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치상 불송치] 솔직히 라바콘 밖에 안보였습니다.
[도주치상 불송치] 솔직히 라바콘 밖에 안보였습니다.
해결사례
교통사고/도주

[도주치상 불송치] 솔직히 라바콘 밖에 안보였습니다. 

이지훈 변호사

경찰단계 불송치

"라바콘 밖에 안보였다는 피의자의 외침"

1. 벼랑 끝에서 만난 평범한 가장

어느 날, 짙은 피로가 묻어나는 중년의 남성 A씨가 상담실을 찾았습니다. 그는 평생 성실하게 살아온 가장이었으나, 새벽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사고로 '뺑소니범'이라는 오명을 쓴 채 면허 취소와 형사 처벌의 위기에 놓여 있었습니다. "변호사님, 저는 정말 차를 친 줄 몰랐습니다. 라바콘이 앞에서 날라가고 있었어요. 그저 살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떨리는 그의 목소리에는 억울함보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더 크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2. 칠흑 같은 어둠 속, 10개의 라바콘과 사투

사건은 새벽 4시, ○○고속도로 공사 구간에서 발생했습니다. 갑작스럽게 줄어든 차선과 예고 없이 나타난 라바콘들은 A씨에게 거대한 장벽과 같았습니다. 10여 개의 라바콘을 연쇄적으로 들이받으며 차량이 요동치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A씨는 차량 제어조차 힘든 패닉 상태에 빠졌습니다. 그 와중에 옆 차로의 활어 운반차와 접촉이 있었으나, A씨는 이를 연속된 라바콘 충격의 일부로만 인지했습니다. 수사기관은 그가 사고를 인지하고도 도주했다며 매몰차게 몰아붙였습니다. 고속도로 CCTV에도 라바콘이 튕겨나가고 있고 옆에 활어 운반차를 치고 있는 A씨의 차량이 그대로 찍혀 있었습니다. 너무도 힘들어하는 의뢰인에게 조사 도중 이지훈 변호사는 휴식을 권했습니다.

변호인은 수사관과 같이 담배를 피면서 솔직히 혐의를 인정하고 합의하시는게 어떻냐고 권유를 듣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조사는 끝이 났습니다.

3. '긴급피난',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을 논증하다

이지훈 변호사는 이 사건은 단순히 "몰랐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시 현장 사진과 도로 구조를 정밀 분석하여, 수없이 시뮬레이션을 돌렸습니다. 만약 A씨가 그 자리에서 급정거했다면 뒤따라오던 차량들과의 연쇄 추돌로 인해 대형 참사가 일어났을 것이라는 점을 과학적으로 입증했습니다.

법무법인 시티는 이를 '긴급피난'으로 논증했습니다. A씨가 현장을 즉시 벗어난 것은 '도주'가 아니라, 자신과 타인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유일한 생존 전략'이었음을 강력히 피력했습니다. 또한 사고 후 그가 차량의 우측(라바콘 충격 부위)만 확인했던 정황을 제시하며, 형법 교과서를 뒤져가며 활어차와의 충격은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의 착오' 법리를 촘촘하게 엮어냈습니다.

사실 긴급피난이 인정된 판례도 거의 없었기에, 변호인 입장에서도 반신 반의하며 변호인 의견서를 완성해 나갔습니다.

4. 진실이 빚어낸 기적: 불송치 결정

그런데 말입니다.

기적적으로 '혐의없음(불송치)' 결정이 나왔습니다.

수사기관은 변호인의 논리를 수용하여, 당시 상황이 사고를 명확히 인지하기 어려웠던 특수한 환경이었으며 A씨의 행위가 더 큰 참사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결정서를 전달받던 날, A씨는 한참을 울먹이다 말했습니다. "제 말을 믿어준 건 변호사님뿐이었습니다. 이제 다시 가족들을 위해 웃으며 운전대를 잡을 수 있겠네요." 차가운 법전 속에서 '긴급피난'이라는 조문을 찾아내어, 한 가장의 무너진 일상을 다시 세운 순간이었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이지훈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22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