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한 박변의 '회사의 손해배상 청구시 대응방법 2가지' 이야기
솔직한 박변의 '회사의 손해배상 청구시 대응방법 2가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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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박변의 '회사의 손해배상 청구시 대응방법 2가지' 이야기 

박운병 변호사

승소

근로자는 회사에 출근해 회사를 위해 많은 일을 합니다. 하지만 일을 하다보면 필연적으로 실수가 발생하기 마련이죠. 적당한 수준의 실수라면 회사도 그냥 넘어가 주지만 거액의 손해를 발생키기는 실수라면 근로자 개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됩니다. 또한 퇴사 과정에서 근로자와 갈등이 있는 경우, 과거의 실수를 끄집어내 회사의 손해를 배상하도록 요구하기도 합니다. 생각보다 종종 발생하는 일이에요.

그래서 오늘은 회사가 손해배상을 청구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글을 써보려 합니다.

자 먼저 회사가 근로자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방법은 2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회사가 근로자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방식입니다. - '홍길동씨 1억원을 배상해야 하니 2025. 6. 25.까지 회사 계좌로 입금하세요' 라는 통지가 날아옵니다.

둘째,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방식입니다. - '근로자 홍길동은 회사에게 1억원을 배상하라'라고 소장이 날아오죠.

제가 실제 수행했던 사안 2가지를 예로 들어 위 2가지 경우를 각각 설명해보겠습니다.

CASE 1. 아직 소송이 들어오지 않고 회사가 배상명령(통지)를 한 경우

[실제 사건 요약]

제 의뢰인은 OO은행원이었습니다. 굉장히 복잡한 해외 신용거래 업무 중 사기를 당했습니다. 사기를 당한채로 일을 하다보면 당연히 일처리에 실수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미 발생한 실수를 무마하기 위해 더 큰 실수가 이어지죠. 의뢰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결국 최종적으로 은행은 사기꾼에게 대출해준 금액 전부를 돌려 받지 못했습니다. 이로 인해 은행에는 약 30억원 정도의 손해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은행은 고의성이 없다는 점은 인정하나 업무처리상의 과실을 문제삼아 약 4억원의 배상처분을 하였습니다.

저는 해당 사건을 노동위원회로 가져갔습니다. 의뢰인이 당한 해외 신용거래 사기는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였어도 막을 수 없는 것이었다는 점과 은행이 요구한 배상액이 의뢰인의 과실에 비해 매우 과다하다는 점, 의뢰인이 오랜 근무기간 동안 헌신적으로 일해왔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주장했습니다. 결국 노동위원회에서 위 4억원의 배상처분은 부당징계임을 인정한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노동위원회 구제 절차를 이용할 수 있는지 검토해보세요

원래 손해배상의 문제는 노동위원회에 가져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노동위원회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懲罰)(이하 “부당해고등”이라 한다)을 하지 못한다."에 규정된 해고, 징계와 같은 징벌의 유, 무효만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저는 어떻게 노동위원회에 사건을 접수시켜서 판정까지 받을 수 있었을까요. 취업규칙을 꼼꼼히 살펴봤기 때문입니다. 해당 은행의 취업규칙에는 배상처분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자동으로 해고되는 조항이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즉 배상처분은 결국 해고로 이어지고 노동위원회는 해고에 대해 판단할 권한이 있으므로 이 사건에 대해 판정해달라고 말한 것입니다.

왜 제가 소송으로 안가고 노동위원회로 갔을까요? 일반적으로 법원은 배상할 의무가 있는지, 배상할 금액이 얼마인지를 철저히 객관적으로 판단합니다. 반면 노동위원회는 조금더 근로자 친화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잘못이 조금 있더라도 근로자가 너무 불쌍하고 안타까우면 중간에 조정도 해보고 결론을 낼때도 어느정도 참작해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건 부당해고와 같은 사건에서도 마찬가지에요.

