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사실
A와 B는 클럽의 룸에서 X와 함께 술을 마시던 중 X가 술에 취해 만취하여 정신을 잃게 되자 간음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B는 밖으로 나가 누가 오는지 망을 보고, A는 X의 속옷과 하의를 벗긴 뒤 1회 간음하였습니다. A, B는 합동으로 술에 취해 항거불능 상태인 피해자를 간음했다며 특수준강간죄로 고소되었습니다.
피해자의 진술
X는 일관되게 자신이 양주와 맥주를 섞어 마셔서 정신을 잃었고 그 이후 일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CCTV 영상에 의하면 이들이 성관계 이후 룸에서 나갈 무렵 X는 옷매무새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고 비틀거리는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
또한 A와 X는 예전부터 알고 지냈으나 이성적인 관계로 만난 적은 없고, 룸에 B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X가 성관계에 동의할 리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피의자들의 진술
A는 자신이 X의 동의하에 성관계를 했을 뿐이고, B는 누가 오는지 망을 본 일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A와 X는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되었는데, X는 이 사건 당일에도 클럽에 오기 전 술집에서 A를 껴안거나 키스 등의 스킨십을 하는 등 A에게 호감을 보이는 행동을 하였습니다.
A가 X와 스킨십을 하다 X에게 성관계를 해도 되냐고 묻자 X는 “B가 같이 있어서 하기 그렇다”고 거부하였습니다. A가 재차 요구하자 X는 “그럼 하자”면서 A의 무릎 위로 올라와 앉은 상태에서 성관계를 하였습니다. A는 B에게 잠시 나가 달라고 해서 자리를 비웠습니다.
성관계를 끝내고 이들은 룸에서 나왔고 X는 더욱 취기가 올라서 비틀거리게 되었고 술 취한 X를 데리고 나가서 인근 아파트 단지의 놀이터에 갔습니다. 피의자들의 진술에 의하면 성관계 당시 X가 술에 취하기는 하였지만 그로 인하여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민경철 센터의 조력
피의자들로부터 사건 의뢰를 받고 다음과 같은 점을 중점적으로 주장하여 무혐의 입증을 하였습니다.
1) X는 사건 당일 A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고, A역시 X에게 관심을 보였던 정황이 진술을 통해 확인됩니다.
2) 피의자들과 X는 자발적으로 함께 술을 마신 것으로 나타났으며, 피의자들이 X에게 음주를 강요한 사실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3) X는 룸에서 있었던 대부분의 일들을 기억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술에 만취하여 기억이 끊기는 블랙아웃으로 볼 여지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X가 성관계에 동의했으면서 기억에 남아 있지 않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습니다.
4) X가 클럽 룸에서 상당 시간을 기억하지 못하는 ‘블랙아웃’ 상태라 하여 반드시 즉각적으로 의식을 상실하는 것은 아니며, 기억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성관계에 대한 동의가 없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5) 피의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A가 X에게 성관계를 제안하였고, X가 초반에는 거절했으나 재차 요청을 받은 후 동의하여 성관계가 이루어졌다고 하며, B는 그 과정에서 잠시 자리를 비웠다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진술은 구체적이고 자연스러워 실제 상황을 경험하지 않고는 하기 어려운 내용으로, A가 X의 동의를 받아 성관계를 가졌을 개연성을 뒷받침합니다. X가 일정 정도 음주로 인해 판단력이 저하되었더라도, 그 상태만으로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한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설령 피의자들의 진술에 일부 비합리적인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단지 진술이 미심쩍다는 이유만으로 피의자에게 불리한 추정을 할 수는 없습니다.
더욱이 X와 A는 사건 이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고, X는 A에게 호감을 보였으며, 성경험이 없는 사람이 아닌 점, 당시 정황에 비추어 피해자가 술에 취하지 않았다면 성관계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후에 X가 처벌불원을 표시한 점 등을 종합하면, A가 X의 동의 아래 성관계를 가졌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됩니다.
사건의 결과: 무혐의 불기소처분
즉 이 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블랙아웃 상태에서 성관계에 동의했을 가능성이 다분했고, 당시 피해자는 항거불능 상태는 아니었기 때문에 준강간은 성립되지 않았습니다. 준강간이 성립되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특수준강간도 성립되지 않습니다.
특수준강간은 합동범으로 2인이 현장에서 실행행위를 분담하고 공모가 있고 시간적, 장소적으로 협동을 해야 하는데, 공모관계도 없지만, 준강간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다른 것을 검토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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