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구매대행 관련 사기방조, 전자금융거래법위반, 금융실명법위반방조로 수사가 들어온 상황에서 변호인으로서 조력하여 끝내 전부 무혐의 종결 처분을 받아낸 사례
1. 기초 사실 관계
의뢰인이 특정되지 않는 선에서 사건을 각색하였습니다.
의뢰인(이하 '피의자'라고 합니다)은 비트코인 관련 인터넷사이트에서 비트코인 구매대행을 할 사람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보고 연락하였고, 이에 상대방은 피의자의 금전으로 우선 비트코인을 구매하라고 지시하고 피의자 명의 계좌에 수수료차익을 더한 금액이 입금되자 피의자는 구매한 비트코인을 상대방이 지정한 주소로 보냈습니다.
이후 피의자는 위와 같은 행위를 3번 정도를 반복하다가 갑자기 은행으로부터 피의자 명의의 계좌가 정지되었다는 연락을 받게 되었습니다.
피의자는 이에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상대방의 추가 거래 요청에 응하지 않은 채 곧바로 경찰서에 신고하였고, 경찰이 상대방과 더 이상 연락하지 말라고 하여 피의자는 상대방과의 카카오톡을 차단하였으며, 해당 비트코인 관련 인터넷사이트에 들어가서 비트코인 구매대행은 보이스피싱과 연루될 수 있어 위험하다는 경고성 글을 다수 올리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피의자의 사후 대처에도 불구하고, 피의자는 상대방으로부터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하여 피의자 명의 계좌로 돈을 송금한 피해자로부터 각종 범죄 혐의로 고소를 당한 상태였습니다.
이에 피의자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고자 찾아왔고, 저는 사안을 면밀히 분석하여 담당경찰서에 변호인의견서, 변호인추가의견서를 제출하였습니다.
2. 사기방조에 대하여
저는 우선 비트코인 시장에서 비트코인 구매대행 자체는 불법이 아닌 점, 피의자는 이 사건 비트코인 구매대행 전에 다수의 합법적인 비트코인 매매를 하던 자로서 일반적인 비트코인 구매대행이 불법적인 일이 아님을 인식하고 구매대행에 응한 것이므로, 범죄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또한 통상 비트코인 구매대행을 통한 보이스피싱 범죄는 우선 보이스피싱 조직이 비트코인 구매대행 아르바이트를 모집하고, 보이스피싱 조직으로부터 사기를 당한 피해자로 하여금 비트코인 구매대행 아르바이트의 계좌로 돈을 입금하도록 하며, 비트코인 구매대행 아르바이트가 위 돈으로 비트코인을 구매한 후 그 비트코인을 보이스피싱 조직이 지시하는 사이트로 전달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얻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통상의 보이스피싱에서는 비트코인 구매대행 아르바이트를 하는 자는 피해자가 입금한 돈으로 비트코인을 구매하여 수수료 차익을 얻을 수 있으므로 아무런 위험을 부담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피의자가 구매대행시 먼저 자신의 돈으로 비트코인을 구매하였고 이후 상대방이 피의자에게 수수료를 포함한 금원을 송금해주면 피의자는 상대방이 지정한 링크로 비트코인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거래하였습니다. 결국 피의자로서는 만약 1번, 4번, 7번, 10번 단계에서 거래가 파기된다면 자신의 돈인 2000만원 상당을 들여 자신이 필요로 하지 않았던 비트코인을 구매하는 결과가 초래되는 것이고, 실제로 이 사건 비트코인 구매대행에서도 피의자 돈으로 비트코인을 구매한 10번 단계에서 고소로 인해 피의자의 금융계좌가 정지됨으로써 피의자는 비트코인을 구매한 금액을 상대방으로부터 보전받지 못하고 거래가 중단된 바, 피의자로서는 ‘자신이 필요로 하지 않았던 비트코인을 2000만원 상당을 들여 구매하고 상대방이 금원을 송금해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위험’을 부담하였다는 점을 그림을 통해 경찰관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였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 비트코인 구매대행은 통상의 보이스피싱에서 이루어졌던 것과는 매우 다른 양상을 띠고 있고, 특히 피의자가 일정한 위험을 부담한다는 점에서 만약 피의자가 상대방이 불법적인 사기 단체라고 생각했다면 함부로 자신의 돈으로 먼저 비트코인을 구매하고 상대방의 연락만 기다리는 위험부담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는 곧 피의자가 상대방을 합법적인 업체라고 믿었음을 의미하는 매우 중요한 단서인 것이라고 강조하였습니다.