노동사건이고 내가 근로자라면 일단 노동위원회 문을 두드려보세요. 물론 일반적인 경우는 안되고 제 사례처럼 특별한 규정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점은 기억해두셔야 합니다. 결국 실제로 회사의 규정을 뒤지고, 과거 사례등을 종합해서 사건을 노동위로 끌어갈 수 있는건 담당 변호사의 의지와 능력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과실의 범위를 줄이고 손해와의 인과관계를 단절시키세요

제 사건에서 의뢰인에게 업무상 과실이 있었다는 점은 분명했습니다. 본인도 내가 왜 그렇게 속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셨으니까요. 하지만 중요한건 실제 발생한 손해의 크기와 근로자의 잘못 사이 인과관계(관련성)가 얼마나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손해액이 100% 근로자의 과실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면 할말이 없겠지만 보통의 경우 근로자의 과실과 외부요인이 결합되어 손해가 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사례가 바로 그랬었죠. 상대방은 전문적으로 사기를 쳤고(감옥갈 것까지 각오하고 사기친 것으로 보였습니다. 실제로 감옥에 갔고요), 이 경우에는 상대방이 누구라도 막기 어려웠습니다. 정상적인 시스템으로는 걸러낼 수 없는 사기였거든요. 그렇다면 근로자의 과실이 일부 인정되더라도 피해금액 중 과연 얼마가 근로자의 과실로 인해 발생한 것인지를 특정하기 어려워집니다. 어려우면 어떻게 되냐구요? 노동위원회에서는 일단 배상처분 전부를 부당하다고 판단하게 됩니다. 법원과의 다른 점이에요.

CASE 2. 민사소송이 들어온 경우

[실제 사건 요약]

제 의뢰인은 복잡한 공정의 화학 검사를 진행하던 전문가였습니다. 회사는 의뢰인이 수행한 검사 업무에 과실이 있어 오류가 발생했는데 그로 인해 행정청으로부터 영업정지 3개월을 당했다. 그러니 3개월분의 영업손실에 해당하는 5억원을 물어내라고 주장했습니다. 저는 화학 검사의 A-Z까지를 하나씩 분석해 어떤 과정으로 어떻게 검사가 진행되는지를 설명하고, 의뢰인의 검사 방법은 법률이 정한 프로세스를 완벽히 준수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검사 업무에 오류가 발생한 것은 검사 당시 있었던 특이성 때문이었고 이를 발견하지 못한 것은 의뢰인만이 아니라 회사의 책임도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회사의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에 업무상 과실로 발생한 손해는 "중과실"인 경우에만 배상하도록 한다는 조항을 들어 의뢰인의 행위가 중과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에서는 의뢰인의 업무수행에 과실이 없다고 판단하여 회사의 청구를 전부 기각했습니다.

면책 조항을 찾아보세요

근로자에 대한 대우가 괜찮은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들은 단체협약, 취업규칙으로 "경과실에 의한 손해배상 책임은 묻지 않는다"는 조항을 두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다시말해 열심히 일하다가 실수로 사고친 경우에는 책임을 면제해준다는 것이에요. 고의적으로 사고를 내거나 중과실(고의에 준할 정도의 부주의)이 아니라면 용서해 주겠다는 거죠. 고의는 알면서 일부로 한 것이기 때문에 손해배상이 들어와도 할말이 없고요, 중과실은 정말 심각한 과실 아주 조금만 주의했더라도 저지르지 않았을 사고를 말하기 때문에 중과실로 인정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즉 대부분은 경과실로 인한 손해발생으로 귀결되는데, 위와 같은 면책조항을 찾기만 하면 재판에서 승소할 확률이 아주 높아집니다.

과실의 범위를 줄이고 손해와의 인과관계를 단절시키세요(똑같죠?)

기본적인 대응은 노동위원회와 같습니다. 1.나는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했다. 과실이 없다. 2.과실이 일부 인정되더라도 손해가 내 과실로 인해 전부 발생한 것은 아니다라는 2단의 구조로 주장을 펼치게 됩니다.

