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사고를 일으킨 사람은 피해자에 대한 치료비 채무를 부담과 동시에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구상금 채무도 동시에 부담하여야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조훈목 변호사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국민건강보험에 자동적으로 가입 처리되며, 타인이 일으킨 사고로 인하여 상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이라 합니다)으로부터 치료 비용 중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험급여로서 지급받게 됩니다.
이때 보험 가입자에게 보험급여를 지급한 공단은 사고 발생에 책임이 있는 사람에 대하여 급여 비용의 한도 내에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를 취득하게 되는데 이를 '구상권'이라 합니다. 현행 국민건강보험법은 공단의 구상권 행사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법
[시행 2025. 4. 23.] [법률 제20505호, 2024. 10. 22., 일부개정]
제58조(구상권) ① 공단은 제3자의 행위로 보험급여사유가 생겨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에게 보험급여를 한 경우에는 그 급여에 들어간 비용 한도에서 그 제3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를 얻는다.
② 제1항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사람이 제3자로부터 이미 손해배상을 받은 경우에는 공단은 그 배상액 한도에서 보험급여를 하지 아니한다.
위 법률 규정으로 인하여, 인사 사고를 일으킨 사람은 피해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됨과 동시에 피해자에게 보험급여를 지급한 공단에 대해서도 구상 채무를 동시에 부담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사고를 일으킨 사람은 단지 피해자에 대하여 민, 형사상 책임을 부담하는 것만으로 면책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건강보험에 대한 구상 채무까지 전부 이행하여야 비로소 모든 법적 책임에서 완전하게 해방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유형의 사건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경우는 사고 발생에 있어 피해자의 과실이 일정 비율 개입되는 경우입니다.
피해자의 과실이 개입된 사건에서 사고 가해자는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이행한 후, 추가적으로 공단에 대한 구상채무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책임 범위를 초과하는 손배채무를 부담하게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쉬운 이해를 위하여 가공의 사고 예시를 통한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피해자는 가해자가 일으킨 사고로 인하여 의료기관에 총 8천만 원의 치료비 채무를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전체 채무 중 공단은 총 치료비 채무 중 5천만 원을 보험급여로서 의료기관에 지급하였고, 피해자 본인은 잔액 치료비 채무 3천만 원을 직접 부담하였습니다.
그런데 해당 사고는 사고 과정에서 피해자의 과실이 50% 인정되는 사건이었습니다.
그러나 사고 가해자는 피해자에 대한 강한 도의적 책임을 느꼈기에, 피해자가 요구하는 치료비 3천만 원 전액을 피해자에게 지급하였습니다. 이때 치료비 전액을 지급한 가해자는 본인의 책임이 면책된 것으로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피해자에게 5천만 원의 보험료를 지급한 공단은 몇 개월 후 국민건강보험법 제58조 제1항에 따라 5천만 원의 구상금을 전액 공단에 지급할 것을 가해자에게 통지하게 됩니다.
이때 사건 가해자는 공단이 요구하는 5천만 원 전액을 반드시 지급하여야 하는 것일까요? 정답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습니다.
제3자에 의한 사고 발생 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구상 범위에 관한 판례법리(대법원 2021. 3. 18. 선고 2018다287935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은 공단이 불법행위 피해자에게 보험급여를 한 다음 국민건강보험법 제58조 제1항에 따라 구상권을 행사하는 경우, 아래 법리에 따라 그 행사의 범위가 제한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대법원 2021. 3. 18. 선고 2018다287935 전원합의체 판결[보험금등청구의소]
공단이 불법행위의 피해자에게 보험급여를 한 다음 국민건강보험법 제58조 제1항에 따라 피해자의 가해자에 대한 기왕치료비 손해배상채권을 대위하는 경우 그 대위의 범위는, 가해자의 손해배상액을 한도로 한 공단부담금 전액이 아니라 그중 가해자의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제한되고 나머지 금액(공단부담금 중 피해자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피해자를 대위할 수 없으며 이는 보험급여 후에도 여전히 손해를 전보받지 못한 피해자를 위해 공단이 최종적으로 부담한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같이 본다면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피해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경우 그 손해 발생에 피해자의 과실이 경합된 때에는, 기왕치료비와 관련한 피해자의 손해배상채권액은 전체 기왕치료비 손해액에서 먼저 공단부담금을 공제한 다음 과실상계를 하는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산정하여야 한다.
