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사실 명예훼손, 성립요건 파헤치면 답이 보입니다 -무혐의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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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사실 명예훼손, 성립요건 파헤치면 답이 보입니다 -무혐의사례 

하진규 변호사

정치적 혐오나 분쟁이 어느 때보다 격심해지다 보니, 이와 관련한 명예훼손, 모욕 사건이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저희 의뢰인도 많은 인명피해를 낳은 국가적 사고 피해자에 다소 정쟁적인 잣대를 들이밀었다가 유가족 대표에게 명예훼손 고소를 당하고 저를 찾아주셨습니다.

문제가 된 것은 의뢰인이 쓴 커뮤니티 댓글이었습니다.

(피해자를 상대로 '비난하고 떼씀'이라는 댓글을 작성함)

의뢰인께서는 비극적인 사건에서조차 정치적으로 분열되어 갈등하는 모습을 보고는 세태를 비판하고자 의견 표명하였는데, 상대 유가족이 해당 댓글을 문제 삼아 허위사실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였습니다.

물론 의뢰인도 적절하지 못했던 표현이었다고 인정하고 그 사죄하는 마음을 고소인과 합의를 통해 전하려 하였지만, 고소인 측이 합의 의사가 없는 관계로 형사조정 절차로 회부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저희 변호인단은 이러한 댓글이 명예훼손죄에 성립한다고 인정할 수 없었습니다.

「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죄는 명확한 성립 요건을 갖추고 있는 범죄로, 아래 요건 중 하나라도 성립하지 않는다면 혐의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 허위사실 명예훼손 성립요건 4가지

✔️ 공연성 → 불특정 다수 또는 여러 사람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

✔️ 특정성 제3자가 봤을 때 누구인지 명확히 알 수 있는 상태

✔️ 표현의 정도 → (구체적인 사실 적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표현

✔️ 비방의 목적 → 악의적으로 상대를 비방할 목적

의뢰인께서 의견을 표명하는 과정에서 다소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하여는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죄하면서도, 범죄 혐의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담아 수사기관에 변호인의견서를 제출하였습니다.


하나하나 따져보겠습니다.

해당 댓글이 '커뮤니티'에 달린 것으로, 이 점만 봐도 '공연성'은 충분히 인정됩니다.

또한 의뢰인은 해당 사고 관련 뉴스 기사에 댓글을 단 것으로, 누구를 지칭하는지 충분히 확인됩니다. (특정성 성립)

저희 변호인단이 지적한 것은 구체적으로 3가지였습니다.

  • 댓글의 내용은 사실의 적시가 아닌 단순 의견 표명에 불과했다.

  • 허위사실이라고 인식하지 못했다.

  • 피해자들을 비방할 목적과 동기가 없었다.

사이버 명예훼손죄는 '목적범(고의범)'을 처벌하는 죄목입니다.

그 근거로 「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죄 법조항에는 '비방의 목적'이 필수 요건으로 명시돼 있습니다.

이 요건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의뢰인이 유가족을 비방하려고 작성했다는 정황이 입증돼야 하는데, 이러한 참담하고 안타까운 사건에서 굳이 유가족을 비방할 어떠한 이유나 동기도 없다는 점을 피력하였습니다.


■ 이 '비방의 목적' 관련해서 대법원은,

「정통망법 제70조 제1항, 제2항에서 정한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란 가해의 의사 내지 목적을 요하는 것으로,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있는지 여부는 당해 적시 사실의 내용과 성질, 당해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그 표현의 방법 등 그 표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그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형량하여 판단되어야 한다.」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대법원 2005. 10. 14. 선고. 2005도5068 판결 등 참조)



또한 사실을 적시한 것이라고 볼 수 없었습니다.

대법원에서는 「명예훼손죄에서의 '사실의 적시'란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현'에 대치되는 개념」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비난하고 떼씀'이라는 표현은 구체적인 증거에 의하여 입증 가능한 것이 아니고, 어떤 상황을 바라보는 사람의 가치 판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표현이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에게 하기에는 지나친 표현이라 볼 수 있지만, 의뢰인께서는 비극적인 사건에서조차 정치적으로 분열되어 갈등하는 상황을 비판하고자 글을 작성하였다는 점을 주장하였습니다.


■ 이와 관련해 대법원에서는,

「그 표현내용이 증거에 의한 입증이 가능한 것을 말하고, 판단할 진술이 사실인가 또는 의견인가를 구별할 때에는 언어의 통상적 의미와 용범, 입증가능성, 문제된 말이 사용된 문맥, 그 표현이 행하여진 사회적 상황 등 전체적 정황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17. 5. 11. 선고 2016도19255 판결 참조)



마지막으로 허위성에 대한 인식이 없었습니다.

허위사실 명예훼손 혐의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허위성 인식'이 필수적입니다.

대법원에서도 「사실의 적시를 공연히 하여야 하고 그 적시하는 사실이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것으로서 허위이어야 하며 범인이 그와 같은 사실이 허위라고 인식을 하여야 한다」고 명확히 판시한 바 있습니다. (대법원 1988. 9. 27. 선고 88도1008 판결 참조)

하지만 의뢰인은 언론 보도 내용을 통해 유가족들이 정부 관계자 등에게 한 발언과 행위를 알게 되었고, 이를 토대로 글을 작성한 것이기에, 허위성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이러한 3가지 주장을 피력한 끝에,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명예훼손죄는 결국 명확한 성립요건을 갖추고 있기에, 혐의를 방어할 때는 그것을 하나하나 파헤치는 방향으로 대응 전략을 구성해야 합니다.

충분히 명예훼손적 표현이 담겨 있더라도, 공연성이나 특정성 등이 불성립할 수 있습니다.

즉, 언제나 빈틈은 존재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사건에 연루되셨다면 지나치게 당황하지 마시고,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정답입니다.

억울한 사정에 놓이셨다면 즉시 문의주세요.

언제나 의뢰인 편에서 유리한 방향을 이끌어내는, 든든한 내 편이 되겠습니다.

하진규 변호사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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