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갚으라고 독촉한 것도 스토킹범죄에 해당하나요?
돈을 갚으라고 독촉한 것도 스토킹범죄에 해당하나요?
법률가이드
폭행/협박/상해 일반명예훼손/모욕 일반형사일반/기타범죄

돈을 갚으라고 독촉한 것도 스토킹범죄에 해당하나요? 

허준 변호사

최근 법무부에서는 지속적·반복적 불법 채권 추심 행위에 스토킹처벌법을 적극 적용하도록 검찰에 지시하였다고 하는데요 내가 받을 돈이 있어서 채무자한테 돈을 갚으라고 연락을 하는게 과연 법에 어긋나는 일일까요? 내 돈을 떼먹고 잘 먹고 잘 살며 도망다니고 있는 놈을 쫓아다니며 돈을 갚으라고 하는걸 처벌하는게 과연 맞는 일일까요?

가상의 사례를 나누어서 한번 설명을 해 보겠습니다.

<사례1>

김갑동(가명, 35세)씨는 이을녀(가명, 33세)씨와 2년간 교제를 해 오던 사이입니다. 미용실을 하던 이을녀씨는 장사가 잘 되지 않을 때마다 김갑동씨에게 돈을 빌려가곤 했습니다. 그렇게 빌려간 돈이 1,000만 원을 넘었습니다. 김갑동씨는 이을녀씨와 결혼할 생각도 있었지만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몰라 돈을 빌려줄 때마다 간단한 차용증도 받아두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이을녀씨는 박병남(가명, 32세)씨와 바람이 났고 미용실을 정리하고 연락을 차단한 채 잠적하였습니다. 김갑동씨는 지인을 통해 겨우겨우 이을녀씨를 찾아내 1~2 차례 커피숍으로 불러내 돈을 갚으라고 요구했고, 낮시간대를 이용하여 이을녀씨 핸드폰으로 10여 차례 돈을 갚으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이을녀씨는 김갑동씨의 행위로 불안감, 공포감을 느꼈다며 스토킹범죄로 고소를 했습니다.

<사례2>

David(가명, 40세)는 Marry(가명, 30세)를 어떻게든 한번 꼬셔보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었습니다. 형편이 넉넉치 못했던 Marry는 대학원 등록금이 필요하여 사채를 알아보다 고리의 이자에 놀라 포기하고 있었는데요. 사채업자는 친분이 있던 David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 이때다 싶은 David는 Marry를 찾아가 이자 없이 1,000만 원을 빌려줄테니 6개월 뒤에 갚으라고 하였고 그 일을 계기로 둘은 잠시 사귀게 되었습니다. Marry는 David와 가까워지면서 David가 조폭과 연루되어 나쁜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점점 David을 멀리하고 급기야 연락차단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6개월이 지난 후 David은 Steven의 핸드폰을 빌려 Marry에게 밤낮으로 돈을 갚으라는 문자를 수 십 차례 보내고, 심지어 Marry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미용실을 찾아가 다른 직원들과 손님들이 있는 가운데 돈을 갚으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걸 반복했습니다. Marry는 David의 행위로 불안감, 공포감을 느꼈다며 스토킹범죄로 신고를 했습니다.

두 가지 사례의 차이점이 조금 느껴지시나요?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서 정하고 있는 "스토킹행위"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즉, 스토킹행위가 되려면 상대방 의사에 반할 필요가 있고, 정당한 이유가 없어야 하며, 불안감 공포심을 일으켜야 합니다.

채권추심행위가 스토킹범죄가 되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정당한 이유'의 존재 여부라 할 것입니다.

채무자에게 돈을 갚으라고 요구하는 행위는 당연하고, 정상적인 행위입니다. 그런데, 우리 법에서는 이러한 채권추심행위에 한계를 정해 두었습니다. 바로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이 그 것인데요

채권추심자라 하면 웬지 **신용정보 회사같이 전문적으로 채권을 회수하는 업체만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물론 이러한 전문적 추심업체도 당연히 채권추심자이기는 하나, 돈을 빌려준 일반인도 여기서의 채권추심자에 해당합니다.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제2조>

1. “채권추심자”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

가.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대부업자, 대부중개업자, 대부업의 등록을 하지 아니하고 사실상 대부업을 영위하는 자, 여신금융기관 및 이들로부터 대부계약에 따른 채권을 양도받거나 재양도 받은 자

