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사실
피의자(A)는 노상에서 “우리 집에서 한 잔 더 하고 자고 가라”고 권유하면서 오른손으로 피해자(B)의 왼쪽 손목을 잡아당겨 강제로 추행하였습니다.
A는 당시 B와 함께 식사를 하였습니다. A는 취기가 오를 정도로 술을 마신 상태였고 취한 상태에서 B의 손목을 낚아채듯 잡아 접촉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 건 신체 접촉이 추행의 고의를 가진 행동은 아니었습니다.
사실관계
평소 두 사람은 친밀한 관계로 사건 당일에도 함께 저녁식사와 술을 하며 친목을 다졌습니다. 당시 B가 고민이 있어 이를 들어주고자 A가 마련한 자리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A는 B에게 술자리를 더 이어갈 것을 제안하였습니다. A는 조금 더 놀고 싶었고 강하게 권유하느라 B의 손목을 잡았습니다.
B는 이러한 제안을 거절했고, A에게 주먹 악수를 청하였습니다. A는 이에 응하여 주먹 악수로 답하고 집으로 보내주었습니다.
별 수 없이 A도 집으로 귀가하고 밤 10시경, B에게 “잘 도착했냐”는 카톡 메세지를 보냈고 B는 이에 답장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A는 B가 무단결근을 한 소식을 듣고 전날 과음이 원인인 것인지 걱정이 되어 카톡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B는 그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았고, 이후 A는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A는 사건 당일 많은 술을 마셔 취했기 때문에 B의 손목을 잡아당긴 기억이 없었습니다. 어리둥절한 상태에서 추행범으로 몰리자 매우 억울하여 피의자 조사 당시 추행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민경철 센터의 조력
두 사람은 평소에도 가깝게 지내던 사이였습니다. 평소 B는 A의 손목을 치거나 주먹으로 팔을 때리는 등의 장난을 쳐왔습니다.
두 사람은 워크샵에 같이 정도로 친한 사이였기에 사건 당시에도 A가 B의 손목을 잡은 것은 친밀한 관계에서 술자리를 이어가고자 하는 권유로 자연스럽게 나온 행동일 뿐 추행의 고의로 손목을 잡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A로서는 주변에 많은 목격자가 있는 상황에서 짧은 순간 손목 한 번 잡겠다고 굳이 시간적, 물리적 열악함을 무릅쓰고 이 사건 범행에 나아갈 이유가 전혀 없었습니다.
이와 유사한 사안의 판례에서 “피고인이 접촉한 신체부위는 손목으로서 그 자체만으로는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신체 부위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피고인이 손목을 잡아당긴 것에 그쳤을 뿐 성적으로 의미 있는 다음 행동까지 나아가지는 않았던 점, 거부하는 고소인을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려 한 것으로 그 행위에 추행의 의도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으로 볼 때 피고인의 행위는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추행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A가 접촉한 신체부위인 손목은 통상적으로 추행 의사로 접촉하는 부위가 아닌 점, 사람 사이에 권유를 하면서 손목을 잡고 이끄는 행위는 통상 많이 발생하는 점, 신체 접촉이 매우 짧은 시간 동안만 이루어진 것을 고려하면 추행에 포섭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사건의 결과: 불송치결정
추행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평소 두 사람의 관계와 사건 경위도 고려해야 합니다. 사건의 본질은 결국 ‘맥락’에 있습니다.
평소 아무렇지도 않게 서로의 팔을 만지고, 장난처럼 신체접촉을 주고받던 사이였다면, 그 연장선상에 있는 가벼운 접촉이 갑자기 ‘강제추행’으로 둔갑하는 것이 과연 납득될 수 있는 일인지 의문입니다.
감정이 상했다고 해서 법의 이름을 빌려 상대방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것은, 형사사법제도를 감정의 배출구로 오인한 결과에 불과합니다.
말하지 못할 부정적 감정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그 감정의 원인이 ‘강제추행’인지, 아니면 ‘기분 나쁨’인지 구분하지 못한 채 수사기관을 찾는 순간, 수사력은 엉뚱한 방향으로 낭비됩니다. 법은 누군가의 기분을 위로해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법은 감정이 아닌 사실과 맥락 위에 세워지는 것입니다. 기분 상했으면, 다음부턴 말로 하십시오. 그게 상식이고, 그게 정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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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송치결정] 손목 잡은 것으로 강제추행 고소, 무혐의 불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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