또한, 통상 보이스피싱 범죄에 있어서는 모집책, 인출책, 전달책 등의 신원에 대해 별다른 정보가 없이 진행되는 것이 보통이어서 평범한 사람이라면 이러한 비밀스러운 거래에 대해 그 불법성을 충분히 의심할 수 있음이 일반적이라고 할 인데, 이 사건에서 상대방은 비트코인 구매대행 아르바이트를 모집하면서 피의자의 주민등록증, 연락처, 사진, 영상통화까지 요구하여 피의자로 하여금 이 사건 비트코인 구매대행이 마치 합법적인 아르바이트인 것처럼 인식하게 하였다는 점도 설명하였습니다.
이 외, 피의자가 자신의 계좌가 지급정지된 직후 경찰서에 신고하였고, 비트코인 구매대행 사이트에 비트코인 구매대행은 보이스피싱과 연루될 수 있어 위험하다는 글을 올린 점도 당초 자신이 행했던 행위가 사기방조가 될 수 있었음을 전혀 몰랐다는 점을 드러내는 행동임을 강조하였습니다.
3. 전자금융거래법위반에 대하여
전자금융거래법은 제6조 제3항에서 “누구든지 접근매체를 사용 및 관리함에 있어서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면서 그 행위로서 “1.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양수하는 행위, 2. 대가를 수수(수수)·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또는 보관·전달·유통하는 행위, 3.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또는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또는 보관·전달·유통하는 행위”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동법 제49조 제4항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하면서 “1. 제6조제3항제1호를 위반하여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양수한 자, 2. 제6조제3항제2호 또는 제3호를 위반하여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한 자 또는 보관·전달·유통한 자”를 처벌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대법원의 입장은 아래와 같습니다.
대법원은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 제1호에서 말하는 ‘양도’는, 양수인만이 당해 계좌 관련 접근매체에 대한 ‘기간 제한이 없는 배타적 이용’을 할 수 있다는 의미의 승낙과 그에 따른 수단의 제공, 즉 접근매체에 관한 배타적 이용가능성의 확정적 이전을 말하고(서울북부지법 2011. 8. 16., 선고, 2011노445, 판결 : 확정), ‘대여’는 대가를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일시적으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접근매체 이용자의 관리·감독 없이 접근매체를 사용해서 전자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접근매체를 빌려주는 행위를 가리킨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17. 8. 18. 선고 2016도8957 판결).
피의자는 이 사건 비트코인 구매대행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자신의 계좌를 자신의 지배하에 두고 피해자가 송금한 돈으로 비트코인을 구매한 것으로서, 이러한 행위는 상대방에게 자신의 계좌에 대하여 ‘기간 제한이 없는 배타적 이용가능성의 확정적 이전’인 양도를 한 것으로 평가될 수 없다는 점,
또한 피의자는 비트코인 구매대행에 대한 수수료를 받은 것이지 계좌를 빌려주는 데 대한 수수료를 받은 것이 아니고, 어디까지나 계좌의 지배주체는 피의자였다는 점에서 ‘계좌를 빌려주는 데 대한 대가를 요구하면서 일시적으로 상대방으로 하여금 접근매체 이용자인 피의자의 관리‧감독없이 사용하도록 한 것’인 대여를 한 것도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4. 금융실명법위반방조에 대하여
금융실명법 제3조 제3항에 따라 모든 차명거래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고 ‘불법재산 은닉, 자금세탁행위, 공중협박자금조달행위, 강제집행의 면탈, 그 밖의 탈법행위 목적’의 차명거래만이 금지되는 것인데, 금융투자협회에서 발간한 「개정 금융실명법 안내」(6~9면)에 따르면‘그 밖의 탈법행위 목적’인 차명거래로 다음과 같은 예를 들고 있습니다.
