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부동산&민사법 전문변호사 최아란입니다.
전세사기를 당했어요. 집주인을 형사고소 하면 보증금을 받을 수 있겠죠?
전세보증금과 관련된 상담을 하다 보면, 이따금 의뢰인들께서 '집주인을 고소하고 싶다'라고 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저는 '고소를 하셔도 되지만, 실제로 범죄가 성립되 가능성은 낮으니, 변호사 비용 등을 추가로 지출해가면서 고소하시는 것은 다시 생각해보시라'라고 말씀드리곤 하는데요.
오늘은 부동산 전문변호사의 입장에서 전세사기 형사고소의 실체를 낱낱이 알려드리겠습니다.
보증금을 못받았다고 해서 '사기죄'가 성립되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했을 때 '전세사기'를 당했다는 말을 쓰곤 합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우리가 말하는 전세사기가 실제로 '사기죄'에 해당하기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대다수의 전세사기는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전세사기가 형사범죄가 되기 위해서는
집주인이 처음 전세계약을 체결할 당시부터
2년 뒤에 전세보증금을 반환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면서
이런 사실을 숨기고
이에 속은 세입자와 전세계약을 체결하여
세입자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받은 경우
위의 요건들이 모두 충족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집주인들은 2년 전 전세계약 체결 당시에는 제법 돈이 있었는데, 2년 사이 부동산 시장의 변화나 사업 실패 등으로 인해 갑자기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진 경우에 해당합니다.
그렇다 보니 실제로 전세보증금을 받지 못한 사례 중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되는 사례는 지극히 드뭅니다.
결국 세입자가 형사고소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집주인을 압박하는 정도의 의미가 있을 뿐이고, 집주인을 실제로 형사처벌까지 받게 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드물게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된다 하더라도, 보증금을 받아내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조직적으로 전세금을 빼돌리려고 계획했거나, 처음 보증금을 받을 때부터 자금상태가 대단히 좋지 않았다거나, 신탁부동산과 관련하여 신탁회사의 동의에 대해 거짓말을 하여 전세보증금을 받았다는 등 집주인이 세입자를 속였다고 볼만한 특수한 사정이 있었다면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위와 같이 작정하고 세입자를 속인 케이스라면, 이미 피해 임차인이 한둘이 아닙니다. 그리고 집주인은 그사이 세입자로부터 받은 돈을 모두 다른 곳에 써버렸거나, 은닉해두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집주인은 한 마디로 '몸으로 떼우겠다'라는 각오이기 때문에, 사기죄로 엄벌을 받을지언정 세입자의 보증금은 끝내 반환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사배상명령을 받는다 할지라도 그것은 단순히 판결문에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보증금을 지급하라'정도만 기재되어 있는 것일뿐 실제로 임차인의 손에 보증금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반드시 아셔야 합니다.
결국 세입자가 전세사기로 집주인을 형사고소하더라도 사기죄가 성립될 가능성 자체가 낮고, 용케 사기죄가 성립된다 할지라도 보증금을 받아낼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형사고소를 하는 것은 큰 의미는 없습니다.
형사고소를 하면 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다는 말에 속지 마세요.
전세사기가 문제되는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실제로 내 손에 보증금이 들어오는가'의 문제입니다.
일부 변호사들이 집주인이 사기죄가 성립되면 합의금으로 보증금을 마련해올 것이라거나, 형사배상명령을 받으면 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세입자들을 현혹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위에서 설명드린 것과 같이 사기죄가 성립되는 것 자체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사기죄가 성립될 정도이면 합의를 포기하고 처벌을 감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세입자가 보증금을 반환받기 위해서는 집주인 명의의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이 필요하고, 이 강제집행이 목적이라면 형사고소보다는 민사소송의 길을 밟는 것이 모든 면에서 낫습니다(형사 사건의 수사, 재판, 판결 선고 등의 모든 과정을 기다리려면 민사소송에서 승소하는 것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무작정 '전세사기는 형사고소를 하면 된다'는 사탕발림을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전세사기로 인한 형사고소는 도저히 민사소송으로는 보증금을 반환받을 방법이 없을 때, 마지막으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시도하는 수단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전세사기로 형사고소를 하는 실익에 대해서 잘 고민해보시되, 만약 형사고소를 하기로 결정하시는 경우라 하더라도 마냥 결과를 기다리시기보다는 민사소송 등 다른 대책도 함께 강구하시기 바랍니다.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부동산&민사법 전문변호사 최아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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