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부동산&민사법 전문변호사 최아란입니다.
오늘은 신탁 부동산에 대하여 전세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신탁회사의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 임차인이 대항력을 취득할 수 없다는 점에 대해서 법률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신탁이란
신탁법 제2조는 "'신탁'이란 신탁을 설정하는 자(이하 “위탁자”라 한다)와 신탁을 인수하는 자(이하 “수탁자”라 한다) 간의 신임관계에 기하여 위탁자가 수탁자에게 특정의 재산(영업이나 저작재산권의 일부를 포함한다)을 이전하거나 담보권의 설정 또는 그 밖의 처분을 하고 수탁자로 하여금 일정한 자(이하 “수익자”라 한다)의 이익 또는 특정의 목적을 위하여 그 재산의 관리, 처분, 운용, 개발, 그 밖에 신탁 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행위를 하게 하는 법률관계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말이 어렵지요?
쉽게 말하면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부동산 소유자가 신탁회사에 명의를 잠시 맡겨 두는 관계 정도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 중에서도 전세 임차인과 관련하여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담보신탁'인데요. 집주인이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리면서, 집의 명의도 신탁회사 앞으로 넘겨 두었다'라고 생각하시면 간단합니다.

신탁 부동산의 소유자 = 신탁회사(수탁자)
신탁을 통해 신탁회사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게 되면, 그 순간 신탁회사가 신탁 부동산의 소유자가 됩니다.
바꿔 말하면, 본래 집주인(위탁자)는 더이상 그 부동산의 소유자가 아닙니다.
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0다70460 판결
"부동산의 신탁에 있어서 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게 되면 대내외적으로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완전히 이전되고, 위탁자와의 내부관계에 있어서 소유권이 위탁자에게 유보되어 있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며, 이와 같이 신탁의 효력으로서 신탁재산의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이전되는 결과 수탁자는 대내외적으로 신탁재산에 대한 관리권을 갖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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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 부동산에 대해 전세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신탁회사의 동의가 있어야
담보신탁의 경우, 신탁 회사는 명의만 보유하고 있을 뿐 부동산의 관리를 본래 집주인(위탁자)에게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에 종전 집주인(위탁자)이 전세계약을 체결하고, 집을 관리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되는데요.
이때 신탁계약서에는 '신탁계약 체결 후 신탁회사가 동의 없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경우, 신탁 회사에게는 효력이 없다'라는 취지의 규정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신탁 부동산에 대해서 전세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신탁 회사의 동의를 받아 계약을 체결하여야 합니다.
신탁 회사의 동의 없는 전세 임차인은 대항력이 없다
신탁회사의 동의 없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경우, 그 임차인에게는 대항력이 없습니다.
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2다62561, 2012다62578 판결
"신탁계약에 따라 이 사건 부동산의 대내외적 소유권은 신탁등기일인 2008. 6. 19.에 수탁자인 참가인에게 완전히 이전되었으므로, 위 신탁등기일 당시 이 사건 부동산에 존재하는 위 별첨5 기재 임대차에 대한 임대인 지위만 수탁자에게 승계되고, 위 신탁등기일 이후로는 위 신탁조항 제10조 제3항에 따라 수탁자의 사전승낙 등을 거쳐 체결된 임대차만이 소유자인 수탁자에게 대항할 수 있게 된다."

대항력이 없다는 것은 곧, 내 임대차계약서상의 임대인(종전 집주인) 외에는 그 누구에게도 임차인으로서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신탁회사가 '나가라'라고 말하는 순간 임차인은 바로 쫓겨나게 됩니다. 이 경우 임차인은 '보증금을 받지 못했다'라는 이유로 계속 거주할 수 없습니다.
매매, 경매, 공매 등의 이유로 내가 살던 집의 소유자가 바뀌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임차인은 보증금을 받지 못한 채 쫓겨나게 됩니다.
대항력이 없는 임차인, 보증금 회수하기 어려워
대항력이 없는 임차인이 주장할 수 있는 권리는 내 임대차계약서상의 임대인인 종전 집주인을 상대로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는 것 뿐입니다.
이 때 종전 집주인에게 재산이 있어 보증금을 반환할 수 있다면 참으로 다행입니다. 그러나 상황이 이 지경까지 온 경우라면 종전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할 능력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때 세입자는 종전 집주인을 상대로 형사고소를 제기하여 집주인을 압박해볼 수 있으나, 이쯤 되면 집주인은 속칭 '몸으로 떼우겠다'라는 입장을 취하기 때문에 실제로 보증금을 받아오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결국 세입자가 할 수 있는 남은 방법은 전세 계약 체결 당시 공인중개사가 신탁 부동산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였는지를 확인하여, 제대로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면 그 공인중개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만이 남게 됩니다.
다만 공인중개사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는 전체 손해액 중 일부만이 인정되고, 상황이 이 지경이 되면 공인중개사조차도 돈이 없어 실제로 손해를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신탁 후 소유자 변경이 있다면, 사안에 따라 보증금 회수 가능
단, 임차인이 거주하던 중에 부동산의 소유자가 변경되었다면 그때는 변경된 소유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임차인의 보증금 회수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만약 변경된 소유자가 종전 집주인(위탁자)이라면 그 순간 세입자는 대항력을 취득하므로 이때부터는 세입자의 보증금 회수가 가능합니다.
종전 집주인을 거쳐 또다른 제3자에게 소유권이 이전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세입자는 대항력이 생겼으므로 보증금 회수가 가능합니다.
종전 집주인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제3자에게 소유권이 이전된 경우라면 그 제3자에게는 대항하기가 어렵습니다.
실제 보증금 회수 사례
실제로 아래 사건의 의뢰인은 신탁회사의 동의 없이 전세 계약을 체결하여 대항력이 없는 임차인이었지만, 이후 위탁자를 거쳐 제3자 명의로 소유권이 이전되는 과정에서 대항력을 취득하게 되었는데요.
임대인의 신탁회사 변경, 임대인 명의를 거쳐 등기가 넘어갔다면? | 로톡
뒤늦게 취득한 대항력에 기반하여 제3자를 상대로 보증금 반환을 청구하여 무사히 보증금 전액을 회수하였습니다.
신탁 부동산, 휩쓸리지 마시고 직접 법률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단 1개의 호실을 위해 신탁 계약을 체결하는 사례는 흔치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종전 집주인은 여러 개의 부동산을 묶어서 1개의 신탁계약을 체결하게 되는데요.
그 결과, 신탁 부동산과 관련한 전세 보증금 사건은 다수의 임차인이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일부 피해자들은 자신이 직접 법률검토를 받아 대책을 찾습니다. 그런데 다수의 피해자들은 수동적인 자세로 다른 피해자 누군가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기다리곤 합니다.
그러나 '다른 세입자가 법률 상담을 받았는데 그 변호사가 이렇게 말했다더라', '또 다른 세입자가 인터넷 검색으로 알아보니 이렇다더라'라는 등의 정보는 결코 정확하지 않습니다.
같은 오피스텔에 대한 신탁 사건이라 할지라도, 각각의 임차인들의 임대차계약 체결 시기, 그간의 법률대응 여부에 따라 사건의 향방은 크게 달라집니다.
냉정한 말씀입니다만 지금 내가 처한 문제는 결코 다른 사람이 해결해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끌어안고 불안한 일상을 보내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힘들지지라도 당면한 현실을 직시하고, 내 문제가 해결이 가능한 문제인지, 가능하다면 그 방법은 무엇인지, 혹은 불가능하다면 이 상황에서 내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이 무엇인지를 반드시 직접 상담하고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부동산&민사법 전문변호사 최아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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