Q. 불법 차명거래에 해당되는 구체적인 사례는?
① 채권자들의 강제집행을 회피하기 위해 타인 명의계좌에 본인소유 자금을 예금하는 행위(강제집행 면탈)
② 불법도박자금을 은닉하기 위하여 타인 명의 계좌에 예금하는 행위(불법재산 은닉)
③ 증여세 납부 회피를 위해 증여세 감면 범위를 초과하여 본인 소유 자금을 가족명의 계좌에 예금하는 행위(조세포탈행위)
※ 증여세 감면 범위(10년간 합산금액) (’14. 10월말 기준)
ㅇ 배우자 : 6억원 ㅇ 자녀 : 5천만원(미성년자 2천만원)
ㅇ 부모 : 3천만원 ㅇ 기타 친족 : 5백만원
④ 금융소득종합과세 회피를 위해 타인 명의 계좌에 본인 소유 자금을 예금하는 행위(조세포탈행위)
⑤ 생계형저축 등 세금우대 금융상품의 가입한도 제한 회피를 위하여 타인 명의 계좌에 본인 소유 자금을 분산 예금하는 행위(조세포탈행위)
본 건의 비트코인 구매대행은 ‘재정거래로 인한 시세차익 목적’이었고 이를 위해 구매대행 아르바이트까지 모집한 이유는 피의자가 경찰에서 진술한 것처럼 ‘비트코인 구매 한도가 있기 때문에 타인을 이용해서 그러한 한도를 초과하여 비트코인을 구매하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우선 ‘재정거래 행위’ 및 ‘비트코인 구매 한도를 넘어 타인 명의를 빌려서 비트코인을 구매하는 행위’자체는 ‘불법재산의 은닉, 자금세탁행위, 공중협박자금조달행위, 강제집행의 면탈’의 유형에 해당하지 않고, 설사 위 유형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의자로서는 상대방으로부터 위 유형에 해당한다는 아무런 정보도 얻은 적이 없고 제반 사정상 이를 예측할 수도 없었으므로 위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이므로, 결국 ‘그 밖의 탈법행위’인지가 문제될 것입니다.
여기서 ‘그 밖의 탈법행위’의 의미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매우 엄격하게 제한하여 해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비트코인 시장에서 비트코인 구매대행 자체는 불법적인 일이 아니고, 비트코인 시세차익을 노리는 재정거래도 외국환거래법에 위반되는 경우가 아닌 한 불법이 아니며 당시 기준으로 이를 금지하는 법령 또한 정비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비트코인 구매한도를 넘어 비트코인을 타인을 이용하여 구매하는 행위’가 ‘그 밖의 탈법행위’인지와 관련하여, ① 현재 이를 금지하는 아무런 법령도 규정되어 있지 않은 점, ② 비트코인 구매한도는 법령에서 금지하기 때문에 설정된 것이 아니라, 각 비트코인 구매 사이트마다 비트코인 구매 실적, 결제 누적 금액에 따라 한도를 높여주는 등 사이트마다의 정책에 따른 것일 뿐이고 사이트마다 구매한도도 상이한 바, 결국 법령의 제한을 위반하는 행위가 아닌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5. 결어
이렇게 저는 비트코인 구매대행을 하다가 상대방의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된 피의자에 대하여, 피의자에게 사기방조, 전자금융거래법위반, 금융실명법위반방조의 혐의가 적용될 수 없음을 법리와 사실관계,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통해 주장하였고, 수사기관도 이를 받아들여 무혐의 종결처리하였습니다.
형사사건에서는 초기 수사단계에서 제대로 대응할 경우 조기에 사건이 종결될 수 있기에, 초기 경찰의 피의자 진술조서 작성 시점부터 변호인이 개입하여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으로 피의자를 조력한다면 조기에 무혐의 종결되거나 최소한 법리적으로 상황이 불리하게 전개되는 것을 어느 정도는 방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처럼 수사단계에서 피의자를 조력하여 수사기관으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아낸 적이 있습니다. 혹시 범죄에 연루되어 경찰 조사를 앞두신 분이 계시다면, 그리고 수사단계에서부터 조기에 변호인의 조력을 받으시고 싶으신 분이 계시다면 저에게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친절하고 꼼꼼하게 의뢰인이 처하신 상황을 파악하고, 법리와 사실관계, 증거를 종합하여 의뢰인이 불리한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조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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