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A와 피해자 B(가명, 여, 만 16세)는 서로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입니다. A는 오후 5시 30분경, 공원 입구 벤치에 앉아 있던 B가 교복 차림으로 혼자 휴대전화를 보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A는 B에게 다가가 “혹시 근처에 버스정류장이 어디 있느냐.”라고 물었습니다.
B가 “바로 앞에 있습니다.”라고 짧게 대답하자, A는 “학생인데 혼자 있네. 몇 학년이냐.”라고 물었습니다. 피해자가 “고1 인데요.”라고 답하자, A는 “너는 좀 불량해 보이는데, 학교 잘 다니냐.”라고 농담처럼 말했습니다.
피해자가 곧바로 “아닙니다.”라고 반박했음에도, 피의자 A는 “솔직히 말해봐라, 학교 자주 빠지는 거 아니냐.”라고 재차 물으며 피해자의 기분을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어 피의자 A는 옆자리에 더 가까이 앉더니, “너 알바 같은 거 해본 적 있냐.”라고 뜬금없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피해자가 당황한 듯 “없다.”고 대답하자, 피의자 A는 지갑을 꺼내 보이며 “그럼 내가 3만 원 줄 테니까 나랑 근처에서 밥 먹자.”라고 제안하였습니다.
이에 놀란 B가 “싫어요.”라고 거부하자, A는 더 노골적으로 “그럼 10만 원 줄 테니까 나랑 데이트하자. 아무도 모르게 만나면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B가 손사래를 치며 고개를 돌렸음에도, A는 집요하게 같은 제안을 반복하였습니다. B는 불안과 두려움을 느껴 벤치를 벗어나 도망가려 하였고, 마침 공원 관리인이 순찰을 돌며 상황을 목격하고 B를 보호하면서 곧 경찰에 신고하였습니다.
출동한 경찰관이 현장에서 A를 제지하고 신원 확인 후 조사하였으며, B는 당시 강한 수치심과 불안을 호소하였습니다.
A의 행위는 18세 미만의 아동·청소년에게 금전을 미끼로 성적 목적을 암시하며 수치심을 유발한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관련법률
아동복지법 제17조(금지행위)
누구든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2.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거나 이를 매개하는 행위 또는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행위
아동복지법 제71조(벌칙)
① 제17조를 위반한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1의2. 제2호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민경철 센터의 조력
A는 아동학대죄로 입건되었습니다. A가 B에게 한 말들이 바람직하지 않은 건 분명하지만, 과연 아동학대가 될지 의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취지로 의견을 개진하였습니다.
1)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아동복지법상 ‘성적 학대행위’란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성희롱 등으로서 아동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성적 폭력 또는 가혹행위를 의미합니다.
즉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행위라 하더라도 그것이 아동의 인격 발달에 현저히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정도에 이르러야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2) A가 B에게 “데이트를 하자”는 발언을 한 사실은 B의 진술을 통해 인정되나, A는 B가 즉시 거절 의사를 밝히자 별다른 제지 없이 자리를 떠나도록 하였고, 어떠한 신체적 접촉이나 강압적 언행도 하지 않았습니다.
3) 또한 ‘데이트’라는 표현은 사전적·일상적 의미에서 반드시 성적 행위를 내포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A가 제안한 행위가 구체적으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음란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4) 설령 A의 행위가 사회통념상 미성년자에게 부적절하고 비도덕적인 언행이라 하더라도, 형사처벌은 엄격한 법률 해석을 전제로 해야 합니다. A의 발언이 B의 성적 가치관 형성을 현저히 저해하거나 인격 발달에 중대한 위해를 가했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아동복지법상 ‘성적 학대행위’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사건의 결과: 불송치결정
법원은 아동학대 사건에서 신체적·정신적 학대에 비해 성적 학대를 더 무겁게 평가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성희롱적 발언이 곧바로 성적 학대에 해당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즉,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켰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며, 아동의 건강과 복지를 실질적으로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을 정도의 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가 있어야 성적 학대로 인정된다는 입장입니다.
이 사건에서 문제 된 A의 발언은 분명 아동에게 불쾌감이나 수치심을 줄 수 있는 부적절한 성희롱적 언행일 수는 있으나, 발언의 강도나 수위가 높지 않아 법원이 요구하는 ‘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의 수준에는 이르지 않는다고 판단되었습니다. 결국 해당 발언은 비난 가능성은 있으나 법적 처벌의 대상이 되는 성적 학대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송치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저희는 해당 발언은 아동학대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으며 단순한 도덕적 비난 가능성과 형사처벌 가능성은 엄연히 구별되어야 한다는 법리를 강하게 부각하였습니다. 결국 이러한 치밀한 대응과 전략적 방어가 주효하여, A 사건은 무혐의 불송치 결정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사소한 추측이나 감정적 비난이 결코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없음을 확인한 결과이며, 철저한 준비와 변호인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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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송치결정] 아동학대죄, 아동복지법 성적 학대행위 무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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