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화장실을 이용하다 보면 “불법촬영 금지 스티커”를 한 번쯤은 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이는 지하철이나 화장실과 같은 공공장소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른바 ‘몰카범죄’, 흔히 카촬죄라고 불리는 범죄가 더 이상 일부의 일탈이 아니라 사회 전반의 심각한 문제로 자리 잡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몰카범죄는 피해자 개인에게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남길 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신뢰를 훼손하는 범죄로 인식되면서 처벌 수위 역시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해 검찰총장 역시 최근 일선 검찰청에, 공중화장실 내 몰카 등 불법촬영 범죄에 대해서는 초범이라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구공판에 회부하고, 구속 수사 역시 적극 검토하라는 지침을 내린 바 있습니다. 또한 대검찰청 역시 불법촬영 범죄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며 강경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기술 발전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급격한 기술 발전으로 인해 카메라를 비롯한 각종 촬영 장비는 더욱 소형화·정교화되었고, 휴대전화 역시 전문 촬영 장비에 버금가는 성능을 갖추며 일상 속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에 접속해 촬영물을 즉시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면서, 한 번 유포된 촬영물은 빠르게 확산되고 완전한 삭제가 사실상 어렵다는 점이 큰 문제로 지적됩니다. 이로 인해 피해자들이 입게 되는 정신적·사회적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할 때, 불법촬영 범죄는 더 이상 가볍게 볼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통상 ‘몰카범’이라고 불리는 범죄 유형들을 구체적으로 세분화하여 살펴보고, 각각의 처벌 수위와 함께 기소유예를 받기 위해 고려되는 요건들에 대해 차례로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몰카범으로 처벌될 수 있는 다양한 유형
1. 길거리·대중교통 등 개방된 공간에서의 불법촬영 유형
길거리나 대중교통과 같은 공공장소는 몰카범 처벌이 가장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대표적인 공간에 해당합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은
카메라 또는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촬영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는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길거리나 대중교통과 같은 공개된 장소에서, 피해자가 개인적 편의나 개성 표현을 위해 노출한 신체 부위라 하더라도 명확한 동의 없이 촬영이 이루어졌다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처벌 대상이 됩니다.
즉, 공간이 개방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불법촬영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법에서 말하는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이 어떤 경우에 인정되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어, 최근 큰 이슈가 되었던 이른바 ‘레깅스 판례’를 통해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19도16258 판결에서,
피고인은 버스 안에서 레깅스를 착용한 피해자의 엉덩이 등 하반신을 약 8초간 휴대전화로 몰래 촬영하였습니다.
피해자는 “기분이 매우 불쾌했고, 왜 저런 사람이 존재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항소심에서는 무죄 판결이 선고되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① 피해자가 느낀 불쾌감만으로 성적 수치심을 인정하기 어렵고,
② 레깅스는 일상복에 해당하므로 이를 착용했다는 사정만으로 성적 대상화가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카촬죄의 보호법익이 ‘자기 의사에 반하여 성적 대상화되지 않을 자유’에 있음을 명확히 하며,
촬영 대상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신체에 해당하는지는 신체 부위 자체가 아니라 촬영의 맥락과 결과물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해자가 공개된 장소에서 스스로 드러낸 신체 부위라 하더라도,
그 촬영 행위가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다면 곧바로 처벌 대상에서 제외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였습니다.
이처럼 길거리나 대중교통 등 개방된 공간에서 이루어진 몰카 범죄 역시,
사안별로 촬영 경위와 방식, 피해자의 입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되므로 처벌 범위가 매우 넓어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따라서 성기·가슴·엉덩이 등 특정 부위를 확대 촬영한 경우뿐 아니라,
치마 아래로 노출된 허벅지나 전신을 촬영한 경우에도 카촬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2. 직장·학교 등 동일 소속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유형
교육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년~2024년 8월) 학교 내 불법촬영 범죄는
2020년 81건에서 2023년 249건으로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최근 5년간 55개 대학에서 불법촬영 범죄가 발생한 사실도 확인되었습니다.
이처럼 직장이나 학교 내부에서 발생하는 몰카범죄가 특히 심각한 이유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소속 집단에 속해 있어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충격이 더욱 크기 때문입니다.
