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소송이 진행되어 이미 판결까지 났다면? 추완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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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소송이 진행되어 이미 판결까지 났다면? 추완항소! 

박주연 변호사

1. 추완항소, 도대체 이게 뭐죠?

소송을 해본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항소에는 ‘정해진 기간’이 있습니다.

민사소송은, 판결 정본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2주 안에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으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됩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이런 일이 생깁니다.

  • 판결문이 공시송달로 처리되어 있는 줄도 몰랐다

  • 이사를 했는데 주소 변경을 못해서 판결문을 못 받았다

  • 송달이 엉뚱한 주소로 가서 본인은 전혀 알지 못했다

이런 경우, “기간이 지났으니 끝났다”로만 보기에는 너무 가혹하겠죠.

그래서 법이 열어둔 안전핀 같은 제도가 바로 ‘추완항소’입니다.

추완항소란?

“당사자가 자기 책임 없이 항소기간을 지키지 못한 경우, 그 사유가 없어진 날(비로소 안 날)로부터 다시 정해진 기간 안에 제기하는 항소”를 말합니다.

쉽게 말하면, “내 잘못이 아닌 이유로 판결을 제때 알 수 없었는데, 뒤늦게 알게 되었다면 그때부터 다시 항소기회를 한 번 더 주겠다”는 제도입니다.

2.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항소? 절대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착각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나 이제서야 판결 내용을 제대로 읽어봤으니, 이게 부당하다고 느끼는 지금이 추완항소 시점 아닌가요?

안타깝지만 그건 아닙니다.

추완항소가 인정되려면 반드시 두 가지 축을 동시에 만족해야 합니다.

① ‘당사자의 책임 없는 사유’가 있어야 한다

법원과 판례는 “스스로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으면 알 수 있었던 것”은 웬만하면 당사자 책임으로 돌립니다.

예를 들면,

  • 주소를 옮기고도 전입신고·송달주소 변경을 하지 않은 경우

  • 소장 부본은 송달되어 이미 소송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면서도 이후 본인이 법원 우편을 전혀 확인하지 않은 경우

  • 소송서류를 받아 보고도, “나중에 봐야지” 하고 그냥 방치한 경우

이런 사정은 “당사자의 과실”로 봅니다.

이 때는 설령 “지금에서야 알게 됐어요”라고 해도 추완항소는 거의 인정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이런 경우는 ‘책임 없는 사유’로 인정될 여지가 큽니다.

  • 판결문이 계속 공시송달 되었는데, 당사자가 그 사실을 전혀 알 수 없었던 경우

  • 송달이 전혀 관련 없는 주소로 나가서 사실상 도달 가능성이 없었던 경우

  • 중대한 질병, 사고 등으로 사실상 서류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였던 경우 등

즉, 핵심은 "정상적으로 살면서 할 수 있는 주의는 다 했는데도, 도저히 알 수 없는 구조였다”

는 점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입증하느냐입니다.

② ‘알게 된 때부터’ 다시 시작되는 촉박한 기간

두 번째가 더 중요합니다.

추완항소라고 해서 “알고 난 뒤 얼마든지 천천히 준비해도 된다”가 아닙니다.

  • 책임 없는 사유가 없어진 날(판결을 실제로 안 날)부터 2주 이내

  • 즉, “판결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이 타이머 스타트라고 보셔야 합니다.

“통장이 갑자기 압류되어 은행에서 연락을 받았다→ 그때 처음 소송과 판결 사실을 알았다”

라면, 그 날을 기준으로 2주 안에 추완항소를 제기해야 합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언제, 어떤 경위로 이 사건을 처음 알게 되었는지”를 문자, 통장압류 통지서, 등기우편 조회 내역 등으로 꼼꼼하게 증명하는 작업이 핵심이 됩니다.

