생활비로 사용했을 경우, 정말로 법적인 문제가 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경우에 따라 횡령까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다소 과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법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세뱃돈은 아이의 재산이고, 부모는 이를 대신 맡아 관리하는 위치에 불과합니다. 특히 대신 보관해주겠다며 세뱃돈을 받아 보관한 경우라면, 법적으로는 보관을 맡긴 상태로 보게 됩니다. 쉽게 말해 잠시 맡아둔 돈을 약속한 대로 돌려줘야 할 의무가 생긴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 돈을 아이의 동의 없이 생활비나 개인적인 용도로 써버리거나, 나중에 돌려달라는 요구를 받고도 이미 다 썼다며 반환을 거부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런 경우 법에서는 타인의 돈을 보관하다가 임의로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상황에 따라 형사상 횡령에 해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물론 모든 경우가 곧바로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가족 관계라는 특수성이 있고, 실제 수사나 재판까지 가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다만 법리적으로만 놓고 보면 부모이기 때문에 괜찮다거나 교육비로 썼다는 이유만으로 자동으로 문제없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세뱃돈은 증여세 과세 대상?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세뱃돈은 단순한 관행적 용돈이 아니라, 법적으로는 원칙적으로 증여에 해당합니다. 조부모나 친척이 아이에게 세뱃돈을 건네주는 행위는 대가 없이 재산을 이전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민법상 증여로 보게 됩니다. 이때 아이가 미성년자라 하더라도 문제되지 않습니다. 미성년자가 증여를 받는 것은 권리만을 얻는 행위이기 때문에, 부모의 동의 없이도 유효하게 성립합니다. 즉, 세뱃돈을 받은 순간부터 그 돈은 아이의 재산이 됩니다.

 

다만 증여라고 하면 곧바로 증여세부터 떠올리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모든 세뱃돈이 곧바로 증여세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명절에 주고받는 금품처럼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수준의 생활비나 용돈에 대해서는 증여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설날에 주고받는 소액의 세뱃돈은 증여세 문제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한 세법상으로도 일정 금액까지는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습니다. 미성년자가 조부모와 같은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를 받는 경우에는 10년 동안 합산해 2천만 원까지, 삼촌·고모 등 기타 친족으로부터 증여를 받는 경우에는 10년 동안 1천만 원까지는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습니다. 이 범위 안에서 오가는 세뱃돈이라면 실무상 큰 문제가 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다만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매년 반복적으로 고액의 세뱃돈을 받거나, 세뱃돈이라는 명목으로 상당한 금액을 계좌이체 형태로 계속 받는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세법에서는 10년 이내에 동일인으로부터 받은 증여재산을 모두 합산해 판단하기 때문에, 누적 금액이 기준을 넘게 되면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세뱃돈처럼 보이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자산 이전에 가깝다고 판단되면 세무상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세뱃돈이 법적으로 증여에 해당한다는 점은, 앞서 살펴본 세뱃돈의 소유권 문제나 부모의 재산관리 책임과도 직접 연결됩니다. 세뱃돈은 부모의 돈이 아니라 아이의 재산이고, 부모는 이를 대신 관리하는 위치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세뱃돈을 어떻게 보관하고, 어떤 용도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단순한 가족 간 관행을 넘어 법적인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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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설 명절을 앞두고, 평소 한 번쯤은 궁금했지만 굳이 깊게 생각해보지는 않았던 ‘세뱃돈’ 이야기를 법적인 관점에서 살펴봤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아직까지 세뱃돈을 두고 부모와 자녀 사이에 다툼이 생겼다는 판례가 있는 것은 아니고, 대부분은 가족 간의 신뢰와 합의 속에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글을 너무 딱딱하거나 진지하게 받아들이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설마 이런 일까지 생기겠어?” 싶었던 일이 현실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기본적인 법적 구조 정도는 알고 계셔도 좋을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현실에서는 가족이라는 이유로 법을 생각하지 않고 넘겼던 문제들이, 막상 갈등이 생기면 가장 풀기 어려운 분쟁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세뱃돈처럼 사소해 보이는 문제도 상황에 따라 법적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혹시 비슷한 고민이나 가족 간 재산 문제로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시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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