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안성준 변호사입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비동의 간음죄’에 대한 논란이 있었는데요, 여성가족부가 비동의 간음죄를 도입하겠다고 하자, 법무부는 아직 그럴 계획이 없다고 하면서 치열한 논쟁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논의의 배경은 동의하지 않은 성관계가 실제로 매우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가스라이팅이나 심리적 지배, 반복된 통제 등으로 ‘동의’라는 실질적 자유의사를 앗아간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성관계가 그러한데요, 실질적인 자유의사가 박탈된 상태에서는 성관계에 대한 거부의사를 표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현행 형법상 강간죄의 구성요건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강간한’경우를 처벌하기 때문에 성관계 당시 거부의사 표시의 외형이 없는 경우에는 처벌이 어려운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피해자보호를 위해 강간죄의 처벌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것이 비동의 간음죄가 필요하다는 주장의 배경이 된 것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사건은 공기업에 다니는 의뢰인이 협력사의 간부로부터 지속적인
가스라이팅과 협박을 당한 나머지 원치 않는 성관계를 하게 되어 성범죄 피해신고를 하였으나 가스라이팅만으로는 협박죄를 구성하는 외포심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사유로 불송치 결정이 되자, 가해자가 오히려 거짓고소에 의한 무고라며 의뢰인을 고소한 사건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사연인즉 이렇습니다.
의뢰인은 공기업에 다니는 여성으로서 주로 협력사와 소통하는 업무를 맡아왔습니다. 통상 본사와 협력사와의 관계일 경우 본사 직원이 갑질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의뢰인은 평소 성격이 남에게 싫은 말을 잘하지 못하고 누가 무언가를 제안하면 잘 거절하지 못할 정도로 여린 편이어서, 협력사와 회의나 일처리를 할 때에 한 번도 갑질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이처럼 의뢰인은 자신을 대하는 사람이 누구이든 항상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며 업무를 처리하였기 때문에 협력사들 역시 그러한 의뢰인의 성품에 감동을 받기도 하였으며, 평소 의뢰인의 일처리에 지장이 되지 않도록 최대한 협조해 주곤 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의뢰인은 협력사 간부로 새로 부임해 온 A와 인사차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그 이후로 A는 의뢰인에 대하여 지나친 친절과 호의를 베풀기 시작했습니다. 수시로 선물을 보내는가 하면 식사를 하라며 일방적으로 의뢰인에게 돈을 송금하기까지 하였습니다.

평소 성격상 남에게 싫은 말을 잘하지 못하던 의뢰인이었지만 계속되는 A의 호의에 부담을 느낀 의뢰인은 거절의사를 표시했지만, A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같은 행동을 하였습니다. 이에 의뢰인이 의도적으로 A를 피하고 거리를 두려 하자, 그때부터 A는 의뢰인에 대하여 가스라이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즉, 자신이 보낸 선물과 금품 등을 받은 사실을 회사에 알리겠다며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과 사적인 만남을 몇 번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공기업에 다니던 의뢰인으로서는 그동안 쌓아온 명예와 자부심이 한순간 무너지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또한 협력사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오명과 함께 중징계까지 받게 될 위험에 처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너무나 두려웠던 의뢰인은 A와 원치 않는 만남과 관계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A는 이러한 사적인 만남을 가진 것을 이번에는 가족에게도 알리겠다며 계속적인 관계를 유지할 것을 강요하였고, 성품이 여린 의뢰인은 끌려다니듯 회사에도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겠다는 A의 말을 믿고 그만 A의 부당한 요구를 들어주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원치 않는 관계가 계속되던 중 의뢰인은 용기를 내어 수사기관에 A를 신고하였습니다. 그러나 수사기관에서는 A의 행동이 의뢰인의 항거를 불능하게 할 정도의 폭행이나 협박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이유로 A를 불송치하였습니다. 그러자 A는 의뢰인에 대한 보복으로 의뢰인이 거짓으로 신고를 하였다면서 의뢰인을 무고죄로 고소하였고, 이에 의뢰인은 억울한 성범죄 피해자에서 오히려 무고죄의 가해자가 되어 경찰조사를 받게 된 사건입니다.
[범죄 사실]
『피의자는 고소인이 피의자를 강간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고소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20OO. O. O.부터 20OO. O. O.까지 고소인으로부터 강간당하였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OO경찰서에 제출함으로써 허위의 사실로 고소인을 무고하였다』
[진행 과정]
– 수사기관에서 사건의 실체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도록 사건의 전반적인 경위 정리 및 의뢰인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하면서 무고죄 불성립 주장
● 사건의 경위에 대한 의뢰인의 진술청취 및 무고죄 성립에 관한 법리검토
의뢰인 진술을 통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상세한 경위 정리
의뢰인과 고소인 사이의 관계를 알 수 있는 문자메시지 등 증거수집
의뢰인이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것이 아니므로 법률상 무고죄 불성립 판단
● 수사기관 조사 동석 및 변호인의견서 작성
관련 증거와 증거에 대한 설명을 통해 의뢰인과 고소인 사이의 관계 조명
의뢰인이 실제로는 범죄의 피해자로 볼 수 있다는 의견 적극 개진
의뢰인이 고소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사정 등 의뢰인의 입장 적극 대변
법리검토 상 무고죄가 불성립한다는 변호인의견서 제출
[최종결과] - 혐의없음(불송치) 결정

첫 수사 단계인 경찰조사에서부터 적극적으로 대응한 결과 의뢰인의 무고 혐의가 인정되기 어려워 검찰로 사건을 송치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받음.
오늘은 위와 같이 가스라이팅으로 인해 실질적인 자유의사가 박탈된 상태에서 성관계를
갖게 된 의뢰인이 자신이 당한 피해를 신고하자, 오히려 거짓고소를 한 것이라며 무고죄로 고소를 당한 사건에 대해 변호인의 적극적인 도움을 받아 불송치 결정을 받은 사건을 소개해드렸습니다. 그럼 다음에 유익한 정보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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