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사실
A와 B는 소개팅 어플을 통해 알게 되었고, 며칠간의 대화를 거쳐 빠르게 호감을 쌓아 실제로 만남을 가졌습니다. 교제 초기부터 급속히 가까워진 두 사람은 만난 지 며칠 되지 않아 성관계까지 가졌습니다.
그러나 짧은 시간 안에 깊어진 관계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어느 날 통화 도중 B가 이별을 요구하면서 갈등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B의 이별 선언을 들은 A는 격렬하게 반응하였습니다. A는 “너의 가족들에게 그동안 있었던 모든 일을 폭로하겠다. 네 인생이 어떻게 꼬이는지 두고 보라”라는 말을 던지며 B를 심리적으로 압박하였습니다.
B는 가족에게 과거의 일이 알려질까 두려움에 휩싸였고, 순간적으로 “잘못했다. 뭐든지 다할게”라고 말하며 위기를 모면하려 하였습니다.
이에 A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한층 수위를 높였습니다. A는 “네 자위행위 영상을 보내라. 그 정도 각오도 없이 나와 다시 사귈 수 있을 것 같냐?”라고 요구하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시간은 흘렀지만 A의 요구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A는 다시 전화를 걸어 “빨리 자위행위 영상을 보내라”라고 재차 요구하였습니다.
B는 극도의 압박과 불안 속에서 거부하지 못한 채, 결국 자신의 집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해 옷을 벗고 자위행위를 하는 영상을 직접 촬영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영상을 카카오톡을 통해 A에게 전송하였습니다.
A는 그 영상을 수신한 뒤 이를 저장하고 확보한 채 두었습니다.
며칠이 지난 후에도 A와 B 사이의 갈등은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다시 통화가 이어졌고, B가 또다시 “이제는 헤어지자”라며 관계 종료를 요구하자 A는 곧바로 영상을 거론하였습니다.
A는 “그 영상 어떻게 될지 알고 있지 않느냐”라며 유포 가능성을 암시하면서 B를 심리적으로 위축시켰습니다. 이는 단순한 감정적 발언이 아니라, 촬영물을 무기 삼아 피해자를 협박하는 행위였습니다.
이로써 A는 협박을 수단으로 삼아 B로 하여금 본래 의무가 없는 행위를 강제로 하게 만들고, 촬영물을 이용하여 협박했다며 강요죄와 촬영물이용협박죄로 고소되었습니다.
피의자의 진술
그러나 A의 입장은 정반대였습니다. A는 수사기관 조사에서 사건의 발단은 단순한 연인 간의 말다툼이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A의 말에 따르면, 통화하다 다투던 중 B가 먼저 “내가 잘못했다. 뭐든지 다 할게”라고 사과하며 저자세로 나왔고, 본인은 그저 화가 난 감정을 드러내며 “계속 만나고 싶으면 네가 자위행위를 하는 영상을 보내라”라고 말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A는 이는 단순한 연인 간의 갈등 속에서 나온 즉흥적인 표현에 불과하며, 결코 가족들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하거나 폭로를 빌미로 강제한 사실은 없다고 항변하였습니다.
A는 또 다른 정황을 강조했습니다. 이 사건 통화 이후, 두 사람은 함께 만나 데이트를 하였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그 다음날 두 사람은 약속을 잡고 외출을 하였으며, 함께 식사도 하고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A는 이러한 정황이 B가 주장하는 ‘협박에 의한 강제성’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근거가 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A의 주장은 구체적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는 B가 영상을 전송한 행위 역시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B가 자신의 잘못을 만회하고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일종의 자발적 선택이었다는 것입니다.
즉, 연인 사이의 갈등 상황에서 상대방의 환심을 사기 위해 과도한 행동을 한 것일 뿐, 본인이 협박으로 강제한 정황은 전혀 없다는 설명이었습니다.
A는 자신이 문제 삼은 것은 단순히 “계속 만나고 싶으면 어떻게 행동할 것이냐”라는 감정적 발언이었고, 그 이상으로 상대방의 자유를 억압하거나 강압적으로 요구한 사실은 없다고 일관되게 진술하였습니다.
관련법률
형법 제324조(강요)
①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 제14조의3(촬영물과 편집물 등을 이용한 협박ㆍ강요)
①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 또는 복제물(복제물의 복제물을 포함한다), 제14조의2제2항에 따른 편집물등 또는 복제물(복제물의 복제물을 포함한다)을 이용하여 사람을 협박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민경철 센터의 조력
제출된 증거 전체를 종합하여 볼 때, 피의사실을 뒷받침하는 유일한 직접증거는 피해자의 진술뿐이며, 그 진술 역시 객관적 정황과 경험칙에 비추어 신빙성이 부족하여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무혐의 처분이 타당하다며 다음과 같은 의견을 개진하였습니다.
