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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미한 접촉사고 후 무심코 집으로 돌아왔을 뿐인데 뺑소니 혐의로 입건되면서 형사처벌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모든 뺑소니 혐의가 유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적절한 대응을 통해 혐의를 벗거나 집행유예·벌금형을 받기도 합니다.
오늘은 도주치상죄의 무죄사유와 대응방안, 양형변론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도주치상죄 피의자로 입건되어 고민중인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 바랍니다.

도주치상죄란?
도주치상죄(뺑소니)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3에 규정된 범죄로, 자동차의 교통으로 인하여 업무상 과실치상·중과실치사상의 죄를 범한 차량 운전자가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사고발생 후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도주하는 경우 성립합니다.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상해를 당한 경우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범죄로 일반 교통사고 범죄보다 형량이 높습니다.
제5조의3(도주차량 운전자의 가중처벌)
① 「도로교통법」 제2조의 자동차, 원동기장치자전거 또는 「건설기계관리법」 제26조제1항 단서에 따른 건설기계 외의 건설기계(이하 “자동차등”이라 한다)의 교통으로 인하여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한 해당 자동차등의 운전자(이하 “사고운전자”라 한다)가 피해자를 구호(救護)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4조제1항에 따른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1.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고 도주하거나, 도주 후에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2. 피해자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사고운전자가 피해자를 사고 장소로부터 옮겨 유기하고 도주한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1.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고 도주하거나, 도주 후에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2. 피해자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법조문을 통해 도주치상죄의 성립요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교통사고 발생 : 자동차등의 운행으로 인하여 사고가 발생하여 피해자에게 상해가 발생하여야 합니다.
구호조치 미이행 : 운전자가 사고 발생사실을 인지하고도 사상자를 구호하거나 인적사항을 알리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아야 합니다.
도주 : 운전자가 사고 후 현장을 이탈해야 합니다.

도주치상죄의 무죄항변
1. 피해자의 상해발생 및 구호필요성 부재
사고가 발생하였으나 피해자에게 실질적인 상해가 발생하지 않았거나, 구호조치가 필요한 정도의 상해가 아니라면 사고 후 이탈했어도 도주치상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피해자가 사고 직후 "괜찮다"라고 말하며 스스로 현장을 떠남
피해자가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바로 이동
피해자가 사고 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었던 경우
단순한 타박상 등 경미한 수준에 기쳐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 등이 있습니다.
관련 하급심 판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수원지방법원 2015. 2. 5. 선고 2024고정473 판결
사고 경위: 저속 주행 중 바퀴가 스치듯 쓸리면서 충돌한 가벼운 접촉사고로 판단됨
피해자의 상해 관련 정황:
-당초 경찰에 대물피해만 신고되었고, 사고 후 8일 후에야 진단서를 발급받아 제출함
-진단서 발급 동기가 "수사의 진척을 위해서"였다는 점에서 통증호소 진술의 신빙성이 약함
-피해자들은 2013. 8. 9. 하루만 병원에 내원했고, 육안에 의한 외상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엑스레이 검사 결과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함
법원의 판단: 피해자들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피고인으로부터 구호를 받아야 할 필요성이 있는 상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음
2. 사고사실 불인지
운전자가 사고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현장을 이탈한 경우 도주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도주차량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비접촉 사고나 경미한 접촉으로 차량 손상이 미미하여 사고를 인식하지 못한 경우
건강상 이유(뇌전증, 의식없음) 등으로 사고 당시 기억이 없거나 운전을 하지 못했던 경우
시야 차단이나 소음 등으로 사고인지가 어려웠던 경우 등이 있습니다.
관련 하급심 판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제주지방법원 2024. 8. 29. 선고 2024고정251 판결
1. 사고의 경위와 충격 정도
피해자의 진술에 따르면 충격은 그리 크지 않았음("무엇인가가 증인을 살짝 충격해서...")
사고 내용이 중하지 않아 피해자나 피고인이 사고를 곧바로 깨닫지 못할 정도였음
2. 사고 후 정황:
피해자가 피고인 차량을 두드리며 사고 사실을 알린 후에도 피고인이 그 자리에 차량을 정차해 두고 약 5분 정도 더 머물러 있다가 현장을 떠남
피해자는 자신의 통증에 대해 진술하거나 연락처를 요구하는 등의 행동 없이 인근 편의점 쪽으로 걸어감
3. 도주 동기의 부재
피고인의 과실 정도나 피해자가 입은 상해가 중하지 않아 피고인이 사건처리를 하는 대신 도주할 만한 동기나 이유를 찾기 어려움
4. 법원의 판단: 피고인이 도주의 범의를 가지고 사고현장을 이탈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지 않음
3. 조치의무 부존재, 사고 후 최소한의 조치 이행
운전자가 사고 후 현장에서 최소한의 조치를 취하거나, 현장을 이탈할 당시 사고로 인한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방지· 제거하여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의무가 없는 경우 도주차량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차에서 내려 현장에서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한 경우
피해자와 연락처를 교환한 경우
119에 사고사실을 신고하거나 다른 사람이 신고하도록 한 경우
피해자가 구호조치의 불필요성을 표명한 상황에서 현장을 떠난 경우
사고 충돌로 인한 파편, 비산물이 없거나 사고 현장을 떠나기 전 파편등을 치운 경우 등이 있습니다.
관련 하급심 판례를 살펴보겠습니다.
▷대전지방법원 2016. 8. 25. 선고 2015고단2965 판결
현장에서의 조치
피고인은 사고 직후 자신의 승합차를 교차로 건너편 갓길에 안전하게 주차하고 차에서 내림
피해자와 10분 정도 피해 변상 방법 등을 협의함
서로의 전화번호를 교환함
2. 피해자 상태 확인: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다친 곳이 있냐고 물었고, 피해자는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고 "괜찮다"고 대답함
피해자가 자신의 여자 친구에게도 "괜찮다, 알아서 하겠다"고 말함
경찰이 사고 현장에 와서 피해자에게 다친 곳이 있냐고 물었을 때도 피해자는 "괜찮다"고 대답함
3. 사고 후 후속 조치
피해자의 여자 친구는 경찰이 사고 현장에 온 후 피고인에게 전화하여 통화함
피고인은 자신의 부모에게 전화하여 사고 현장에 와서 사고를 처리해 달라고 요청함
피고인의 부모가 사고 현장에 와서 피해자나 피해자의 여자 친구를 만나 대화를 나눔
피고인은 사고 다음날 피해자나 피해자의 아버지와 전화 통화하고 자동차보험회사에 이 사건 관련 보험접수를 함
4. 법원의 판단:
위와 같은 사실들을 종합하면, 자동차의 교통으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게 한 피고인이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이 규정한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거나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경우로 보기에 부족함
4. 운전자의 무과실
운전자에게 사고발생의 과실이 없다면 도주치상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3 제1항 소정의 "차의 교통으로 인하여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한 당해차량의 운전자"란 차의 교통으로 인한 업무상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자를 가리키는 것이지 과실이 없는 사고 운전자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1991. 5. 28. 선고 91도711 판결
교통사고 형사사건에서 운전자가 주의의무를 다한 경우 무죄가 선고되는바, 동일한 법리가 도주차량죄에도 적용됩니다. 관련 하급심 판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인천지방법원 2014. 8. 28. 선고 2014고단3393 판결
사건개요
피고인이 골목길을 시속 약 10km로 진행하던 중 우측에 주차되어 있던 차량 사이에서 나오는 5세 어린이를 차량으로 들이받아 넘어지게 한 후 피해자의 왼쪽 팔 부위를 역과함
2. 무죄선고이유 - 운전자의 과실 부존재
이미 차량 앞부분이 충돌장소를 진행한 후 옆에 주차되어 있는 차량 사이로 아이가 뛰어나와 진행중인 차량 뒷 범퍼에 부딪히는 것까지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려움

