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관계
2024년 9월. 새벽 1시 40분경,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의 클럽 ○○에서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피의자 A(28세, 회사원)는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며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피해자 B(25세, 대학생)는 일행과 함께 클럽에 방문해 무대 앞에서 춤을 추다가 더위와 인파 때문에 출구 쪽으로 이동하려고 하였으나, 좁은 통로가 인파로 막혀 잠시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뒤에서 손이 다가와 엉덩이를 움켜쥐듯 주물럭거리는 촉감을 느꼈습니다. 순간 당황한 B는 급히 뒤를 돌아보았고, 곁에 있던 친구 C(25세, 대학생)에게 “방금 네가 만진 거냐?”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C는 곧바로 옆에 서 있던 남자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 남자가 만졌어”라고 말했습니다.
B는 즉시 남자에게 다가가 “지금 뭐하는 거예요? 왜 만졌어요?”라며 항의했으나, 남자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나는 모르는 일이다”라는 식의 제스처를 보였습니다. 그러고는 별다른 반응 없이 등을 돌려 친구들이 있는 테이블 쪽으로 걸어가 버렸습니다.
사과조차 하지 않고 떠나는 남자의 태도에 B는 극도의 분노와 수치심을 느꼈습니다. 곧장 현장에 있던 보안요원에게 다가가 “방금 저 남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하였습니다.
보안요원이 누구인지 묻자, B는 A를 지목했습니다. 보안요원은 즉시 A를 찾아내어 클럽 밖으로 데리고 나왔고, B는 이어서 112에 전화를 걸어 경찰에 신고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목격자 C는 경찰에게 “B의 말이 사실이다. 내가 직접 남자가 B의 엉덩이를 만지는 장면을 보았다”고 진술하였습니다.
또한 C는 “추행 당시 B와 내가 모두 그 남자의 얼굴을 똑똑히 확인했고, 가드에게 사건을 설명한 직후에도 같은 남자를 가리켰으며, 가드가 함께 클럽 안으로 들어가서 A를 데리고 나왔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피해자 B와 목격자 C는 추행이 발생한 순간부터 직후까지 범인의 얼굴을 직접 확인하였고, 클럽 보안요원에게 즉각 신고하며 동일하게 피의자 A를 지목하였다고 진술하였습니다. 사건은 현장에서 곧바로 경찰에 인계되어 성추행 사건으로 수사가 개시되었습니다.
관련법률
형법 제298조(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민경철 센터의 조력
의뢰인 A는 범행을 전면 부인하면서 피해자가 사람을 잘못 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1) 피해자의 범인 특정 과정의 불확실성
B는 클럽 내부 통로에서 추행을 당하였다고 주장하면서 A를 범인으로 지목하였습니다. 그러나 당시 클럽 내부에는 많은 인원으로 혼잡하였고 조명 역시 어두운 상태였습니다.
실제로 사건 당시 B 앞에 서 있었던 D는 참고인 조사 때 “B가 범인을 지목했을 당시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 누구를 지목했는지조차 확인할 수 없었으며, 당시 피의자를 보지 못하였다”는 진술을 하였습니다.
이는 B가 추행 직후 정확하게 범인의 얼굴을 확인하지 못하였음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정황입니다. B가 범행 직후 명확하게 범인을 특정할 수 없었다면, 이후 지목 역시 신빙성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2) 범인 지목까지의 시간적·공간적 간극
B는 추행 직후 즉시 A를 특정한 것이 아니라, 클럽 밖으로 나가 가드와 대화를 나눈 뒤 다시 클럽 내부로 들어와 A를 지목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짧지 않은 시간이 경과되었고, 혼잡한 내부에서 손님들이 자리를 옮겼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B는 A가 속한 일행이나 위치, 테이블 등을 전혀 확인하지 못한 상태였으며, 따라서 ‘처음 보았던 사람과 비슷하다’는 인상에 근거해 A를 지목했을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3) 차림새 및 체형의 모호성
B와 C는 ‘흰 셔츠를 입은 마르고 키 큰 남자’라고 진술하였습니다. 그러나 클럽 내부에서 특이한 차림새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 동일하거나 유사한 체형과 복장을 한 다른 손님이 존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특히 A는 현행범 체포 당시부터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였고, 클럽 내부 CCTV 확인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은 이를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A에게 유리한 증거 수집을 소홀히 한 절차상 하자이며, 따라서 B측 진술만으로 범행을 단정할 수 없습니다.
4) 증인 진술의 모순
B와 C의 법정 진술은 가드와 함께 범인을 특정하는 과정에서 서로 엇갈리고 있습니다. 특히 ‘C가 먼저 지목했다’는 부분과 ‘B가 지목했다’는 부분이 상호 충돌하여 그대로 믿기 어렵습니다. 또한 당시 A가 있었던 위치, 가드가 A를 데리고 나오게 된 경위 등에 대해서도 진술 간 불일치가 존재합니다. 이는 B측의 범인 특정 과정이 매우 불안정하였음을 보여줍니다.
5) 이 사건은 B와 C의 진술만으로 구성요건 사실이 입증되어야 하는데, 위와 같은 조명·혼잡·시간 경과·차림새 모호성·진술 불일치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A를 범인으로 단정할 증거는 부족합니다.
사건의 결과: 무혐의 불기소처분
본 사건에서 피해자와 목격자 진술의 신빙성을 검토함에 있어 가장 중점적으로 지적한 부분은, 객관적 정황과 명백히 배치되는 대목들이었다는 점입니다. 피해자의 진술은 사건 당시 상황과 맞지 않는 부분이 반복적으로 나타났고, 목격자라 주장하는 인물들의 발언 또한 현장의 실제 구조 및 시간적 흐름과 부합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사건이 발생한 장소가 클럽이라는 특수성을 간과할 수 없었습니다. 클럽의 혼잡한 인파, 어두운 조명과 빠르게 변하는 조명 효과, 시간 경과에 따른 기억의 왜곡은 목격 진술의 신뢰도를 현저히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였습니다. 단순히 “봤다”는 진술만으로는 객관적 사실관계를 입증하기 어렵고, 오히려 그 환경적 특성 때문에 착각이나 과장이 개입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하였습니다.
더 나아가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반드시 확인되어야 할 CCTV 영상 확보와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적하였습니다. 이는 수사기관이 객관적 증거보다 불확실한 진술에 의존하고 있다는 명백한 한계로, 피의자에게 불리한 추정이 형성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였습니다.
결국 이러한 논리적 대응과 전략적 변론이 효과를 발휘하여, 검찰은 피해자 측 진술만으로는 공소 유지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였고, 최종적으로 무혐의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이는 단순한 운이 아니라, 허술한 진술 구조와 객관적 증거 부재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그 모순을 치밀하게 드러낸 결과였습니다. 변론 전략의 정밀함이 곧 피의자의 자유를 지켜낸 결정적 요인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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