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우유의 A2 우유 관련 특허 무효심판 승리 소식과, 한때 화제가 된 ‘스테비아 토마토’ 분쟁 사례는 기술 기반 기업이 어떤 관점으로 특허를 준비·대응해야 하는지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두 사건을 단서로, 특허 분쟁의 절차적 특징과 실무 포인트를 최앤리법률사무소에서 정리해드리겠습니다.
1. 특허는 ‘행정 심판’이 먼저: 필요적 전치주의의 지도
일반 민형사 분쟁과 달리, 특허에 관한 핵심 다툼은 바로 법원으로 가지 못합니다. 특허청(특허심판원)에 먼저 심판을 제기해야 하는 필요적 전치주의가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유형은 아래 두 가지입니다.
특허무효심판: 상대방의 등록특허가 신규성·진보성 등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등록 자체를 없던 것으로 하자는 절차입니다. 우리 회사가 기술을 자유롭게 쓰려는 방어·공격 수단으로 자주 활용됩니다.
권리범위 확인심판: 우리의 제품·공정이 상대방 특허 범위에 들어가는지(포함/비포함), 또는 반대로 상대방의 기술이 우리 특허 범위에 걸리는지 확인받는 절차입니다.
예외적으로 침해금지청구, 손해배상, 가처분 등은 곧바로 법원에 제기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소송과 병행해 무효심판을 함께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분쟁의 본질이 결국 특허의 유효성·해석에 있기 때문입니다.
실무 팁
소송 전·후를 불문하고, 증거계획(선행기술 조사, 실험자료)과 심판전략(무효/범위확인 동시 운용)을 일찍 묶어 두면 시간·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제품 론칭 직전이라면 가처분 리스크(출시 차단)를 고려해, 사전에 회피 설계나 라이선스 검토를 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2. 서울우유 A2 우유—진보성 부족을 찌르다
사건의 출발점은 상표였습니다. 서울우유가 소화가 쉬운 단백질인 ‘A2’를 상표로 쓰려 하자, 뉴질랜드의 The a2 Milk Company가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상표 다툼은 서울우유가 우세했지만, 기술적 뒷배경을 놓고 향후 특허 분쟁이 예고되었죠.
서울우유는 선제적으로 특허무효심판을 청구했고, 쟁점은 특허 4요건 중 핵심인 진보성이었습니다.
진보성의 기준: “해당 분야의 통상의 기술자가 쉽게 떠올릴 수 없는 정도의 차이”가 있어야 한다는 것.
판단의 핵심: 기존 연구·공개기술에 비해 실질적 기술적 도약이 있었는지 여부.
심판원은 “A2 단백질의 소화 용이성은 널리 알려진 성질에 불과하고, 문제된 특허는 기존 연구와 질적으로 구별되는 기술적 차별성이 부족하다”고 보아 진보성 부재를 이유로 무효를 인정했습니다. 업계 1위급 사업자의 전략적 무효화가 통했고, 타 유업체의 ‘A2’ 라벨·기술 활용도 탄력을 받게 되었습니다.
체크포인트
경쟁사 특허에 맞서려면, 선행기술 조사 보고서를 객관식(비교표) 형태로 구조화해 “왜 쉽다/왜 어렵다”를 명확히 제시해야 합니다.
마케팅 문구(예: 소화 용이성 강조)가 곧 ‘기술적 효과’로 해석될 수 있어, 과학적 데이터와 특허 청구항 구조가 일치하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3. ‘스테비아 토마토’—제조방법의 창의적 결합을 인정
‘설탕 토마토’로 불릴 만큼 달콤하다는 평가를 받은 스테비아 토마토도 분쟁을 겪었습니다. 토마토에 스테비오사이드를 주입하는 기술(초음파 압력 활용)의 진보성이 쟁점이었지요.
무효를 주장한 측은 “초음파 압력에 의한 주입 자체는 공지기술”이라 항변했지만, 심판원은 해당 발명의 주입 공정 + 역류 방지 구조 등 구체적 결합·구성을 종합해 통상의 기술자가 쉽게 도달하기 어려운 설계라고 보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유효 특허로 유지되었습니다.
체크포인트
제조방법 발명은 ‘한 요소’의 공지성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공정 흐름 전체의 상호작용, 부수 구조(예: 역류 방지)까지 포함해 결합발명으로서의 효과를 소명해야 합니다.
실험 노트·파일럿 라인 기록 등 재현 가능한 증거를 초기부터 축적해 두면, 진보성·효과 입증에 결정적입니다.
4. 기술기업을 위한 ‘분쟁 대비 처방전’
출원 설계 단계부터 무효 리스크를 역산: 선행기술 대비 차이점을 ‘기능-구성-효과’ 3단 구조로 표준화해 청구항을 설계합니다. 데이터(실험·임상·벤치마크)는 청구항과 1:1 매핑.
브랜드와 기술의 동기화: 상표·표시(마케팅 주장)와 특허의 기술효과가 엇나가지 않게 내부 가이드(표현 금지·허용 리스트)를 마련합니다.
심판-소송 병행 시나리오 준비: 침해소송/가처분 가능성을 가정하고, 무효심판(또는 권리범위 확인)을 동시에 기획합니다. 일정표(타임라인)와 예산 캡을 미리 확정하세요.
회피 설계(Design-Around) 옵션 보유: 핵심 부품·공정에 대체 설계를 최소 1안 이상 확보해 공급망·출시 차질을 줄입니다.
오픈 이노베이션·라이선스 전략: 강한 특허에는 조기 라이선스/크로스라이선스도 사업 전략입니다. 협상용 선행기술 패키지와 로열티 모델을 템플릿화하세요.
투자·거래 DD 대응: 투자·M&A·공급계약 전, 특허 포트의 유효성·범위 리스크를 ‘레드/옐로/그린’으로 구분한 IP DD 리포트를 상시 업데이트합니다.
한 줄 정리
A2 우유 사건: “널리 알려진 성질 + 기술적 차별성 부족” → 진보성 부재로 무효.
스테비아 토마토 사건: “공정 요소들의 구체적 결합과 효과” → 진보성 인정으로 존속.
실무 핵심: 특허는 먼저 심판(전치주의), 분쟁은 ‘유효성·범위’가 본질, 증거는 선행조사·실험데이터·결합 논리가 승부를 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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