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쟁점
상가 임차인이 임대차를 종료하면서 신규 임차인을 주선하여 권리금을 받고자 하였는데, 임대인이 신규 임차인이 되려는 사람과 임대차계약 체결을 위한 협의 과정에서 철거·재건축 계획 및 그 시점을 고지하였다면 그러한 사정만으로도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권리금 회수 방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되었던 사건입니다.
위 사건에 대해 권리금계약이 파기된 이후 임차인은 임대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고, 원심법원은 위 사안에 대해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임차인의 신규임차인 주선을 거절하는 의사를 명백히 표시함으로써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회수할 기회를 방해하였다고 보아 임대인은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위 원심법원이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권리금 회수 방해행위’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를 오해하여 잘못된 판단을 하였다고 판결하였습니다.
2. 사실관계
가. 원고는 2018. 4. 30. 피고와 서울 강서구 (이하 생략) 지상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 1층 중 2호 및 3호(이하 ‘이 사건 점포’라 한다)에 관하여 임대차보증금 22,000,000원, 월 차임 2,600,000원, 임차기간 2018. 7. 1.부터 2019. 6. 30.까지로 정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고, 2021. 6. 30. 위 임대차계약의 임차기간을 2021. 7. 1.부터 2022. 6. 30.까지로 연장하는 내용의 새로운 임대차계약(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으며, 2022. 7. 1.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 관한 묵시적 갱신이 이루어졌다.
나. 원고는 이 사건 점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던 중 2022. 8. 26. 소외인과 이 사건 점포의 시설 및 권리 일체를 권리금 70,000,000원에 양도하는 내용의 계약(이하 ‘이 사건 권리금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원고는 2022. 8. 말경 피고에게 새로운 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해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건물의 재건축을 계획하고 있어 3년의 임차기간에 한하여 새로운 임대차계약 체결이 가능하다고 고지(이하 ‘이 사건 고지’라 한다)하였고, 이후 위와 같은 고지로 인하여 이 사건 권리금 계약은 해제되었다.
3.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 2024. 7. 31. 선고 2024다232530 손해배상(기)]
가. 관련 법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하 ‘상가임대차법’이라 한다) 제10조의4 제1항 본문은 “임대인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권리금 계약에 따라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제10조 제1항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정하면서, 제4호에 “그 밖에 정당한 사유 없이 임대인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와 임대차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행위”를 들고 있다.
건물 내구연한 등에 따른 철거·재건축의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되지 않거나 그 계획·단계가 구체화되지 않았는데도 임대인이 신규 임차인이 되려는 사람에게 짧은 임대 가능기간만 확정적으로 제시·고수하는 경우 또는 임대인이 신규 임차인이 되려는 사람에게 고지한 내용과 모순되는 정황이 드러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인이 신규 임차인이 되려는 사람과 임대차계약 체결을 위한 협의 과정에서 철거·재건축 계획과 그 시점을 고지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권리금 회수 방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임대차계약의 갱신에 관한 상가임대차법 제10조 제1항과 권리금의 회수에 관한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3, 제10조의4의 각 규정의 내용·취지가 같지 않은 이상, 후자의 규정이 적용되는 임대인의 고지 내용에 상가임대차법 제10조 제1항 제7호 각 목의 요건이 충족되지 않더라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22. 8. 11. 선고 2022다202498 판결, 대법원 2022. 8. 31. 선고 2022다233607 판결 등 참조).
나. 대법원의 판단
1)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이 사건 건물은 1985년 사용승인을 받은 건물로서 원심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약 39년이 지났다. 피고는 재건축을 위해 이 사건 점포를 포함하여 이 사건 건물의 상당 부분을 공실로 두고 있다. 또한 피고는 현재 임대차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임차인들과의 계약에서 특약사항으로 “재건축이 예정되어 있으므로 2025. 8. 31. 이후에는 더 이상 임대차를 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을 두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재건축 필요성이나 재건축 의사의 진정성 등이 인정되고, 그 철거·재건축 계획이 구체화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
나) 이 사건 고지의 내용은 위와 같은 구체적인 철거·재건축 계획이나 일정과 대체로 부합하고, 특별히 신규 임차인이 되려는 사람에게 불합리한 조건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피고가 이 사건 고지를 한 이후 그와 모순되는 언행이나 행동을 하였다고 볼 정황도 찾아볼 수 없다.
다) 이와 같이 이 사건 건물의 내구연한 등에 따른 철거·재건축의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고, 그 계획·단계가 구체화되지 않았는데도 피고가 신규 임차인에게 짧은 임대 가능기간만 확정적으로 제시·고수한 것이라거나 피고가 이 사건 고지 내용과 모순되는 행동을 한 정황이 드러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고지는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권리금 회수 방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는 이 사건 고지 내용이 상가임대차법 제10조 제1항 제7호 각 목의 요건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마찬가지이다.
2)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고지가 ‘권리금 회수 방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에는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권리금 회수 방해행위’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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