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배경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하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 제3호는 임대인이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상가건물에 관한 조세, 공과금, 주변 상가건물의 차임 및 보증금, 그 밖의 부담에 따른 금액에 비추어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를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 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어떠한 경우가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로서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 행위가 되는지에 대한 기준을 판례를 통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가 인정된 판례
법원은 임대인이 제시한 새로운 임대차 조건이 객관적인 시세에 비해 현저히 높아 신규임차인이 계약을 체결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판단될 때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를 인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2024. 11. 13. 선고 2023가단53442 판결
이 사건에서 임대인은 신규임차인에게 기존 보증금 1,000만 원의 3배인 3,000만 원, 기존 연 차임 2,000만 원의 1.5배인 3,000만 원을 요구했습니다. 또한, 계약기간을 3년으로 제한하고 족구장 등 부대시설 사용을 금지하는 등 기존보다 불리한 조건을 다수 제시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조건이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임대인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습니다
나. 서울서부지방법원 2025. 1. 14. 선고 2023가단254574, 2023가단307485 판결
임대인은 신규임차인에게 보증금 2억 원에 월 차임 1,000만 원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의 차임감정 결과, 해당 상가의 적정 월 차임은 보증금 2억 원일 경우 752만 원으로 산정되었습니다. 법원은 임대인이 요구한 차임이 적정 차임의 1.3배에 이르는 점 등을 근거로, 임대인이 제시한 조건이 주변 상가건물의 차임 및 보증금 등에 비추어 현저히 높은 금액이라고 보아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 행위로 인정했습니다. 더불어 임대인이 업종을 약국으로 한정하며 사실상 신규임차인과의 계약을 거절한 점도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3.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가 부정된 판례
임대인이 제시한 조건이 다소 높더라도, 그것이 협상의 여지가 있는 제안이었거나 주변 시세에 비추어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경우, 또는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을 제대로 주선하지 못한 경우에는 방해 행위가 부정될 수 있습니다.
가.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4. 8. 선고 2024나7177 판결
임대인은 신규임차인에게 기존보다 약 105% 인상된 환산 월 차임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감정 결과에 따른 적정 월 차임보다도 약 62% 높은 금액이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임대인의 제시가 확정적인 것이 아니고 조정의 여지가 있었던 것으로 보았고, 오히려 신규임차인이 기존 임대차 조건에서 5% 인상한 금액이 아니면 계약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며 협상 의지가 없었던 점을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임대인이 현저히 고액의 차임을 요구하여 계약 체결을 거절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임차인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나.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2024. 11. 26. 선고 2024가단100179, 2024가단109831 판결 (항소심에서 유지)
임대인은 10년간 거의 동일한 금액으로 유지되던 임대차계약에 대해 보증금 5,000만 원, 월 차임 500만 원을 요구했습니다. 법원은 이 금액이 다소 고액이기는 하지만, 감정 결과로 나온 적정 차임 및 주변 시세에 비추어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항소심(창원지방법원 2025. 6. 12. 선고 2024나118461, 2024나118478 판결)에서는,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적정 임료보다 낮은 수준의 임료를 제시한 점을 지적하며, 임차인이 적정한 수준의 임료를 지급할 의사가 있는 신규임차인을 '주선'하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고 설시했습니다. 임차인이 단순히 임대인의 요구액이 높다는 이유로 추가적인 주선 노력을 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권리금 회수 방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4. 판례 분석을 통한 판단 기준
판례를 종합해 볼 때, 임대인의 차임 및 보증금 인상 요구가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다음 기준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됩니다.
가. 인상 요구의 '현저성'
가장 중요한 기준은 임대인이 요구하는 차임과 보증금이 '현저히 고액'인지 여부입니다. 이는 단순히 기존 계약 대비 인상률만으로 판단되지 않으며, 법원의 감정 결과로 나타난 객관적인 적정 시세, 주변 상가의 임대료 수준 등과 비교하여 판단됩니다. 판례에 따르면, 적정 시세의 1.3배에서 1.5배를 초과하는 요구는 '현저히 고액'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25. 1. 14. 선고 2023가단254574, 2023가단307485 판결,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2024. 11. 13. 선고 2023가단53442 판결).
나. 협상 과정 및 태도
법원은 임대인이 제시한 금액이 확정적인 거절 의사인지, 아니면 협상의 여지를 둔 시작점인지를 중요하게 고려합니다. 임대인이 높은 금액을 제시했더라도 협상의 여지를 열어두었다면 방해 행위로 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면, 신규임차인이나 기존 임차인이 합리적인 수준의 협상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 임대인의 행위가 방해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4. 8. 선고 2024나7177 판결).
다. 임차인의 '주선' 의무 이행 여부
임차인은 단순히 신규임차인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 적정한 수준의 임대료를 지급할 자력과 의사가 있는 신규임차인을 주선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만약 임차인이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조건을 고수하는 신규임차인을 주선하거나, 임대인과 신규임차인 간의 협상이 결렬된 후 더 이상의 주선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임대인의 방해 행위를 주장하기 어렵습니다(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2024. 11. 26. 선고 2024가단100179, 2024가단109831 판결, 창원지방법원 2025. 6. 12. 선고 2024나118461, 2024나118478 판결).
라. 기타 불리한 조건의 부가 여부
차임 및 보증금 인상과 더불어 계약 기간의 단축, 부대시설 이용 제한 등 임차인에게 불리한 다른 계약 조건을 함께 제시하는 경우, 이는 임대인이 신규 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가 되어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로 인정될 가능성이 커집니다(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2024. 11. 13. 선고 2023가단53442 판결).
결론적으로, 임대인의 차임 및 보증금 인상 요구가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에 해당하는지는 인상된 금액의 객관적 수준, 협상 과정에서의 양 당사자의 태도, 임차인의 주선 의무 이행 정도, 다른 불리한 조건의 부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안별로 판단됩니다.
5. 결어
저는 이처럼 권리금 회수 기회 방해와 관련한 의뢰인의 사안에 대하여 심층적으로 검토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만약 권리금 회수 기회 방해에 대하여 법률 상담이 필요한 분이 계시다면 언제든지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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