1) 대법원 판례는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부인하며 피해자의 진술 외 직접 증거가 없는 경우, 피해자의 진술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진실하다는 확신을 줄 수 있어야만 유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2) 강요죄에서의 협박은 객관적으로 상대방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해악의 고지가 있어야 합니다. 연인 사이에서의 요구가 곧바로 협박에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3) 계속 사귀려면 자위영상을 보내라고 한 것은 강요죄의 협박이 될 수 없습니다. 두 사람은 이미 성관계를 가진 연인 관계였고, 교제 과정에서 수천 건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성적 농담과 사진 교환을 하였습니다. 사건 당시에도 말다툼 끝에 B가 먼저 사과하면서 “뭐든지 다 하겠다”라고 하였고, 영상을 전송한 것은 A의 화를 풀기 위한 자발적 행위였습니다.
4) A는 또한 “만약 내가 진정으로 협박을 했다면, B가 그 다음날 태연히 만나서 나와 함께 시간을 보냈겠느냐”라고 반문하였는데, 실제로 B는 영상을 전송한 다음날 A과 자연스럽게 데이트를 하였습니다. 이는 ‘협박에 의한 강요’라는 B의 진술과 명백히 모순됩니다.
5) A가 “계속 만나고 싶으면 영상을 보내라”라고 말한 사실은 있으나, 사회통념상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정도의 협박으로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B가 자발적으로 전송한 영상을 받은 A가 그 이후 영상물을 빌미로 하여 협박한 일 자체가 없으므로 촬영물이용협박을 한 바가 없습니다.
6) B는 이 사건 동영상에 대해서 삭제 요구 없이 방치하다가, 뒤늦게 가족이 개입한 후 비로소 문제를 제기하였습니다. 이는 B의 진술이 당시 상황을 과장하거나 왜곡했을 가능성을 강하게 뒷받침합니다.
7) 무엇보다도 B의 진술은 논리적으로 모순되고 타당성이 없어서 신빙성이 매우 떨어집니다. B의 진술에 의하면 제일 처음 B가 헤어지자고 요구하자 A가 이를 거절하며 가족들에게 비밀을 폭로한다고 협박하면서 자위영상을 요구했다고 하는데, 가족들에게 폭로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폭로될 경우 더욱 치명적으로 작용하는 성행위 영상을 전송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며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오히려 다툼으로 인해 A의 기분이 상하게 되자, B가 A의 기분을 맞춰주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성행위 영상을 전송해줬다는 A의 진술이 더 신빙성이 있습니다.
8) 따라서 영상을 A에게 제공하게 된 경위에 대한 B의 진술은 앞뒤가 맞지 않으며 급히 날조한 것으로 애초에 강요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히려 B는 A의 비위를 맞춰주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보내고 난 뒤, 뒤늦게 유포에 대한 우려와 불안으로 A를 촬영물이용협박죄와 강요죄로 허위사실을 고소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일 것입니다.
9) 수사기관은 피고인의 휴대폰을 디지털 포렌식 하였으나, 문제된 나체사진은 이미 삭제되어 있었고 외부 유출 정황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피고인이 협박의 수단으로 사진을 보관하거나 실제로 유포하려 했다는 점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정황입니다.
10) B는 본 사건과 함께 폭행·유사강간 등 중대한 범행 사실도 함께 고소하였으나, 이 부분은 신빙성이 없어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는 피해자의 진술 전반에 대한 신빙성을 약화시키는 요소입니다.
사건의 결과: 무혐의 불기소처분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 진술은 중요한 증거임이 분명하지만, 그 진술이 객관적인 정황, 경험칙, 논리칙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신빙성이 부정될 수 있음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였습니다.
즉, 진술이 일관적이라는 외형만으로는 신빙성을 보장할 수 없으며, 구체적 사실과 객관적 상황에 비추어 검증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이와 같은 논리를 토대로 저희는 피해자 진술의 한계와 모순을 체계적으로 드러내었고, 결국 검찰은 공소사실을 입증할 충분한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 결과 피의자에게는 무혐의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이는 단순히 진술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수준을 넘어, 법리와 사실관계를 교차 검토하여 공소 유지의 불가능성을 설득력 있게 입증한 변론의 성과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치밀한 법리적 대응과 전략적 변론이 피의자의 방어권을 온전히 지켜낸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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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소처분] 스스로 전송한 영상, 촬영물이용협박으로 고소했으나 무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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