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했을 때 싸우지말자 – 폭행, 상해
최근에 친한 동생이 전화가 와서 술 마시고 지나가다가 시비가 붙었다는 겁니다. 길을 지나가는데 술 취한 사람들 셋이 비틀비틀 거리다가 다가와서 계속 시비를 걸었다는 거예요. 참다 참다가 상대편이 먼저 멱살을 잡고 머리채를 잡아서 싸움이 났다는 거죠. 상대편은 남자 셋이었고 아는 동생은 여자 친구하고 둘이라서 사실상 3대 1로 싸움이 난 건데요.
자 여러분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시겠어요.
1번. 싸운다. 2번. 맞아준다.
정답은요?(다음 쪽에서 공개됩니다)
여러분이 이런 상황에서 잘못 대처하시면 몇 백만원에서 몇 천만원까지도 손해보실수도 있어요. 사실 이런 일들이 술을 마시고 사람들이 많은 곳을 지나다 보면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그 만큼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이런 상황들이 많이 올라오곤 하는데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간혼 이런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맞고 합의금을 뜯어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맞는 말인가요?
이게 남의 일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는데 자기의 일이 되면 절대 웃을 수 있는 일이 아닐 것입니다.
제가 하는 말 잘 들어보세요. 일단 여러분이 이런 상황에서 맞아준다를 선택했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정말 맞기만 했어요.
진짜 꾹 참아서 맞기만 한다? 이것도 추천할 수 없습니다. 일단 맞아서 아프고 상처가 나거나 하면 여러분들 직장생활, 사회생활에도 무리가 생기죠. 어디가서 맞았다는 이야기도 못하고. 눈이 시퍼렇게 멍들어서 회사에 가면 참 잘했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여러분이 받을 수 있는 합의금이 적을 수도 있습니다. 상대편이 직장도 좋고, 공무원이고, 대기업 다니고 그러면 합의금 받기도 편한데, 만약 그냥 놀고계시고 재산도 없으면? 합의 안 하고 그냥 벌금 받아버릴수도 있어요. 사실 폭행죄 벌금이 그리 많지가 않아요. 기껏해야 백이고, 상해가 발생했을 때도 몇 백정도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상대편이 합의 하지 않고 배째라고 나오면 이럴 때 진짜 억울해져요. 나는 맞았는데 치료비도 못받고, 상대편은 그냥 벌금 물고 말고, 이럴 때 사실 변호사면 형사 고소 민사소송 다 해서 치료비에 위자료에 다 청구해볼 텐데, 여러분은 변호사 아니잖아요. 물론 크게 다치고 손해배상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경우에야 소송을 해볼테지만, 일반적인 경우에서는 변호사를 선임하는 데에도 비용이 들고 배보다 배꼽이 더 크면 안되니 추천드리기도 조심스러워요.
여러분. 일단 피해가 생긴 후에 그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정말 먼 길을 돌아가야합니다. 형사 절차를 마무리 해야 하고, 그 이후 또 어려운 민사 소송 절차에 들어가야죠. 그래도 순순히 돈을 주지 않으면 재산에 압류하거나 경매를 하는 집행절차까지 들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그 먼 길을 돌아갔는데 상대편이 땡전 한 푼 없는 사람이라서 줄 돈이 없다고 하면 몸만 다치고 헛수고하게 된 꼴이 된 것입니다. 시정잡배라는 말이 있죠. 현대로 말하면 유흥가나 떠돌고 다니는 양아치 같은 부류라 할 수 있는데, 시비가 걸리더라도 돈이 있어서 뭐 받아 볼만한 사람에게 걸려야지 이런 시정잡배와는 시비도 걸리는 것 아닙니다.
몸을 소중히 하시고 되도록 맞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몸싸움이 크게 일어나게 되면 그냥 적당히 주먹다짐하는 정도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더구나 술을 마신 상태에서 몸 가누기도 힘든데 잘 못 맞았다가 크게 다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하찮은 시비 때문에 안구가 실명되거나 코가 부러지거나 하는 일이 있으면 안 되겠죠.
그래서 시비걸렸을 때 맞아준다는 것은 사실 잘못된 상식이다. 여러분 맞으면 아프기도 아프고 몸 다치고 일 못하고 배상도 제대로 못 받을수 있어요. 일단 명심하세요. 다치지 마세요. 맞고다니지 마세요.
