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장교 성범죄, 무혐의 아니면 답 없습니다
군인 장교 성범죄, 무혐의 아니면 답 없습니다
법률가이드
성폭력/강제추행 등미성년 대상 성범죄디지털 성범죄

군인 장교 성범죄, 무혐의 아니면 답 없습니다 

민경철 변호사

군 장교 A는 회식에서 과음을 했습니다.

필름이 끊겼고, 다음 날 하급자인 여군 B가 추행을 당했다며 고소했습니다.

본인은 도무지 추행할 이유가 없고, 상대방의 존재 자체에 관심조차 없었지만, 문제는 단순합니다. 기억이 없다는 사실 자체가 반박의 도구가 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많은 피의자들이 “기억나지 않는다, 모른다”는 답변으로 스스로를 방어하려 하지만, 실무에서 그 말은 곧 “있을 수도 있다”는 간접 시인으로 해석됩니다.

형사 절차에서는 고소가 접수되는 순간 피의자에게 혐의가 있다고 보는 흐름이 강하게 작동합니다. 피의자가 적극적으로 증거와 증인으로 반박하지 않으면 피해자의 진술이 곧 사실로 굳어집니다.

기억상실은 법정에서 전략이 아니라 자멸입니다.

군인의 성범죄는 민간과도 다릅니다.

사건은 민간 수사기관과 법원에서 처리되지만 적용되는 법은 피해자의 신분에 따라 갈라집니다.

피해자가 민간인이라면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죄가 적용되어 징역형과 벌금형이 선택지로 주어집니다.

그러나 피해자가 군인이라면 군형법 제92조의3이 적용됩니다.

이 조항은 벌금형이 없습니다. 1년 이상의 유기징역뿐입니다.

선택지가 둘입니다. 실형이냐 집행유예냐.

“집행유예면 살았다”는 건 민간인 얘기일 뿐, 군인에게 집행유예는 사실상 사망 선고입니다.

군인사법을 보겠습니다. 제10조는 결격사유를, 제40조는 제적 사유를 규정합니다.

군인사법 제10조(결격사유 등)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장교, 준사관 및 부사관으로 임용될 수 없다.

· · · ·

4.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

5.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 중에 있거나 그 유예기간이 종료된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

· · · ·

6의3.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에 따른 성폭력범죄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3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

군인사법 제40조(제적)

① 장교, 준사관 및 부사관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제적된다.

· · · ·

4. 제10조제2항의 결격사유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되었을 때. 다만, 제10조제2항제6호는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사람으로서 자격정지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만 해당한다.

· · · ·

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에 따른 성폭력범죄 및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제2호에 따른 아동ㆍ청소년대상 성범죄

군인으로 재직하던 중 결격사유가 생기면 제적되는 것입니다.

군인은 범죄로 집행유예를 포함하여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으면 제적됩니다.

하지만 성폭력범죄의 경우 벌금 100만원 이상만 확정되어도 장교·부사관은 제적됩니다.

제적을 면하는 방법은 벌금 100만원 이하 형을 받거나 제40조 제4호 단서에 의해서 성범죄로 벌금형의 선고유예를 받거나 기소유예를 받는 것입니다.

제적은 면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렇다면 군인 장교로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요?

제적되지 않고 직을 유지하는 경우에는 징계 절차가 진행됩니다.

징계는 형사처벌과는 전혀 별개이지요.

징계가 진행되면 파면이나 해임이 나오게 됩니다.

이 역시 직을 박탈하는 징계입니다.

운 좋게 낮은 징계가 나와 파면, 해임을 면했습니다.

하지만 현역복무부적합조사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전역심사위원회에서 부적합 판정이 내려지면 강제로 전역됩니다.

결과는 언제나 같다는 것입니다.

제적·징계·부적합 심사, 어디서든 걸립니다. 군복을 벗게 됩니다.

정리하면 군인 성범죄 사건의 실질적 법리는 이렇습니다.

형법상 강제추행은 벌금형이 가능하지만 군형법상 군인등강제추행죄에는 벌금형이 없고, 무조건 징역형입니다.

징역형이 실형이든 집행유예든 군인사법상 제적은 불가피합니다.

설령 기소유예로 넘긴다 해도 징계와 전역심사가 남아 있어 결국 군 생활은 끝납니다.

따라서 군인의 성범죄 사건은 “억울하면 무혐의 받아라”라는 한 줄로 요약됩니다.

무혐의가 아니면 군인 신분은 보장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전략이 갈립니다. 첫째,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은 반드시 버려야 합니다.

피해자 진술은 점점 더 구체적으로 다듬어지고, 피의자의 공백은 점점 더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둘째, 반대로 적극적으로 기록을 모아야 합니다.

회식 장소, 좌석 배치, CCTV, 결제 내역, 차량 이동, 휴대전화 위치 기록, 동석자 진술까지. 하나라도 더 모아 타임라인을 구축하고, 피해자 진술과 충돌 지점을 찾아내야 합니다.

셋째, 진술 설계를 훈련해야 합니다.

수사기관은 “신체 접촉이 있었습니까”라는 질문으로 함정을 파놓습니다.

“모르겠다”라고 답하면 “그럼 있었을 수도 있군요”라는 결론이 따라옵니다.

올바른 답은 “폭행이나 협박을 동반한 추행은 없었다. 이는 CCTV와 동석자 진술로 확인 가능하다”입니다.

넷째, 피해자의 진술 변화를 기록해야 합니다.

최초 진술, 상담기록, 고소장, 수사과정의 진술을 시간 순으로 나열하면 모순이 반드시 드러납니다.

다섯째, 알코올 블랙아웃의 의학적 검증도 필요합니다.

피의자의 기억 공백은 피해자의 항거불능과 무관합니다.

피해자가 주장하는 ‘기억 공백’ 역시 그 자체로 항거불능 요건을 채우는 것은 아닙니다.

의학 감정으로 당시 인지 가능성을 입증해야 합니다.

군대에서 성범죄로 기소된다는 것은 이미 인생의 절반이 날아갔다는 뜻입니다.

억울하다면 답은 하나입니다.

초기에 무혐의를 받아내야 합니다.

기소유예, 선고유예, 집행유예는 모두 같은 결론으로 이어집니다.

직업 상실입니다.

냉정하게 말하겠습니다.

군인에게 성범죄 사건은 여론전으로 풀리지 않습니다.

억울함도 소용없습니다.

수사기관은 감정을 읽지 않고, 오직 기록과 증거만을 읽습니다.

결국 이 싸움은 누가 더 빨리, 더 많이, 더 정밀하게 증거를 확보하느냐로 끝납니다.

우리는 그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철저하게 대응할 수 있고, 실제로 무혐의 처분을 이끌어내왔습니다. 결론은 명확합니다.

무혐의가 아니면 군복은 벗습니다.

변명은 전략이 아니고, 기억상실은 방패가 아닙니다. 전략은 증거뿐입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민경철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46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