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사례] 결혼각서 안쓰면 퇴사? 공공기관 임원 1심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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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소사례] 결혼각서 안쓰면 퇴사? 공공기관 임원 1심 판결 

박지영 변호사

안녕하세요. 박지영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제가 맡았던 사건 중 하나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SBS에 보도되었고, 최근 1심 판결 이후 각종 언론에서 조명받았던 다소 충격적인 사건입니다.

■ 사건 개요

이름을 들으면 알 만한 경기도에 있는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에서 일어난 일인데요. 해당 기관의 서열 2위 정도에 해당되는 임원이 낮 근무임에도 불구하고 술에 만취하여 회사에 들어오는 일이 잦았습니다. (이런 일이 이미 비일비재하다는 것 자체가 사실 그 기관의 맹점을 잘 보여주고 있죠.) 어느 날, 자기 밑에서 일하는 A 여직원을 불러내서, 같은 기관에서 일하는 다른 남자직원과 연결을 시켜 준다고 얘기하며 '지금 남자 친구랑 헤어져라, 별로 볼 일 없다. 남직원만큼 괜찮은 사람 없다' 라며 끊임없이 말을 합니다.

'생각해서 한 말 아니야? 그렇게까지 이상한가?'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매일 술만 마시면 이같은 얘기를 반복적으로 꾸준히 했던 거죠.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방으로 A여직원, B남직원 두 사람을 부릅니다. 그 자리엔 다른 남자 직원도 있었습니다. 총 4명이 한 방에 있었던 건데요. 가해자는 두 남녀직원에게 '진도를 어디까지 뺐는지? 둘이 잠자리를 했는지?'까지 물어봅니다. 그리고 술에 취해서는 '결혼하겠다는 각서에 서명날인 하지 않으면 이 방에서 못 나간다'고 말을 합니다. 당일에 꼭 받아야 하는 결재서류가 있었던 피해자로서는 매우 당혹스러웠겠죠. 더욱이 상대는 서열 2위의 임원입니다.

■ 가해자뿐만 아니라 기관 자체도 문제있어...

이 기관은 얼마나 엉터리냐 하면, 소위 말하는 소수의 일부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지방으로 인사 발령을 내는 게 일상이었고, 이런 부분이 두려웠던 피해자나 남자 직원은 해당 각서에 서명날인을 하고 맙니다. 이게 과연 2020년대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싶은데요. 낮술을 마시고 들어오고, 결혼 각서를 강요하고, 잠자리를 묻고, 인사 발령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이것은 모두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결국 SBS에 방영이 되었고, 저는 피해자 측 변호인으로 사건을 맡고 있었고, 제가 SBS에 제보를 한 사건입니다.

#처음에는 참으려고 했던 피해자, 그러나...

기관 자체가 너무 엉터리다 보니 거기 있던 직원들도 가해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피해자를 예민한 사람으로 몰아가기 시작합니다. '뭐 그럴 수도 있지.' 이런 반응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피해자는 결국 극단적인 시도까지 하게 되고요. 연차도 내고 휴직도 했지만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은 사내징계를 요청하게 되었습니다. 그 단계부터 제가 개입을 했는데요.

■ 당시 상황과 대응 전략은?

해당 기관 사내 규정상 성범죄는 시효가 3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모든 공공 기관이 10년으로 늘린지가 한참 전입니다. 이 기관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이런 부분에서도 알 수 있었죠. 이후 가해자 측은 '시효가 끝난 일로 괜히 시끄럽게 굴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반성의 빛이 하나도 없었죠. 그래서 부득이하게 재판을 하게 됐고, 형사소송도 걸게 되었습니다. 수사 기관에서 성범죄 부분은 인정되기가 다소 어려울 수 있으므로 징계를 권하였으나, 징계 시효가 만료된 상황이었습니다. 수사기관에서도 매우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강요죄로 올라갔는데요.

■ 강요죄 1심 판결, 집행유예 선고 의미는?

의무가 없는 결혼각서에 날인을 하게 했으니 강요죄가 성립됩니다. 보통 강요죄는 벌금형 혹은 약한 처벌로 마무리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안은 결국 집행유예가 나왔고, 금고 이상의 형이기 때문에 공무원의 법률이 반영되는 공공기관에서는 퇴직금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집행유예를 받았다고 하면, '돈도 안 내고 자유로운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공무원들에겐 매우 치명적입니다.

SBS에 보도됐던 내용에 후속 보도 차원에서 정보를 드렸는데요. 기관 전체적으로 문제가 있는 경우, 개인 한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것은 한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사건입니다. 직장 내에서 힘든 상황에 놓이셨다면, 무조건 참고 견디는 것보다는 전문가와 함께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고려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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