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부모로부터 건물 등의 부동산을 상속받는 경우 '시가'를 기준으로 상속세 신고를 해야 합니다.
이때 '시가'는 상속개시일 시점을 기준으로 합니다.
시가로 인정되는 금액은 매매사례가액, 감정가액, 보상가액, 경매가액, 공매가액 등이며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기준시가로 평가하게 됩니다.
그런데 2020년 세법개정으로 상속세나 증여세를 기준시가로 신고할 경우 과세당국이 소급감정평가를 통해 상속세나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조세형평성에 어긋나는 불공평한 과세 처분도 일어날 수 있어 신중한 대응이 요구됩니다.
오늘은 과세당국의 소급감정평가로 이루어진 상속세 부과 처분을 위법이라고 판단한 사례를 소개해드리려고 하는데요,
유사한 상황에서 상속세 신고를 해야 하는 상속인들이라면 주의깊게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상속건물 기준시가로 신고했다가 14억 상속세 폭탄 맞은 사연
상속인 A씨는 돌아가신 부친으로부터 상속받은 토지와 건물에 대해 매매사례가 없어 보충적 평가방법인 기준시가로 상속재산 가액을 45억으로 신고한 뒤 그에 따른 상속세 12억을 납부했습니다.
그런데 과세당국은 원고 A씨에 대한 상속세 세무조사를 실시하면서 두 군데 감정평가법인을 통해 새롭게 해당 상속재산에 대한 감정평가를 실시했고 두 군데 감정평가법인의 평균 평가액인 70억을 해당 상속재산가액으로 시가인정심의를 신청했습니다.
상속인 A씨는 조사청 감정평가결과를 통지받은 후 두 군데 감정평가법인을 통해 감정평가를 의뢰했는데요,
의뢰받은 두 군데 감정평가법인은 해당 상속재산에 대해 각각 59억원과 9억원으로 가액을 평가했습니다.
평가심의위원회는 구 상증세법 시행령(2020. 2. 11. 대통령령 제303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상증세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49조, 제49조의2에 따라 심의한 결과, ‘상속재산에 대한 평가기간이 경과한 시점부터 상속세 법정결정기한 전까지의 기간 중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보아, 조사청 측 및 원고 측 감정평가 결과를 위 시행령 제49조 제1항 제2호에서 정한 감정가액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심의하였고, 이에 조사청은 조사청 측과 원고 측의 각 감정평가 결과 감정가액의 평균액인 64억원을 이 사건 부동산의 시가로 보아 상속재산을 평가하고 상속인 A씨에게 14억원의 상속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처분을 내린 것입니다.
소급감정평가 대상이 되는 상속재산의 기준
국세청은 2020. 1. 31. ‘상속·증여세 과세형평성 제고를 위한 꼬마빌딩 등 감정평가사업 시행 안내’에 대한 보도자료를 발표하면서 비주거용 부동산 및 지목의 종류가 대지 등으로 지상에 건축물이 없는 토지(나대지) 중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신고하여 시가와의 차이가 크고 고가인 부동산을 중심으로 감정평가를 실시할 계획이고, 2019. 2. 12. 이후 상속 및 증여받은 부동산 중 법정결정기한 이내의 물건을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인 점을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모든 비주거용 부동산이 대상은 아니고 상속·증여된 비주거용 부동산으로서 시가와 신고가액의 차이가 큰 경우 등 과세형평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물건이 소급감정평가 대상입니다.
상속인 A씨가 신고한 상속재산의 감정가액이 시가와 차이가 크고 매매사례가 없는 비주거용 부동산이었기에 소급감정평가 대상이 된 것이죠.
여기서 알 수 있는 사실은 매매사례 등이 존재하지 않는 비주거용 건물 내지 토지 등에 관하여 납세의무자가 별도의 감정을 하지 않은 채 보충적 평가방법을 적용하여 상속세를 신고·납부했고 과세관청의 조사 결과 공시가격과 시가의 차이가 지나치게 크다면 시가로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4억 상속세 추가부과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이유
상증세법 시행령 제60조(평가의 원칙 등) ① 이 법에 따라 상속세나 증여세가 부과되는 재산의 가액은 상속개시일 또는 증여일(이하 "평가기준일"이라 한다) 현재의 시가(時價)에 따른다.
서울행정법원이 14억 상속세 추가부과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근거는 바로 상증세법 시행령 제60조 1항입니다.
상속부동산에 대한 과세를 위해 새로이 감정을 실시하는 경우에는 그 가격산정기준일을 상속개시일 또는 증여일로 하여야 함이 공시지가기준법에 따른 감정평가의 기본원칙에 부합하는데, 본 사건 부동산의 감정은 상속개시일로부터 6개월이 지난 시점을 가격산정기준일로 잡았으므로 위법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가격산정기준일과 상속개시일 사이에 특별한 가격변동이 없었다면 그 자체로 위법하다고 볼 수 없지만, 이에 대한 입증은 과세당국이 해야합니다.
그런데 이에 대한 과세당국의 엄격한 증명이 없었으므로 이 사건 감정가액을 이 사건 부동산의 상속개시 당시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절하게 반영한 시가로 인정할 수 없고 이와 전제를 달리한 추가 상속세 부과 처분은 위법하다는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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