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관계
A와 B는 4년 가까이 내연관계를 지속해 온 사이였습니다. A는 유부남이었고, B는 이혼한 뒤 혼자 자녀를 양육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연인처럼 일상을 공유했고, A는 평소 B의 집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으며, 현관 비밀번호도 알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오랜 교제 기간 동안 A는 B에게 생활비와 명목 불명의 자금을 꾸준히 건넸고, 누적된 금전채무는 약 2천만 원에 달했습니다. 변제일이 경과한 시점부터는 A가 채무 상환을 요구하며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자주 발생했습니다.
이 무렵, A는 B의 휴대전화에서 다수의 남성과 친밀한 대화를 나눈 흔적을 발견하였고, 직업상 남성과의 접촉이 잦았던 B의 생활 태도에 강한 불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문자 메시지 내용 중에는 “사랑해”, “내가 네 여자야”와 같은 연애감정을 내포하는 표현이 있었고, A는 이를 외도의 확증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이로 인해 A는 수차례 B에게 외도 사실을 추궁했고, 감정이 격해진 상황에서는 흉기를 들고 위협한 일도 있었습니다. 다만, 이는 양측 모두 당시 신고나 고소로 이어지지 않았으며, 이후에도 관계는 계속 유지되었습니다.
문제의 사건은 채무 독촉과 외도를 둘러싼 다툼 중에 발생하였습니다. 그날 A는 B의 집을 찾았고, B는 별다른 제지 없이 A를 들였습니다.
당시 B의 자녀는 다른 방에서 자고 있었고, 두 사람은 거실에서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A는 B에게 최근 만났던 남성들과의 관계에 대해 따졌고, B는 대화를 피하려 하였으나 결국 언쟁이 고조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B가 눈물을 흘리며 감정을 드러내자, A는 오히려 평소보다 진정된 태도로 위로하려 했다고 진술하였습니다.
언쟁이 가라앉은 후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침실로 들어갔고, 성관계가 이루어졌습니다. A는 당시 B의 반항이나 거부는 전혀 없었고, 오히려 평소와 다름없는 애정행위였다고 진술했습니다.
A는 성관계 직후 곧바로 B의 집을 나왔고, 이후에도 며칠 간 연락을 주고받으며 평상시와 다름없는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A가 다시 B에게 채무 변제를 독촉하자, B는 돌연 “그날 일이 강제로 이루어졌다”며 A를 주거침입강간 혐의로 고소하였습니다.
관련법률
성폭력처벌법 제3조(주거침입강간)
① 「형법」 제319조제1항(주거침입)의 죄를 범한 사람이 같은 법 제297조(강간)의 죄를 범한 경우에는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민경철 센터의 조력
주거침입강간은 7년 이상의 징역형이 선고되는 범죄이므로 집행유예를 받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주거침입강간죄는 주거침입죄와 강간죄의 결합범으로 반드시 주거침입죄가 기수에 이른 후에 강간을 해야 합니다.
먼저 주거침입죄가 성립되는지를 검토한 결과, A에게는 본죄가 성립될 수 없었습니다. 주거침입은 주거의 사실상 평온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죄로 주거의 ‘침입’이 되려면 거주자의 의사에 반해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평온 상태를 깨뜨려야 합니다.
피의자가 이미 현관의 비밀번호를 공유하고 있었고 평소와 마찬가지로 통상적인 방법으로 주거에 들어왔기 때문에 침입한 것으로 볼 수는 없었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 진술은 일관성이 부족하였습니다. 초기 경찰 조사에서는 단순히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강제로 성관계가 있었다’고 진술하였으나, 검찰 단계에서는 ‘뺨을 맞고 머리채를 잡힌 상태에서 억지로 눕혀졌다’는 등의 폭행·협박 정황이 추가되었습니다.
그러나 A는 피해자 진술에 포함된 물리력 행사는 전혀 없었다고 강력히 부인하였고, 상처나 물리적 저항의 흔적도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한편, B가 제출한 증거물 중 하나인 ‘찢어진 속옷’은 성관계 당시 훼손되었다는 증거로 보기 어렵다는 감정 결과가 있었고, 사건 이후 피해자 스스로 세탁된 침구류 속에 A의 정액이 묻은 수건을 포함시켜 세탁물로 내놓은 점도 강간 피해자로서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행위였습니다.
결정적으로, 성관계 이후 B는 경찰에 바로 신고하지 않았고, 오히려 A가 “우리 일 있었던 거 나중에 문제 되는 거 아니지?”라는 메시지를 보내자, 그제야 고소 의사를 밝힌 점 역시 의문을 낳았습니다. 이는 A의 선제적 언급이 없었다면 고소 자체도 없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또한, B가 A에게 상당액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고, 해당 금전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도 배경 정황으로 작용하였습니다.
사건의 결과: 불송치결정
결과적으로, 수사기관은 피해자의 진술만으로는 A의 강간 혐의에 대해 합리적 의심 없이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으며, A의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과 피해자의 비합리적인 행동 사이의 괴리, 그리고 진술의 신빙성 부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의사실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불송치결정] 주거침입강간죄 무혐의 불송치
♦️](/_next/image?url=https%3A%2F%2Fd2ai3ajp99ywjy.cloudfront.net%2Fassets%2Fimages%2Fpost%2Fcase_title.jpg&w=3840&q=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