도주치상죄의 대응방안
1. 현장답사
도주치상 사건은 도로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바, 사고 현장을 답사하여 교통상황을 면밀히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래 사안에서 저는 사고가 발생한 사거리를 직접 방문하여 정체 시 교통상황과 신호등의 점멸간격, 사고 경위 등을 확인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의뢰인에게 고의가 없었다는 논리를 전개하여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https://www.lawtalk.co.kr/posts/102724
현장 답사를 통해 사고 당시 주변 환경(교통량, 소음, 시야차단 가능성), 충격발생 유무와 충격의 정도 등 서면만으로 알수 없는 생생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증거자료 확보
블랙박스 영상
사고 상황과 피해자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증거이므로 사고 후 반드시 확보해야 합니다.
CCTV 영상
사고 발생 장소를 촬영하는 CCTV를 증거보전이나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확보하여 사고전후 상황을 확인해야 합니다.
차량손상사진, 사고현장사진
사고 직후 차량을 촬영한 사진, 사고현장 사진을 통해 피해차량과 실제 접촉하였는지, 사고를 인지할 가능성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의 의무기록
수사단계에서는 확보가 어렵고 공판단계에서 얻을 수 있는 증거로, 피해자의 진료기록과 상해진단서 내용을 검토하여 사고와 상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여부, 상해의 정도와 발생경위, 사고 후 피해자의 신체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12 신고접수 처리내역
사고 직후 112에 신고한 사람과 신고 경위, 피해사실 등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피해자가 신고한 경우 사건에 관한 그의 최초 진술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도주치상죄의 양형요소
도주치상죄의 양형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가중요소
음주운전, 무면허운전 등과 결합하거나 난폭운전의 경우
피해자가 중상해를 입거나 도주로 인하여 생명에 현저한 위험이 초래된 경우
동종 전과가 있는 경우
합의 시도 중 추가 피해를 야기한 경우
2. 감경요소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공탁 등 피해가 상당부분 회복된 경우
피해자에게도 교통사고 발생 또는 피해 확대에 상당한 과실이 있는 경우
범행동기에 특히 참작할 사유가 있는 경우
피해자의 상해가 경미한 경우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한 경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경우
진심어린 반성과 사과
가족부양의 필요성, 생계유지 등 사회적 환경요소
도주차량 혐의가 인정된다면 위 양형요소를 고려하여 설득력 있는 양형자료를 준비하고, 형량 감경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피해자와의 합의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도주치상은 사건 초기 대응이 중요한 범죄로 잘못 대응할 경우 실형을 선고받을 수 있습니다. 사실관계 확인 후 도주치상죄의 구성요건을 검토하여 무죄가능성을 면밀히 판단해야 하며, 무죄가 어려울 경우 피해자와의 합의노력을 통해 최대한 경한 처분을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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