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사실
피의자 A는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피해자 B와 성관계를 하던 중, 휴대전화의 동영상 기능을 실행하여 성관계 장면을 촬영하였습니다. A는 카메라를 침대 옆 협탁 위에 놓고 녹화 버튼을 눌러 촬영을 시작하였습니다. B의 동의는 전혀 없었습니다.
A는 약 2분가량 촬영을 진행하다가 성관계를 중단하였으며, 이후 B의 머리맡에 있던 자신의 휴대전화를 집어 들어 조작하던 중 ‘찰칵’ 하는 짧은 동영상 촬영 종료음이 울렸습니다. 이 소리를 들은 B는 즉시 고개를 돌려 A에게 “지금 찍은 거야?”라고 따졌습니다. A는 처음에는 “아니야, 그냥 화면 꺼진 거야”라고 얼버무렸으나, B가 휴대전화를 확인하겠다고 요구하자 A는 휴대폰을 주었습니다.
B는 A의 휴대전화를 직접 받아 확인하는 과정에서 영상 파일의 첫 화면에 침대와 벽면 일부가 찍혀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B는 현장을 떠났고 그 후 A와 페이스북 메신저로 대화를 주고받았으며, 메시지 내용은 대체로 촬영 행위에 대한 항의와 분노의 감정이었습니다.
관련법률
성폭력처벌법 제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①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민경철 센터의 조력
피의자 A는 오피스텔에서 피해자 B와 성관계를 가지는 과정에서 B의 의사에 반하여 성관계 장면을 촬영하였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A는 당시 촬영 의도가 전혀 없었으며, 단순히 출근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조작하는 과정에서 촬영 기능이 우연히 작동된 것이었습니다.
A는 B가 항의하자 즉시 휴대전화를 직접 확인시켜주었습니다. 이후 B는 별다른 제재 없이 스스로 A의 방을 나간 후 다음 날 고소를 제기하였습니다.
1) 디지털 포렌식 분석 결과, A의 아이폰 내에서는 B와의 성관계 장면이 담긴 불법 촬영물은 일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A가 촬영물을 저장하거나 타인에게 전송한 사실이 없음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결정적 정황입니다.
증거는 오로지 B의 진술과, B와 A가 주고받은 메시지 캡처자료에 불과합니다. 이 두 가지 자료만으로는 A가 고의적으로 B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을 시도하였다는 점을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2) B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당시 A의 휴대전화는 B의 머리맡 베개 옆에 눕혀져 있던 상태로, 세워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 같은 위치에서는 카메라 렌즈가 천장 또는 벽을 향할 수밖에 없으며, 두 사람의 신체가 촬영되는 구도가 확보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A가 의도적으로 불법촬영을 계획하였다면, 렌즈를 눕혀둔 상태로 촬영을 시도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는 단순한 조작 착오나, 시간 확인 중 기능 오작동의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함을 의미합니다.
3) B는 실제로 동영상 내용을 재생하여 확인한 사실이 없습니다. 첫 화면에 A의 방 벽이 보였다는 진술만으로, 해당 동영상이 성관계 장면을 담고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불가능합니다.
4) B의 진술에 따르면 A의 촬영 시간은 약 20초에서 2분 정도였으며, 반면 성관계는 약 3분 내지 5분 정도 지속된 것으로 보입니다. A가 중간에 출근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조작했다는 진술과 부합하며, 실제로 A가 당시 11시 30분까지 출근해야 했다는 점이 수사기록에서 확인됩니다. 이와 같은 정황은 A가 성관계 도중 시계를 확인하려다 동영상 기능이 우연히 실행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을 뒷받침합니다.
5) A가 정말로 B 몰래 성관계 장면을 촬영할 의도가 있었다면, B와 가까운 거리에서 종료 버튼을 눌러 소리가 들리게 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 점만 보더라도 A의 행위가 고의적인 불법촬영이 아니라 단순 조작 미숙에 따른 우발적 행위임이 명백합니다.
6) 결국 본 사건은 B의 일방적 추측과 감정적 판단에 근거한 고소에 불과하며, A가 B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였다는 사실이 전혀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사건의 결과: 불송치결정
본 사건은 피해자의 일방적 진술에 의존하여 성범죄 혐의가 제기된 전형적인 사례였습니다. 수사 초기부터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철저히 검증하고, 객관적 정황과 경험칙에 근거한 반박 논리를 정교하게 구성하였습니다.
실제 촬영물의 존재가 확인되지 않았고, 촬영 각도나 위치, 휴대전화의 조작 상황 등에 비추어보아 고의적 촬영이 이루어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을 객관적 증거로 입증하였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정황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범죄의 고의 및 실행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였습니다. 결국 수사기관은 피해자 진술만으로는 범죄사실을 입증하기 어렵고, 피의자의 행위에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증거불충분에 의한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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