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쟁점
임대차계약서에는 통상 임대인 동의 없는 전대를 금지하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는데, 그럼에도 임차인(세입자)이 임대인(집주인) 모르게 무단 전대를 하여 임대인에게 지급한 월차임보다 몇 배의 수익을 올렸다면 임대인이 임차인을 상대로 그 전대 차익 상당에 대해 부당이득반환 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임대인은 임차인이 무단전대로 얻은 이익에 대해 부당이득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임차인은 임대차계약에 따라 임대차목적물을 사용, 수익 및 점유할 권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임차인이 범한 위법성의 정도, 얻은 수익, 위반 기간, 임대인의 신뢰 상실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가 인정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하급심 판례에서 설명한 아래 법리를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법원의 판단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0. 6. 18. 선고 2019가합51*** 판결 부당이득금]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월 차임 1,500,000원 및 2,500,000원(2017년 11 월경부터)에 임대하였는데, 피고가 이 사건 부동산을 원고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전대하여 2011년 1월경부터 2018년 10월경까지 전대 차익 합계 232,500,000원을 부당이득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를 반환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위 기초사실에 의하면 피고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전대금지 약정에 위반하여 C, D에게 각 이 사건 부동산 일부를 원고에게 지급하는 차임보다 높은 가격에 전대하여 전대 차익을 얻은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존속하고 있는 이상 그에 따라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차임청구권을 가지고 피고는 이 사건 부동산 전체에 대한 사용· 수익권을 가지며, 따라서 피고가 제3자로부터 원고에게 지급하는 것보다 높은 금액의 월 차임을 지급받아 그 차액 상당의 수익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법률상 원인 없이 이익을 얻은 것이라고 할 수 없고, 나아가 그로 말미암아 원고에게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나아가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부동산을 무단으로 전대할 권원이 없고, 무단으로 전대하여 그 차임을 수취할 수 있다고 믿을 만한 근거가 없으므로, 피고는 민법 제201조 제2항의 '악의의 점유자'에 해당하고, 결국 이 사건 각 전대차계약으로 수취한 과실에 해당하는 전대 차익 상당을 피고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점유자인 피고는 소유자인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가 원고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고 이 사건 부동산을 전대하였다는 사실만으로 피고가 사용·수익할 권원이 없음에도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한 악의의 점유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부동산의 악의의 점유자로서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각 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지급받은 전대 차익 상당에 관한 반환채무를 부담한다고 할 수 없다.
3. 법원의 판단
[대구고등법원 2021. 3. 31. 선고 2020나23*** 판결 부당이득금]
가. 손해배상 청구 관련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재산상 손해는 채무불이행 또는 위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재산상 불이익, 즉 그러한 행위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재산상태와 그러한 행위가 있는 현재의 재산상태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므로, 채무불이행 또는 위법행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한 재산상태와 채무불이행 또는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재산상태 사이에 차이가 없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다30762 판결,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07다83991 판결).
살피건대, 피고의 전대로 인하여 원고의 임대료 수입이 감소되지 않은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이 사건 전대금지 조항을 위반하여 전대하였을 경우의 원고의 재산 이, 피고가 이 사건 전대금지 조항을 준수하여 전대를 하지 않았을 경우의 원고의 재산보다 감소되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손해발생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없다.
나. 위자료 청구 관련
일반적으로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로 인하여 재산적 손해가 발생한 경우, 그로 인하여 계약 당사자가 받은 정신적인 고통은 재산적 손해에 대한 배상이 이루어짐으로써 회복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재산적 손해의 배상만으로는 회복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고, 상대방이 이와 같은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한하여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1988. 3. 22. 선고 87다카1096 판결, 대법원 2004. 11. 12. 선고 2002다53865 판결등 참조).
① 피고(임차인)는 전차인들로부터 원고(임대인)에게 지급한 차임보다 훨씬 많은 차임을 수령
② 피고는 전차인에게 마치 원고(임대인)의 동의를 받아 전대한 것처럼 거짓 행세
③ 피고는 약 9년간 전대사실을 숨기고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전대금지 조항이 포함된 임대차계약을 2013년, 2015년, 2017년 세 차례에 걸쳐 체결함으로써 원고를 속임
->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전대금지 조항을 위반함으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받았고, 피고도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 피고가 이 사건 전대금지 조항을 위반한 경위, 위반한 기간, 피고가 취득한 이익, 원고의 신뢰 상실의 정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위자료는 500만 원으로 정한다.
4. 결론
위와 같이 임대차가 존속 중이고 월차임도 지급되고 있는 이상 임차인이 무단전대를 하였다고 하여도 임대인은 부당이득이나 손해배상청구를 하기가 어렵고, 정신적 손해의 경우에도 재판부마다 다른 판단을 하는 경우가 많아 크게 기대하기는 어려운 부분입니다.
따라서 무단전대로 인해 임대차를 해지하여 피해를 보게 되는 상황에 대처하려면 이에 대한 위약금이나 위약벌 약정 등을 미리 합의해두는게 필요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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