3. 실제로는 이런 상황에서 많이 문제 됩니다

현장에서 자주 보는 유형을 정리해보면,

공시송달로 진행된 소송

  • 채권자가 오래된 주소로 소송을 걸었고, 송달이 안 되자 공시송달로 판결까지 받아버린 상황

  • 당사자는 아무것도 모른 채 지내다가, 통장·급여 압류로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혼·양육비, 손해배상 등 가족·지인 사이의 분쟁

  • 서로 연락이 끊긴 상태에서 한쪽이 소송을 제기하고,

  • 예전 주소로만 송달되어 상대방은 전혀 모른 채 양육비, 위자료, 손해배상 판결이 확정된 케이스

법인·사업자 사건에서의 주소 문제

  • 사업장이 이전되었는데 사업자등록·등기부 변경은 늦고, 송달은 옛 주소로만 이뤄진 사례

  • 대표자는 “나중에 세무서·은행에서 통보 받고서야 안다”는 패턴이 많습니다.

이런 경우,

“정말로 내가 책임질 수 없는 사정이 맞는지”,

“언제를 기준으로 항소기간을 계산해야 하는지”

이 두 가지를 법리와 사실관계에 맞춰 정리해 내는 것이 관건입니다.

4. 추완항소,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기본적인 큰 틀은 일반 항소와 비슷합니다. 다만, ‘추완’이라는 특별한 사정을 먼저 설명해야 합니다.

추완항소장 제출

  • 통상의 항소장 형식을 따르되,

  • “이 사건 판결이 공시송달로 송달되었고, 피고는 20XX. X. X. 통장 압류 통지(을 제1호증)를 통해 비로소 판결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항소기간을 준수하지 못하였으므로, 민사소송법 제○○조에 따라 추완항소를 제기한다” 와 같이 추완 사유를 명시합니다.

추완 사유를 입증하는 자료 첨부

  • 통장 압류 통지 문자, 은행 안내문

  • 등기우편 송달·반송 내역

  • 공시송달 결정문

  • 주민등록 등초본(주소 변동 내역) 등

법원의 판단

  • 법원은 먼저 “추완요건이 갖춰졌는지”를 보고, 인정되면 정상적인 항소심 절차로 넘어갑니다.

  • 요건이 부족하다고 보면 각하될 수 있고, 이 경우에는 사실상 판결을 뒤집을 기회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5. “그냥 한 번 해보자”는 매우 위험합니다

추완항소는 말 그대로 예외적인 구제수단입니다.

한 번 기간을 놓친 사람에게 또 한 번의 기회를 줄지 말지, 법원 입장에서도 매우 엄격하게 봅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생각은 매우 위험합니다.

  • “일단 추완항소부터 내고 보자”

  • “언제 알게 됐는지는 대충 맞춰 쓰면 되겠지”

  • “책임 없는 사유는 변호사가 알아서 만들어 주겠지”

오히려 이렇게 접근하면,

사실관계가 꼬이고, 진술이 앞뒤가 맞지 않게 되어 신빙성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6. 지금 내 상황, 추완 항소가 가능한지 궁금하다면

추완항소는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 이미 압류나 강제집행 통보를 받으신 분

  • 법원 서류를 뒤늦게 접하고 “이게 언제 나온 판결이냐” 하신 분

  • 공시송달, 옛 주소 송달, 제3의 주소 송달 등으로 전혀 모르는 사이에 판결이 나버린 상황에 처하신 분

이라면, “얼마나 시간이 남았는지”, “내 사정이 법에서 말하는 ‘책임 없는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사실관계부터 차분히 정리하는 것이 가장 먼저입니다.

7. 마무리

추완항소는 “끝난 줄 알았던 소송을 다시 열어볼 수 있는 마지막 안전판”이지만,

모든 사건에 열려 있는 만능 열쇠는 아닙니다.

  • 내 잘못이 아닌 사유로 기간을 지키지 못했는지

  • 그 사실을 언제,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 그 시점으로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이 세 가지만큼은 꼭 전문가와 함께 구체적으로 따져보셔야 합니다.

필요하시다면,

실제 사건 기록과 송달 내역을 보면서 추완항소 가능성, 전략, 준비 서류까지 같이 정리해 드릴 수 있습니다.

글만 보고 섣불리 포기하시기보다는, 한 번은 전문가에게 직접 상담을 받아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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