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 법리에 따르면, 공단은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료(공단부담금) 전액인 5천만 원을 가해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중 피해자의 과실비율 50%를 제외한 2천5백만 원을 가해자에게 청구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실무상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가해자에 대한 구상 통지를 할 때 피해자의 과실비율을 고려하거나 피해자의 기왕증 등 요소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가해자에게 공단이 피해자에게 지급한 공단부담금 '전액'을 청구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므로, 가해자 입장에서는 공단이 통지한 구상금을 전액 납부할 경우 본인의 책임 비율 이상의 법적 책임을 부담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공단이 통지한 구상금을 그대로 납부할 것이 아니라, 전문 변호사의 상담을 통해 본인의 객관적인 책임 범위를 제대로 분석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법원의 판결을 통해 적절한 책임 감경을 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하에서는 제가 실제로 담당하였던 구상금 사건에서 의뢰인의 권리를 성공적으로 보호한 사례를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 건 개 요
본 사건 의뢰인께서는 미성년자 자녀가 자전거를 타고 가던 중 고령의 피해자를 충격한 사고로 인하여 사고 피해자에게 민사 손해배상금과 형사 합의금을 전액 지급하셨던 분입니다.
그리고 피해자에게 보험급여를 전액 지급하였던 공단은 사고 발생에 최종 책임이 있다고 판단되는 의뢰인의 자녀와 미성년자에 대한 보호 감독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되는 의뢰인과 의뢰인 배우자를 상대로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의뢰인으로서는 성년에 가까운 자녀가 일으킨 사고로 인하여 본인과 배우자도 민사상 책임을 지는 것이 부당할 뿐만 아니라, 공단에서 통지한 구상금 총액도 피해자의 과실비율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서 지나치게 과도하다고 판단하여, 원고(공단) 청구의 일부 기각을 구하고자 조훈목 변호사에게 사건을 의뢰하셨습니다.
담당 변호사의 조력
당시 사건을 담당하였던 조훈목 변호사는 다음과 같은 논리에 따라 원고 청구의 부당성을 적극 주장하였습니다.
1) 원고 청구 중 피고 2, 3(피고 1의 부모)에 대한 청구는 책임능력이 있는 미성년자에 대한 청구이므로 부당하다. 민법 제755조 제1항에 따른 미성년자 감독책임 규정은 '책임능력'이 없는 저연령 미성년자의 감독자에게 적용될 수 있는 규정이므로, 현 시점 성년에 가까운 연령에 이른 피고 1의 부모에 해당하는 피고 2, 3에 대한 책임 근거 규정이 될 수는 없다.
2) 관련 형사 사고 수사기록(CCTV 영상 등)에 따르면, 이 사건 사고에는 사고 피해자의 과실이 상당 부분 개입되어 있으므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 법리에 따라 원고의 청구액은 피해자의 과실비율만큼 적절히 감액되어야 한다.
3) 또한, 사고 당시 피해자는 상당한 고령에 이르렀으므로, 피해자의 치료 내역 중에는 본 건 사고와 무관한 치료내역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이에 관한 치료비 지출액도 마땅히 제외되어야 한다.
사 건 결 과
당시 사건을 담당하였던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위 피고의 항변이 이유있다고 판단하여, 원고가 피고 2, 3에 대한 청구를 포기하고, 원고의 피고 1에 대한 청구 금액을 35% 감액하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을 내렸습니다.
원고인 공단은 법원의 화해권고결정을 그대로 받아들였고, 피고 측 역시 이의하지 않았기에, 법원이 내린 화해권고결정은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본 사건의 의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구상금 청구를 피해자의 과실(책임) 비율로 적절히 제한하고, 사고에 관한 법적 책임이 없는 피고들(사고 가해자 부모)에 대한 청구도 배제하였다는 것에 있습니다.
사실 공단 입장에서는 사고 가해자의 정확한 과실비율을 산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사고 가해자 측에 공단이 부담한 보험급여 '전액'을 청구할 수밖에 없기는 합니다. 결국, 피해자의 과실비율이 문제 되는 사건의 경우에는 소송을 통한 분쟁 해결이 필연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피해자의 과실이 문제 되는 사고로 인하여 공단으로부터 구상금 청구 소송을 당하신 경우에는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본인의 책임 범위를 적절한 범위로 감축하는 절차를 밟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법무법인 한원 조훈목 변호사는 다년간에 걸친 민사소송 수행 경험을 통해 의뢰인들에게 최적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공단이 제기한 구상금 관련 소송에 대응하셔야 하는 분들께서는 편히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최선의 결과로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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