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관계
피의자 A와 고소인 B는 약 2년간 연인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두 사람은 교제 초기부터 서로의 성적 취향과 사생활을 깊이 공유하였고, 성관계나 성행위 과정에서 영상을 촬영하는 행위도 빈번히 있었습니다.
촬영은 대부분 A의 스마트폰을 이용해 이루어졌으나, 때로는 B가 자신의 휴대전화로 직접 촬영하거나 삼각대·거치대를 설치하여 함께 영상을 찍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촬영 과정에서 B는 카메라 위치를 조정하거나 화면 각도를 맞추는 등 적극적으로 관여했고, 촬영 도중 웃거나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다수 존재하였습니다.
이들의 관계는 6개월 전 파국을 맞이했습니다. 헤어진 뒤 양측은 연락을 끊었으나, 얼마 후 B는 경찰에 A를 ‘카메라등이용촬영죄’로 고소하였습니다.
고소 내용은 A가 교제 기간 동안 B의 의사에 반하여 성관계 장면과 B의 자위행위 영상을 촬영했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B는 일부 장면에 대해 자신이 동의한 적이 없으며, 몰래 촬영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관련법률
성폭력처벌법 제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①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민경철 센터의 조력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다수의 영상에는 촬영음이 명확히 들렸고, B가 화면을 바라보거나 자세를 바꾸는 모습, 심지어는 직접 촬영 버튼을 누르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또한 B의 휴대전화에도 동일한 시기에 촬영된 성행위 영상 파일이 다수 발견되었고, 일부는 파일명·시간대까지 A의 기기와 동일했습니다.
이러한 정황은 당시 촬영이 상호 합의에 기반 했거나, 최소한 A가 B의 동의를 받았다고 오인할 만한 합리적 사유가 있었음을 강하게 시사하였습니다.
저희는 다각도의 증거수집·검증 결과를 종합하여 범죄구성요건 해당성이 없음을 논리적으로 입증하고, 이를 근거로 수사기관에 피의자에 대한 무혐의 의견을 강력히 개진하였습니다.
1) B의 진술이 촬영 동의 여부에 있어 일관성을 결여하고 있습니다. 동일한 날, 동일한 상황에서 일부 사진에는 동의하고 일부에는 동의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B가 “정면을 보고 누워 있을 때는 동의했다”는 진술은 얼굴이 함께 나오는 촬영만 동의했다는 것으로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고, 카메라등이용촬영죄가 성립되도록 하기 위해서 사후적으로 급조된 진술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진술 내 모순은 신빙성을 저하시키는 요소입니다.
2) A의 인식 측면에서 보면, B가 얼굴이 나오는 정면 촬영을 동의했다면 당연히 얼굴이 안 나오는 촬영도 전부 동의한 것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성관계와 같이 연속적인 신체 접촉과 감정의 흐름이 있는 상황에서는 개별 촬영 행위마다 명시적인 재동의를 요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려우며, B가 특정 촬영을 적극적으로 허용한 이상 A의 동의 인식이 확장될 수 있습니다.
3) B가 “동의하지 않은 사진은 모두 몰래 촬영된 것”이라고 진술하였으나, 당시 휴대전화 카메라의 촬영음이 발생했다는 점, 촬영음 차단을 위해서는 별도의 설정이 필요한데 그러한 설정을 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전혀 없다는 점은 ‘몰래 촬영’ 주장의 설득력을 약화시킵니다.
특히 밀착된 신체 접촉이 이루어지는 성관계 상황에서 수십 장의 사진이 촬영되었음에도 B가 이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주장은 경험칙상 매우 이례적입니다.
4) 실제 사진 파일의 각도, 구도, 밝기, 촬영 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때, B가 촬영 상황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정황이 다수 확인됩니다. 이는 일부 사진뿐 아니라 상당수의 촬영에 B가 적어도 묵시적으로 동의했거나, 최소한 A로 하여금 그렇게 인식하게 할 수 있는 사정을 구성합니다.
5) B의 휴대전화에도 동일한 시기·내용의 영상이 저장되어 있었고, 삭제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이는 당시 촬영이 은밀히 강행된 것이 아니라 상호 공유·보관을 전제로 이루어진 가능성을 뒷받침합니다.
6) 종합하면, B의 진술은 내부적으로 모순되고 객관적 정황과 부합하지 않으며, A의 입장에서는 촬영 전반에 대한 동의가 있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 사정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촬영 동의 부존재’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려워, 무혐의 결론이 타당합니다.
사건의 결과: 불송치결정
연애할 땐 카메라 앞에서 웃고, 헤어지고 나선 법정에서 울며 ‘몰래 찍혔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순간의 감정과 후회를 범죄로 포장해버리는 셈입니다.
하지만 법은 이런 이중 플레이에 그리 관대하지 않습니다. 판례는 분명히 말합니다. 당시 명백한 동의가 있었음에도 뒤늦게 ‘몰카’라고 꾸며낸다면 무고죄가 성립됩니다.
결국 불안과 분노를 억지 고소로 달래려다, 유포 피해자가 아닌 피고인의 이름으로 기록에 남는 아이러니를 마주하게 되는 것입니다. 법은 사랑의 후일담을 동정해주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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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송치결정] 성관계 영상 카메라등이용촬영죄 무혐의 ♦️](/_next/image?url=https%3A%2F%2Fd2ai3ajp99ywjy.cloudfront.net%2Fassets%2Fimages%2Fpost%2Fcase_title.jpg&w=3840&q=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