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 의사의 적법성 판단 기준 및 증여의 특별수익 주장 가능성
증여 의사의 적법성 판단 기준 및 증여의 특별수익 주장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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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여 의사의 적법성 판단 기준 및 증여의 특별수익 주장 가능성 

신선우 변호사

1. 사안의 배경

가. 기초사실관계

증여자(피상속인)는 80세가 넘는 고령이고, 거동이 불편하며, 한정후견 수준은 아니지만 약간의 치매 증상이 있음. 그러나 의사능력은 있다고 보임. 이 상황에서 증여자와 가까이 살면서 어느 정도의 부양을 하던, 상속인 중 1명(수증자)이 증여자 살아 생전에 꽤 많은 증여를 받은 것으로 보임. 이에 대하여 다른 상속인들이 해당 수증자가 과연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증여를 받은 것인지 의심을 하는 상황임.

나. 질의사항

1) 수증자가 부동산 7건 등기 신청을 했는데, 인감증명서는 5건만 발급이 되었고, 인감증명서 발급일에 증여자가 80세가 넘어서 거동이 불편하고 치매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날에 증명서가 발급이 되었음. 다른 부동산 등기일에는, 증여자가 치핵 수술을 받는 날에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았음. 증여계약일 작성된 날에 알고 보니 증여자와 수증자가 다른 곳에 있었음. 공증을 했을 것으로 생각이 되는데, 증여자 본인이 과연 정말로 출석해서 자신의 자필로 서명했을지 의심이 되고, 증여세를 납부할 때 과연 수증자 돈으로 했을지, 증여자 돈으로 한 건 아닌지 의심이 됨. 이에 대하여 증여자의 증여의사의 적법성(혹시 수증자가 서류를 위조하거나, 증여자를 속여서 증여받은 것은 아닌 지 등)을 다툴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어떤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지, 증여의사가 없음에도 증여를 할 경우 법적으로 어떤 문제가 되는지 여부

2) 다른 상속인들이 수증자가 받은 많은 증여에 대하여 상속시 공제나 특별수익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

2. 증여의사의 적법성 및 관련 소송

증여계약은 당사자 일방(증여자)이 무상으로 재산을 상대방(수증자)에게 수여하는 의사를 표시하고 상대방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효력이 생깁니다. (민법 제554조(증여의 의의)) 따라서 증여자의 진정한 의사표시가 없거나, 의사표시 과정에 하자가 있다면 증여계약의 효력을 다툴 수 있습니다.

가. 증여계약의 효력을 다투는 방법

질의하신 사안과 같이 증여자의 진정한 증여의사가 있었는지 의심되는 정황이 다수 존재하는 경우, 다른 상속인들은 증여계약의 무효를 주장하며 수증자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등기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증여계약이 무효인 주된 사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증여의사의 부존재 또는 서류 위조

증여계약서가 존재하더라도, 증여자가 실제로 증여의사를 표시한 사실이 없거나 수증자가 관련 서류를 위조하여 등기를 마쳤다면 해당 등기는 원인무효가 됩니다. 특히, 증여계약서 작성일에 증여자와 수증자가 다른 장소에 있었다는 점, 인감증명서 발급 경위가 석연치 않은 점 등은 증여의사의 부존재를 뒷받침하는 유력한 정황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법원은 고령의 증여자가 치매 상태에 있음을 이용하여 수증자가 증여계약서를 위조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안에서, 증여계약의 성립 자체를 부정하고 해당 등기는 원인무효라고 판단하여 말소등기절차의 이행을 명한 바 있습니다(제주지방법원 2024. 4. 19. 선고 2020가단68266 판결). 이 판결에서 법원은, 수증자가 증여자의 인감도장을 이용하여 증여계약서를 작성하였으나 증여자가 이를 허락했다는 객관적 증거가 없고, 증여자가 중증 내지 중등도 치매 상태에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증여계약이 성립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2) 의사무능력자의 법률행위

설령 증여자가 직접 증여계약서에 서명 또는 날인했더라도, 당시 치매 등 정신적 제약으로 인해 증여라는 법률행위의 의미나 결과를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의사무능력 상태에 있었다면 해당 증여계약은 무효입니다.

