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건의 개요
A 재개발정비사업조합(비법인사단)은 B 용역업체와 정비사업 추진과 관련한 용역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계약은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되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조합은 조합원 총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은 채 조합장 C의 주도로 계약을 진행했습니다. 이후 B 업체는 용역을 수행하고 A 조합을 상대로 용역비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 양유미 변호사의 대응전략 및 법원의 판단
1. 총회 결의 없는 계약의 효력 : 무효
법원은 다음과 같은 법리를 명확히 확인했습니다.
도시정비법과 A 조합의 정관은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되는 계약의 체결'을 반드시 총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조합원에게 부담이 되는 용역계약 체결에 대해 예산으로 별도로 정하지 않은 이상, 반드시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며, 이는 단순한 내부규율이 아니라, 조합 외부와의 계약에서도 효력이 미치는 강행규정 성격으로 보아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조합원에게 부담이 되는 계약임에도 불구하고 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은 A 조합과 B 업체 사이의 용역계약은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2. 불법행위 책임(민법 제35조) 여부
원고는 “조합장이 총회 결의 없이 용역계약을 체결한 것은 불법행위이므로, 이에 대해 조합이 민법 제35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민법 제35조 제1항의 불법행위책임이 인정되려면, 1) 대표자가, 2) 외관상 직무에 관하여 손해를 가하고, 3) 상대방이 대표자의 직무관련성에 대하여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어야 합니다.
그런데 최근 법원은 조합원에게 부담이 되는 계약에 있어 총회결의를 거쳐야만 유효성이 인정됨을 매우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고, 조합과 용역계약을 체결하는 제3자로서는 상당한 정도의 용역대금을 지급받기로 하는 용역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전에 총회결의의 존부를 확인하는 것이 관련 법령의 해석상 예정된 것이자 당연히 기대된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원고는 피고의 조합원이자 총회의결 없이 이루어진 연대보증계약의 상대방으로서 피고의 의무부담행위에 대해 도시개발법령이나 피고 정관에 총회의결과 같은 절차적 요건이 규정되어 있는지 여부를 살펴보는 것이 당연히 기대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중략) 결국 원고는 피고와 이 사건 각 연대보증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손쉽게 도시개발법령과 조합 정관상 필수적 총회의결사항에 대해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만연히 피고 대표자와 특수관계에 있는 회사를 통한 비정상적인 우회 거래를 위해 총회의결 없이 계약을 체결한 것인데, 원고 대표이사가 당시 그러한 절차적 요건을 알지 못하였다는 것만으로 공평의 관점에서 법률행위의 상대방인 원고를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4다229343 판결]
“주택법 시행령 제20조 제3항 및 주택법 시행규칙 제7조 제5항 제3호는 단순히 비법인사단의 자율적․내부적인 대표권 제한의 문제가 아니라 그 법률행위의 상대방인 제3자와의 계약 해석에 있어서도 그 제3자의 귀책을 물을 수 없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한 원칙적으로 그 조항의 효력이 미치도록 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될 계약의 체결’에 해당함에도 관련 법령과 이에 근거한 조합규약에 정한 총회의결 없이 이루어진 법률행위의 상대방으로서는 그 절차적 요건의 흠결을 과실 없이 알지 못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을 밝히지 못하는 한 절차적 요건의 충족을 전제로 하는 계약의 효력을 주장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22. 8. 25. 선고 2021다231734 판결]
이러한 관점에서 B 용역업체가 A 조합과 용역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총회결의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것은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고, A 조합에 대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도 인정하지 아니하였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조합의 불법행위책임도 부정하고, 원고의 청구를 전부 기각하였습니다.
📍 시사점
이번 판결은 조합과의 계약 체결 절차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한 사례입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점에서 실무상 의미가 큽니다.
✅ 총회결의 중요성 : 조합원에게 재정적으로 부담을 지우는 모든 계약은 반드시 사전 총회결의를 거쳐야 합니다. 단순히 이사회, 대의원회 결의만으로 체결한 계약은 무효로, 계약상대방도 그 효력을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 계약 상대방의 주의의무가 강화 : 조합과 거래하려는 업체는 반드시 총회결의 여부를 서면으로 확인해야 하며, 이를 소홀히 하면 계약무효뿐 아니라 민법 제35조상 불법행위책임도 주장할 수 없습니다. 단순히 몰랐다고 해서는 법이 보호해 주지 않는답니다.
여기서 잠깐 !
그럼 총회결의 없이 체결한 계약 상대방은 아무것도 주장할 수 없나요??
계약이 총회 결의 하자로 인해 무효로 확정되면, 용역업체는 계약에 근거한 용역비 청구는 할 수 없으나,
용역업체가 실제로 용역업무를 수행하였고 조합이 그로 인한 이득을 얻었다면 부당이득반환청구는 가능합니다.
이러한 취지에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인용한 하급심이 다수 존재합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조합이 얻은 실질적인 이익 상당액만큼만 인정되므로, 용역대금에 비하여 그 액수가 상당히
적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일한 만큼은 받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죠.
따라서 계약 상대방으로서는 사전에 총회 결의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여 계약의 유효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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