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집 근처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고등학교 친구와 점심을 먹었습니다. 친구가 물어보더군요 "우리는 저녁 5시부터 새벽 3시까지 가게를 오픈하는데 직원들 연장수당이나 야간수당을 줘야되냐? 이거 주면 인건비 때문에 장사 접어야되는데.." 라고요.
법을 잘 몰라도 우리는 기본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루 8시간을 초과하는 "연장" 근무와 밤 10시를 넘어서 하는 "야간"근로는 1.5배의 임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요. 그런데 요식업계, 술집에서는 유독 야간수당, 연장수당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다시 친구의 질문으로 돌아가 볼까요.
"우리 가게 밤 3시까지 하는데, 야간수당 줘야 되지 않아?"
변호사가 늘 그렇듯 저는 질문으로 대답했습니다.
"종업원이 몇 명인데?"
"나까지 4명."
"응 그럼.. 안줘도 돼."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아직 연장, 야간 수당 법조항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친구가 다시 물었습니다.
"근처 다른 가게는 직원 7명인데도 수당 한 번도 안주는데? 전부 다그래 "
이번에는 제가 뭐라고 했을까요?
"어 그거 법 위반이야 나중에 종업원들이 청구하면 다줘야돼 "
이런 대화를 하다가 '아 이 주제로 블로그에 글을 쓰면 재미있겠구나' 이걸 필요로 하는 종업원들과 사장님들이 많겠구나 라고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복잡한 법조문, 계산방법은 변호사에게 맡겨버리고 왜 술집에서 이런일들이 많이 벌어지는지, 그래서 미지급된 내 수당은 받을 수 있는지 솔직하게 말씀드려보겠습니다.
1. 왜 술집에서는 야간수당, 연장수당을 주지 않을까?
왜긴요 돈이 없어서지요. 혹은 돈을 아껴 사장님이 더 많은 이익을 남기기 위해서지요.
종업원에게는 소중한 "월급"이지만, 사장님에게 직원 월급은 "비용"이라는 전혀 다른 단어가 되거든요.
특히 술집은 영업시간 특성상 야간 근무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1.5배의 월급을 줘야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2. 법 위반인데도 사장님이 당당한 이유 그러나....

우리는 일을 시작할때 근로계약서를 작성합니다(안쓰는 곳도 있는데 그건 다 불법입니다). 그런데 많은 술집들은 계약서에 이런 문구를 추가합니다.
"월급은 300만원으로 한다. 월급은 연장, 야간 수당이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사장님들은 이렇게 계약을 했기 때문에 이미 연장, 야간 수당을 다 준것이라고 말합니다. 많이 들어보셨죠?
이런 계약은 소위 포괄임금제라고 하는데 용어는 모르셔도 관계 없습니다.
중요한건 야간수당을 포함하여 월급을 책정하였다면 더이상 야간수당을 받을 수 없는지가 핵심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위와 같은 연장, 야간 수당을 포함한 월급계약은 효력이 없습니다. 즉 사장님은 월급 300만원을 기준으로 계산한 연장수당, 야간수당을 종업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를 안주면 종업원이 소송도 걸고 형사고소도 진행해서 전부 받아낼 수 있습니다.
다시말해 "5인 이상 술집인 경우 무조건 연장, 야간수당을 줘야한다는 것"입니다.
3. 그래서 난 얼마를 못받은거지? 그리고 못받은 돈을 받으려면 어떻게 하나
정확한 계산방법은 근로기준법과 시행령을 통해 알 수 있는데 복잡합니다. 종업원의 야간근로(밤 10시 이후)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연장근로(8시간 이상)의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러나 대략적으로 술집 종업원의 경우 보통 월급의 약 30% 정도를 덜 받은 것으로 보면 크게 빗나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내 월급으로 300만원을 받았다면 원래 내가 받았어야 할 월급은 400만원인 것이죠. 그렇다면 1년을 근무한 종업원의 경우 매월 100만원 x12개월) = 1,200만원의 임금을 사장님으로 부터 더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못받은 돈을 받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로는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 판결을 받는 방법과
둘째로는 노동청에 임금체불 신고를 해서 사장님으로부터 밀린 야간수당을 주도록 압박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둘중에 뭐가 더 좋냐구요? 둘다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이 부분부터는 전문가의 조언을 받으세요(어차피 못받은 연장수당, 야간수당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물론 저에게 물어보셔도 친절히 말씀해 드릴겁니다.
하지만 전문가 도움 없이 혼자 해결하셔야 한다면 무조건 노동청으로 가시는게 유리합니다. 근로감독관님의 도움을 받으실 수 있으니까요. 꼭 기억해두세요.
팁을 드리자면 혼자하지 마시고 같이 근무하는 동료들과 함께 하세요. 모여야 자료도 잘나오고 증언이 풍부해집니다.
4. 나는 3.3% 떼는 사업자로 계약되어 있는데도 야간수당 받을 수 있을까
현실에서는 종업원이지만 소득세 및 4대보험 공제를 피하고자 개인사업자로 등록해둔 분들도 많습니다. 사장님과 이해관계가 일치했던거죠. 하지만 이러한 경우에도 야간수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왜냐 이런 꼼수를 너무나도 많이 부리기 때문에 법원은 계약명칭이나 외관에 관계없이 실질에 따라 강력하게 근로기준법을 적용시켜주기 때문입니다(이미 너무 유명한 대법원 판례가 있습니다).
따라서 비록 3.3%만 떼는 사업자로 계약되어 있더라도 야간수당을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5. 사장님을 위한 법 위반을 피하는 방법
사장님들 많이 힘든거 알고 있습니다. 저도 사업자니까요. 그래도 지킬건 지키고 줄건 줘야하지 않겠습니까. 줄거 다주면 사업 망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런 사업은 망해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면 사장님들은 어떻게 해야 법 위반을 피할 수 있을까요. 급여 체계를 근로기준법에 맞춰 정비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연장, 야간수당 다 합쳐 300만원으로 계약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야간수당이 얼마정도 붙을지를 계산해보시는 겁니다. 만약 야간수당이 약 60만원 예상된다 하면 기본급을 240만원으로 계약하시고 야간수당을 다 주셔서 최종적으로 300만원을 지급하면 되는 겁니다. 당연히 최저임금도 함께 고려하셔야 합니다. 복잡해 보이지만 언제 노동청에 신고당할지 모르는 불안함과 한번에 목돈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수당을 지급하느니 처음부터 설계를 잘하시는게 낫지 않나 생각합니다. 같은 사업자로서 종업원들 월급도 잘 주시고 앞으로 번창하시길 응원합니다.
6. 한 줄 마무리
5인 이상 사업장의 술집에 근로하고 있다면 연장, 야간 수당을 꼭 챙겨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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