때린 적 없는데 쌍방폭행으로 몰렸어요
여러분이 일단 맞으면 남자의 본능상 흥분해서 반격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실제 시비에 걸리는 경우 처음에는 싸울 생각이 없었는데 멱살을 잡히거나 먼저 뺨을 맞아서 흥분해서 이제는 누가 가해자고 피해자라 할 수 없는 싸움이 되어 버리는 경우가 태반은 넘습니다.
‘진짜 맞은 기억밖에 없는데요?’
진짜 맞은 기억밖에 없다고 해서 경찰서에 갔더니 수사관과 함께 CCTV를 보면 열심히 싸우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돼요.
‘어 저도 때렸네요?’
사람의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자신이 유리한 방향으로 기억을 조정합니다. 편집된 것 마냥 의도적으로 불리한 것은 기억하지 않으려 하고 합니다. 그런데 CCTV와 같은 명확한 증거를 보게 되면 지금까지 기억과 달라 깜짝 놀라게 되는 것이죠. 심지어 당시 음주상태였다면 그 사람의 기억은 믿을 것이 못됩니다.
그런데 진짜 이 악물고 반격하지 않았다면요? 문제는 담당 형사는 이런 상황을 수 천번도 더 본 사람입니다. 반격하지 않았다고 했다가 반격했다는 증거를 보고 나서야 뒷머리를 긁적이는 당사자들을 너무나 많이 보았기 때문에 일단 몸싸움이 일어났다면 당연히 쌍방폭행이겠거니 수사를 하게 되는데 이런 선입견을 뭐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만약 정말로 반격을 하지 않았다면 적극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증거들을 확보해야 하고, 증거들이 없다면 진술이라도 최대한 세밀하게 준비해서 가셔야 하는 것입니다.
또 옆에 친구들이 있는 상황에서 친구가 시비가 붙게 되면 자연스럽게 몸싸움에 휘말리게 되어 같이 쌍방폭행으로 조사받게 되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이 경우도 자기는 말리기만 했을 뿐이라고는 하지만 같이 뒤엉키면서 CCTV를 봐도 식별이 어려운 경우도 생기고 억울해지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그러니 만약 친구가 인근에 있다면 시비가 걸릴 것 같은 상황에서는 이렇게 말 하셔야 합니다.
‘친구야 만약 내가 맞고 있거든 말리지 말고 영상을 찍어줘.’
요즘 핸드폰 카메라 좋으니까 야간에도 잘 찍힙니다. 다만 너무 근접해서 찍게 되면 누가 맞고 누가 때리고 있는 것인지 식별이 안되는 경우가 생기니까 적당한 거리를 두고 찍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이거 정당방위 아니에요?
반격하는 경우도 말씀드릴게요. 반격하면 그대로 쌍방폭행 되는거죠. 우리나라법은 정당방위를 굉장히 소극적으로만 인정하고, 특히 이런 시비붙어서 쌍방폭행되는 경우는 99.9프로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아요. 먼저 때렸으니까 정당방위다? 이런 법은 없어요. 이제 인터넷 상으로도 우리나라 법상 정당방위가 굉장히 인정받기 어렵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죠. 최근에는 CCTV라던가 정당한 상황이었는지에 대한 입증이 가능한 시대가 왔기 때문에 조금 바뀔 필요성은 있다고 봅니다만 여전히 우리는 현재의 상황에 따라 대처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되나요. 여러분도 쌍방폭행의 피의자가 되는 거예요. 왜 내가 가해자예요. 먼저 맞았는데? 그때가서 억울해 해도 어쩔수 없어요. 이럴 때는 많이 다친 사람이 승자입니다. 물론 먼저 시비를 걸었는지도 어느 정도는 참작되지만 얼마나 많은 폭행을 했는지, 상대편의 상해가 얼마나 큰지가 중요합니다. 많이 맞다가 딱 한 대 때렸는데 정타를 날렸어. 상대의 턱이 부러지고 이빨 깨지고 하면 그거 물어 줘야 돼요.
그리고 무엇보다. 여러분에게 전과가 남죠. 폭행 전과.
