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사안의 쟁점
상가임대차계약을 하면서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였다면 이후 임대인의 귀책사유 없이 임대차계약이 해제되었을 경우에도 임대인이 임차인으로부터 받은 권리금을 반환해야 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가 문제되었습니다.
위 사안에 대해 원심법원은 임대차계약이 해제됨에 따라 권리금계약 또한 해제되었다고 보아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위 원심법원의 판단이 ‘대법원의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을 한 잘못이 있다고 보고 원심판결을 파기하였습니다.
2. 사실관계
가. 피고(임대인)는 2016. 3.경 다산신도시에 신축된 아파트 단지 내 상가(이하 ‘이 사건 상가’라고 한다)를 분양받았다. 원고(임차인)는 2016. 4.경 피고로부터 이 사건 상가를 부동산 중개업소 용도로 임차하였는데, 임대차보증금 3,500만 원 중 계약금 350만 원은 계약체결 당시 지급하고, 잔금은 입점지정기간 내에 지급하며, 월 차임 170만 원(잔금일로부터 1개월 유예), 임대차기간 24개월로 정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위 임대차계약에는 ‘상가 소유권 변동 등의 사유 발생 시에도 임대차계약은 새로운 임대인에게 동일조건으로 승계되어야 하고, 배액상환 등으로 해제할 수 없다. 임차인 사정으로 입점이 불가능한 경우 임차인은 제3자에게 전대할 수 있고, 이에 임대인은 동의하기로 한다.’는 특약이 있다.
다. 원고는 위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에게 위 계약금과 별도로 권리금 명목으로 2,000만 원을 지급하였다.
라. 원고는 2017. 12.경 피고에게 계약금을 포기하고 임대차계약을 해제한다면서 권리금 반환을 요구하였는데, 피고로부터 ‘임대차계약 특약사항으로 계약금의 포기 또는 배액상환에 의한 해제권을 배제하였으므로 원고의 계약금 포기만으로 임대차계약이 해제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자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마. 이 사건 상가의 입점지정기간은 2017. 12. 29.부터 2018. 3. 1.까지였으나 그 이후로도 원고는 이 사건 상가에 입점하지 않고 임대차보증금 잔금도 지급하지 않은 채 권리금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바. 피고는 제1심에서 제출한 2018. 5. 16. 자 준비서면에서 원고의 임대차보증금 잔금 미지급, 미입점 등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임대차계약을 해제한다는 주장을 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 2022. 8. 11. 선고 2019다219953 기타(금전)]
가. 관련 법리
영업용 건물의 임대차에 수반되어 행하여지는 권리금의 지급은 임대차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것은 아니고, 권리금은 거기의 영업시설 · 비품 등 유형물이나 거래처, 신용, 영업상의 노하우(know-how) 또는 점포 위치에 따른 영업상의 이점 등 무형의 재산적 가치의 양도 또는 일정 기간 동안의 이용대가라고 볼 것이어서, 그 유형 · 무형의 재산적 가치의 양수 또는 약정기간 동안의 이용이 유효하게 이루어진 이상 임대인은 그 권리금의 반환의무를 부담하지 아니한다. 임차인으로서는 당초의 임대차에서 반대되는 약정이 없는 한 임차권의 양도 또는 전대차의 기회에 부수하여 자신도 그 재산적 가치를 다른 사람에게 양도 또는 이용케 함으로써 권리금 상당액을 회수할 수 있다.
따라서 임대인이 그 임대차의 종료에 즈음하여 그 재산적 가치를 도로 양수한다든지 권리금 수수 후 일정 기간 이상으로 그 임대차를 존속시켜 그 가치를 이용케 하기로 약정하였음에도 임대인의 사정으로 중도 해지됨으로써 약정기간 동안의 그 재산적 가치를 이용케 해주지 못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에만 임대인은 그가 받은 권리금 전부 또는 일부의 반환의무를 진다(대법원 2000. 9. 22. 선고 2000다26326 판결, 대법원 2001. 4. 10. 선고 2000다59050 판결, 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다85164 판결, 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3다63257 판결 등 참조).
한편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2015. 5. 13. 법률 제13284호 개정으로 신설한 제10조의3 내지 제10조의7이 적용되는 상가건물 임차인은 위 조항에 따라 자신이 주선한 신규임차인 예정자로부터 권리금을 회수할 수 있고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방해하는 경우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나. 대법원의 판단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임대인) 측의 사정으로 이 사건 상가의 재산적 가치를 양도할 수 없었다거나 이를 이용할 수 없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에 대한 주장·증명이 없는 이 사건에서, 피고는 원칙적으로 원고에게 권리금을 반환할 의무가 없다. 원고는 스스로 상가 입점을 거절하였고, 특히 원고가 직접 입점하지 못하는 경우 제3자에게 전대할 권리를 사전에 보장받았음에도 이를 행사하지 않았다.
4. 시사점
임대차계약이 해제되면 별도의 특약이 없는 한 약정된 위약금(또는 손해배상예정) 등을 제외하고는 원상회복의무가 발생할 것인데, 권리금계약이 임대차계약에 부수하는 계약이라고 본다면 임대차계약과 함께 해제되어 원상회복이나 부당이득으로 반환해 주어야 할 것으로 보이나, 대법원 판례 법리에 따르면 권리금의 지급은 임대차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것이 아니므로 임대인의 잘못(임대인의 사정으로 상가의 재산적 가치를 양도할 수 없었다거나 이를 이용할 수 없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으로 임대차가 해제된 것이 아닐 때는 임대인에게 권리금 반환의무가 없다는 점을 확인해준 판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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