평소 신뢰 관계에 있던 직장 동료, 학교 친구, 교사와 학생 사이에서 발생한 불법촬영 사건은
피해자의 처벌 의사가 매우 강경한 경우가 많아 합의 자체가 쉽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로 인해 카촬죄 초범이라 하더라도 실형이나 상당히 무거운 벌금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후에도 직장 해고, 학교 퇴학 등 신분상 중대한 불이익이 뒤따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3. 탈의실·화장실 등 출입이 제한된 사적 공간
탈의실이나 화장실과 같이 민감하고 사적인 공간에서 카메라 등을 설치하여 촬영한 경우에는
단순한 불법촬영을 넘어 ‘성적목적 다중이용장소 침입죄’가 함께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복수의 범죄 혐의가 동시에 인정되어 가중 처벌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법원 역시 이러한 장소에서의 불법촬영에 대해서는 특히 엄격한 기준으로 판단하며,
초범이라 하더라도 기소유예나 단순 벌금형으로 종결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대검찰청 또한 공중화장실 내 불법촬영을
의도적·계획적 범죄이자, 추가 성범죄 및 유포로 이어질 위험성이 큰 중대 범죄로 규정하며
초범 여부와 관계없이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습니다.
초범과 재범의 처벌 수위 차이
카촬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카메라등이용촬영죄를 의미합니다. 해당 범죄는 단순 촬영에 그치더라도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으며, 촬영물을 영리 목적으로 인터넷이나 SNS 등에 유포하거나 판매한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선고될 수 있어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범죄입니다.
카촬죄 초범의 경우, 촬영이 일회적이고 피해자가 단일하며 범행 경위 역시 비교적 경미하다고 평가되는 사안이라면, 충분한 양형자료와 충실한 변론이 이루어지고 피해자와 원만한 합의가 성사되어 처벌불원서까지 제출되는 경우 기소유예 처분이나 비교적 낮은 벌금형에 그치는 사례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재범의 경우에는 상황이 전혀 다릅니다. 카메라등이용촬영죄 전력이 있는 상태에서 동일한 혐의로 다시 적발된다면, 수사기관과 법원은 이를 단순한 반복 행위로 보지 않고 상습 범행에 준하는 사안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특히 재범은 반성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되기 쉬워, 형사처벌 수위가 현저히 높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예를 들어, 과거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날로부터 3년 이내에 다시 금고 이상의 죄를 저질러 누범에 해당할 경우, 형법 제35조에 따라 법정형의 장기가 최대 2배까지 가중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초범이라 하더라도 촬영 횟수가 많거나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반복적으로 촬영한 정황이 확인된다면, 단순 초범으로 보지 않고 상습범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5항에 따라 기본 형량보다 최대 1.5배까지 가중처벌이 가능하므로, 사건 초기부터 이러한 부분을 어떻게 방어하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형사소송법 제70조에 따르면 법원은 구속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범죄의 중대성, 재범 위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되는데, 카촬죄 재범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구속수사가 이루어질 가능성 역시 상당히 높다는 점을 반드시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기소유예를 받기 위한 대처 방법
많은 분들이 몰카범 처벌을 피하고자 촬영물을 삭제하거나 기기를 파손한 뒤 조사 과정에서 거짓 진술로 일관하는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대응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더 무거운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인식하셔야 합니다.
불법 촬영 혐의로 사건이 입건될 경우, 수사기관은 피의자가 소지하고 있던 휴대전화·노트북 등 전자기기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디지털 포렌식 수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현재 디지털 포렌식 기술은 상당히 발전해 있어, 삭제된 촬영물 역시 높은 확률로 복구가 가능한 상황입니다. 이 과정에서 삭제 흔적이나 은폐 시도가 확인될 경우, 수사기관은 이를 죄질이 불량하고 반성의 태도가 없으며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평가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 결과, 불구속 수사가 아닌 구속수사로 전환될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기소유예를 목표로 한다면, 촬영물을 삭제하거나 허위로 대응하는 방식은 반드시 피해야 하며,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반성의 태도를 보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울러 가능한 한 신속하게 피해자와의 합의를 시도하는 것 역시 핵심적인 대응 요소가 됩니다.
실무상 피해자와의 합의 및 그에 따른 처벌불원서 확보는 기소유예를 받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건 중 하나로 작용합니다. 다만 성범죄 사건의 특성상 피해자는 가해자의 직접적인 연락을 극도로 꺼리는 경우가 많고, 수사기관 역시 피의자의 접근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합의 과정은 반드시 변호사를 통해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합의금의 적정 수준을 산정하는 문제나 합의서 문구 작성 역시 법률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신중히 접근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사건 전반에서 불리한 양형 요소는 최대한 방어하고, 반대로 감형에 유리한 사정들은 적극적으로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피의자의 반성 여부, 재범 가능성, 범행 경위 등은 기소 여부와 처벌 수위를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판단 요소로 작용하므로, 경험이 풍부한 성범죄 전문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적극적으로 선처를 모색하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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