법원은 증여 당시 증여자가 의사무능력 상태에 있었는지 판단할 때, 증여자의 연령, 병력(특히 치매 등 인지기능 관련 질환), 진료기록, 주변인의 진술, 증여의 경위 및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부산지방법원 2024. 9. 26. 선고 2022가단317600 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5. 6. 20. 선고 2022가합109290 판결, 제주지방법원 2024. 4. 19. 선고 2020가단68266 판결) 질의하신 사안처럼 증여자가 80세가 넘는 고령이고 치매 치료를 받고 있었다는 사실은 의사무능력을 주장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뇌출혈 및 뇌경색 병력이 있고 치매가 진행 중이던 고령의 증여자가 한 증여에 대해, 증여 당시 의사무능력 상태에 있었으므로 증여계약이 무효라고 판단한 사례가 있습니다. (제주지방법원 2024. 4. 19. 선고 2020가단68266 판결)

나. 관련 소송 및 법적 문제

소송의 형태: 증여의 유효성을 다투기 위해서는 수증자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등기 청구 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만약 증여자가 생존해 있다면 증여자가 원고가 되어야 하나,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통해 선임된 후견인이 소송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제주지방법원 2024. 4. 19. 선고 2020가단68266 판결) 증여자가 사망한 후에는 다른 상속인들이 원고가 되어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증여세 납부 주체: 수증자가 자신의 자금으로 증여세를 납부하지 않고 증여자의 자금으로 납부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이는 진정한 증여가 아니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간접적인 증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상속세나 증여세의 납부 주체 및 자금 출처를 특별수익 인정 여부 판단 시 고려하기도 합니다. (서울고등법원 2025. 4. 4. 선고 2023나2053608 판결)

법적 문제: 증여계약이 무효로 판명되면, 수증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원인무효가 되어 말소되어야 합니다. 해당 부동산은 다시 증여자(또는 상속 개시 후에는 상속재산)의 소유로 복귀하게 됩니다.

3. 특별수익 주장 가능성

다른 상속인들은 수증자가 생전에 받은 증여 재산에 대해 특별수익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여 상속분 산정 시 이를 반영하도록 요구할 수 있습니다.

가. 특별수익의 의의 및 산입

공동상속인 중 피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의 증여 또는 유증을 받은 자가 있는 경우, 그 재산은 상속분을 미리 받은 것으로 취급됩니다. 이를 특별수익이라 하며,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산에 포함됩니다. (민법 제1113조(유류분의 산정)) 공동상속인에 대한 증여는 상속 개시 1년 이전에 이루어졌거나 당사자 쌍방이 유류분 권리자에게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 한 것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모두 유류분 산정 기초재산에 산입됩니다. (부산지방법원 2024. 9. 26. 선고 2022가단317600 판결,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5. 6. 26. 선고 2020가합74989 판결, 민유숙 편집대표 ≪주석 민법 상속≫)

따라서 다른 상속인들은 수증자가 받은 부동산 7건을 포함한 모든 증여 재산이 특별수익에 해당하므로, 이를 포함하여 상속재산을 다시 계산하고 자신들의 유류분 부족액에 대한 반환을 청구하는 ‘유류분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나. 수증자의 ‘기여’ 주장에 대한 법원의 판단

이에 대해 수증자는 자신이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였거나 재산 유지·증가에 기여했으므로 해당 증여는 그에 대한 대가일 뿐 특별수익이 아니라고 항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유류분 제도의 취지를 고려하여 이러한 주장을 매우 신중하게 판단하며, 단순히 통상적인 수준의 부양을 넘어서는 ‘특별한’ 부양이나 기여가 있었고, 증여에 그러한 대가적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 명확히 인정될 때에만 예외적으로 특별수익에서 제외합니다. (수원고등법원 2025. 4. 9. 선고 2023나27614 판결, 부산지방법원 2024. 9. 26. 선고 2022가단317600 판결,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5. 6. 26. 선고 2020가합74989 판결)

법원은 피고가 망인을 부양한 사실은 인정되나, 다른 자녀도 간병에 참여한 점 등을 고려할 때 통상적인 부양의 정도를 넘어서는 특별한 부양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특별수익 주장을 배척한 사례가 있습니다. (부산지방법원 2024. 9. 26. 선고 2022가단317600 판결)

또한, 피고가 망인의 생활비를 전적으로 부담하는 등 특별한 부양을 했다고 볼 자료가 없고, 오히려 다른 상속인이 망인을 부양한 사정이 있는 경우, 증여를 특별수익에서 제외하면 공동상속인 간의 형평을 해친다고 보아 수증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수원고등법원 2025. 4. 9. 선고 2023나27614 판결)

매우 예외적으로, 수십 년간 망인 부부와 동거하며 부양하고 재산 관리를 도맡아 한 사안에서, 법원은 증여재산 가액의 20%를 기여에 대한 대가로 인정하여 특별수익에서 공제한 사례도 있습니다. 이는 수증자의 기여가 매우 장기간에 걸쳐 이례적으로 인정된 경우입니다.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5. 6. 26. 선고 2020가합74989 판결)

따라서 질의하신 사안에서 수증자가 ‘어느 정도의 부양’을 한 사실만으로는 증여받은 재산 전부를 특별수익에서 제외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다른 상속인들은 유류분반환청구를 통해 상속에서의 공평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4. 결어

저는 이처럼 증여 의사에 대하여 의심이 되는 경우 및 해당 증여를 유류분반환청구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을지 등에 대하여 다루어 본 경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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