과실이 전혀 없는 경우라면 이를 입증해 내는 것이 관건입니다. 제 사례에서는 과실이 없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 의뢰인과 마주 앉아 5시간이 넘도록 화학검사의 기초, 절차, 방법을 배웠어요. 왜냐면 변호사도 판사님도 화학검사에 대해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일단 제가 잘 알아야 판사님이 이해하기 쉬운 말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특히 복잡한 공정(IT, 화학, 공학 등)에서 발생한 손해에는 이러한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지만 재판을 뒤집을 수 있는 결정적인 단서는 결국 의뢰인의 기억속에 있으니까요. 특히 의뢰인의 이야기를 한참 듣다보면 일반인이 생각하는 지점과 업무를 수행한 당사자의 생각이 다른 지점들이 있습니다. 이런 지점을 잘 파고들면 과실이 없다는 것을 입증해낼 수 있습니다. 만약 과실이 없다고 하면 거기서 끝입니다. 액수 다툼을 할 필요도 없어요. 실제 제 판결문에도 이렇게 써있습니다. "피고의 보고서상의 중대한 오류에 관하여 업무상 고의 또는 중과실이 인정됨을 전제로 하고 있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그 범위 등에 고나하여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그러면 과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앞서 말한대로 나의 과실로 인해 이 손해 전부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찾아내야 합니다. 예를들어 1억짜리 손해배상이 들어왔을때, 내 실수로 인해 1000만원의 손해가 발생한 것은 맞지만 이를 넘어서는 9천만원은 나의 과실과는 관계없이 발생한 손해라는 것을 주장해야 합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도대체 얼마까지가 근로자의 과실로 인한 손해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원칙적으로 배상 받을 액수를 명확히 할 책임은 돈을 달라고 하는 원고에게 있기 때문에 특정이 안되면 피고(근로자)가 이기게 됩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전혀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고 적정한 수준으로 감액되어 판단될겁니다. 감액의 정도는 사건에 현출된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되기 때문에 소송이 끝날때까지 최선을 다하셔야 합니다.

번외편. 갑작스런 퇴사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근로자들이 사장님에게 "저 오늘 그만두고 내일부터 안나오겠습니다."라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통보없이 그냥 출근을 안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이 경우 사장님들이 인수인계 불철저 등 갑작스런 퇴사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혹은 소송은 하지 않더라도 손해를 배상하라는 내용증명을 보내곤 합니다). 많은 사장님들을 상담해보면 무단퇴사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를 하는 이유는 보통 2가지인것 같습니다. 첫째는 너무 괘씸하고 화가나서, 둘째는 남아있는 직원들에게도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죠.

그런데 실무에서 이러한 종류의 손해배상이 인정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셔도 좋습니다. 그러나 손해배상이 인정되는 경우가 있긴 있어요. 근로자가 너무 악질적으로 퇴사통보하고 나가서 실제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거나, 회사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서에 인수인계에 관한 사항을 명시적으로 적시해두었음에도 근로자가 이를 이행하지 않아서 회사에 실제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소액이지만 손해배상 청구가 인정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근로기준법상 사장님들은 근로자를 해고 하기 1개월 전에 통보를 해줘야 하고, 그보다 짧은 시기에 해고하려면 30일분의 통상임금을 해고예고수당으로 주어야 합니다. 반면 근로기준법은 근로자의 해고예고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이 없어요.

하지만 민법 고용편에는 "고용기간의 약정이 없는 때에는 당사자는 언제든지 계약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다." 단 "상대방이 해지의 통고를 받은 날로부터 1월이 경과하면 해지의 효력이 생긴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즉 근로자도 최소 1달 전에는 사장님께 퇴사 의사를 밝혀줘야 합니다. 그리고 사실 이건 매너잖아요.

일할때 즐거웠던만큼 나갈때도 좋은 모습으로 헤어지면 좋겠습니다.

결론

손해배상 청구가 들어와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을 꼼꼼히 살피고 실제 수행했던 업무 내용을 복기해보세요. 길이 열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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