그래서 답이뭐냐.
도망치세요.
누가 시비 걸면 빠르게 장소를 벗어나시는게 상책입니다. 안전하게 귀가해서 부모님과 하하하 웃으면서 오늘 왠 양아치가 시비걸더라 현명하게 벗어났다고 담소나누시는게 가장 좋습니다.
여러분이 잘못한 게 없더라도. 친구나 여자친구가 옆에 있어서 나서고 싶은 상황이더라도.
아 이분이 술먹고 약간 사리분별이 힘드시구나 속으로 생각하고 피해 가세요. 옛말 틀린거 없죠. 똥은 무서워서 피하는 게 아닙니다. 시정잡배와 얽혀서 좋을 것 하나도 없고요.
이게 정답입니다.
만약에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면요? 나는 피해가려고 하는데 쫓아 와서 폭행을 한다거나 급작스럽게 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면 이런 때도 제 말을 기억하시고 반격하지 마시고 일단 가능한 도망가시고, 정 못 피하실때는 112를 기억하세요. 시비가 걸려서 쫓아오고 있다거나 폭행을 당하고 있다고 신고하시고 와주시라고 부탁하세요. 그러면 인근 파출소를 통해 경찰이 곧 오십니다.
진짜 폭행 당할 급박한 상황이다. 그러면 cctv 앞으로 가세요. 핸드폰 꺼내시고. 가능하면 방범용 CCTV가 좋습니다. 보관기간도 길고 화질도 대체로 괜찮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최악의 상황에서 라는 것, 우선 피하고 보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 잊지 마세요.
술 마시고 할 수 있는 최악의 범죄
여러분이 술을 마시고 시비에 휘말려서 쌍방폭행하고 돈 물어주고 벌금 내고 하는 상황이 최악인 것 같으시죠. 그런데 더 최악인 상황도 있어요. 절대 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 데 술마시고 생각보다 많이 하는 짓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시비가 걸린 상황에서 여러분의 신고로 또는 시민의 신고로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찰이 싸움을 말리고 현장을 정리하려는데, 그런데 경찰 말을 안 듣는다.
그러면 그 이름도 무서운 공집방. 공무집행방해가 됩니다. 특히 경찰을 대상으로 한 공무집행방해는 정말 위험해요. 정말 조심해야 됩니다. 우리가 가끔 티비에서 경찰을 대상으로 한 폭력을 보는데 사실 정말 한심하고 위험한 행동입니다. 경찰분을 폭행이라도 했다면 바로 체포될 수 있는 행위입니다. 우리의 친절한 이웃 경찰분들은 이런 상황에서는 진짜 무서운 수사기관이 됩니다. 현행범 체포될 수도 있습니다. 바로 수갑 채우고 연행되는 것이죠. 아침에 구치소에서 눈을 뜰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경찰을 대상으로 한 공무집행방해는 검찰도 잘 봐주지 않습니다. 일단 같은 수사기관이기도 하고 기본적으로 국가의 공무에 관한 죄이기 때문에 벌금으로 끝나는 경우도 오히려 적고, 정식 형사 재판으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식재판으로 보낸다는 건 최소한 단기 실형을 구형한다는 거죠. 정말 까딱 잘못하면 징역 살게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입니다.
일반 폭행은 합의하면 최대한 공소권 없음으로 막을 수 있는데 반해, 경찰에 대한 공무집행방해는 합의도 어렵고 반의사불벌죄도 아닙니다. 경찰의 내부 규칙상 합의가 어렵고 되는 일이 거의 없어서 감형시키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시 말하지만 여러분이 시비걸려서 싸우고 실랑이하고 폭행하게 되는 것도 조심해야지만 아무리 술을 마셨더라도 경찰분들 보이면 정신 번쩍 차리고 말 잘들으셔야 합니다. 괜한 호기로 출동한 경찰에게 대들었다가 아침에 눈떠서 땅을 치고 후회하지 마시기 바래요.
일상의 평온함은 한번 깨지고 나서야 소중함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일단 한번 이렇게 문제가 생기고 나면 그 평온함을 찾기가 매우 힘들어 집니다. 술 마시고 한번 욱하는 마음으로 일상의 평온함을 잃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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