나. 가목에 규정된 자 외의 금전대여 채권자 및 그로부터 채권을 양도받거나 재양도 받은 자

다. 「상법」에 따른 상행위로 생긴 금전채권을 양도받거나 재양도 받은 자

라. 금전이나 그 밖의 경제적 이익을 대가로 받거나 받기로 약속하고 타인의 채권을 추심하는 자(채권추심을 목적으로 채권의 양수를 가장한 자를 포함한다)

마. 가목부터 라목까지에 규정된 자들을 위하여 고용, 도급, 위임 등 원인을 불문하고 채권추심을 하는 자

이러한 채권추심자가 하는 추심행위 중 법으로 금지된 행위들이 있는데요

제9조(폭행ㆍ협박 등의 금지) 채권추심자는 채권추심과 관련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채무자 또는 관계인을 폭행ㆍ협박ㆍ체포 또는 감금하거나 그에게 위계나 위력을 사용하는 행위

2.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적으로 또는 야간(오후 9시 이후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를 말한다. 이하 같다)에 채무자나 관계인을 방문함으로써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여 사생활 또는 업무의 평온을 심하게 해치는 행위

3.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적으로 또는 야간에 전화하는 등 말ㆍ글ㆍ음향ㆍ영상 또는 물건을 채무자나 관계인에게 도달하게 함으로써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여 사생활 또는 업무의 평온을 심하게 해치는 행위

4. 채무자 외의 사람(제2조제2호에도 불구하고 보증인을 포함한다)에게 채무에 관한 거짓 사실을 알리는 행위

5. 채무자 또는 관계인에게 금전의 차용이나 그 밖의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채무의 변제자금을 마련할 것을 강요함으로써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여 사생활 또는 업무의 평온을 심하게 해치는 행위

6. 채무를 변제할 법률상 의무가 없는 채무자 외의 사람에게 채무자를 대신하여 채무를 변제할 것을 요구함으로써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여 사생활 또는 업무의 평온을 심하게 해치는 행위

7. 채무자의 직장이나 거주지 등 채무자의 사생활 또는 업무와 관련된 장소에서 다수인이 모여 있는 가운데 채무자 외의 사람에게 채무자의 채무금액, 채무불이행 기간 등 채무에 관한 사항을 공연히 알리는 행위

야간에 채무자나 관계인(여기서 관계인이란 " 채무자와 동거하거나 생계를 같이 하는 자, 채무자의 친족, 채무자가 근무하는 장소에 함께 근무하는 자"를 말합니다)을 반복적으로 방문 또는 연락을 하여 사생활 또는 업무의 평온을 심하게 해치는 행위, 채무자의 가족이나 직장 동료들이 있는 곳에서 채무사실을 공연히 알리는 행위는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 밖에도 채권추심법에는 채권을 추심함에 있어 금지되는 행위들이 다수 규정되어 있는데요. 결국 이러한 금지되는 채권추심행위에 위반하여 채권을 추심하는 경우 "정당한 이유"로 인정받기 어려운 것입니다.

다시 두 가지 사례로 돌아와 볼까요?

사례1에서 '김갑동'씨는 이을녀씨로부터 정당히 받을 채권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잠적한 이을녀씨를 찾아내 커피숍으로 불러내어 1:1로 변제독촉을 하고, 낮시간대에 변제독촉문자를 10여 차례 보낸 것에 불과합니다. 즉, 법에서 금지되는 채권추심행위가 없었고, 이 정도 행위로 '사생활 또는 업무의 평온을 심하게 해쳤다'고 보기도 어렵겠지요

반면 사례2에서 'David'은 밤낮으로 상관없이 수 십 차례 문자를 보내고, 심지어 Marry의 직장을 찾아가 공연히 채무사실을 알리기도 하였지요. 모두 법에서 금지하는 채권추심행위입니다. 야간에 수 십 차례 문자를 받고 직장까지 찾아와 공공연히 빚의 존재에 대해 알린다면 당연히 '사생활 또는 업무의 평온을 심하게 해친 행위'로 평가받을 수 있겠지요

따라서, 사례1에 대한 스토킹범죄는 무혐의로, 사례2에 대한 스토킹범죄는 유죄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다만, 해당 사례들은 실제 판례 사안은 아니고 모두 가상의 사례들이므로 실제 결론이 어떻게 될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법은 상식에 기초한 것이므로 여러분들이 보시는 상식으로 판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상 빚독촉과 스토킹범죄의 관계에 대해 검토해 보았는데요. 사실 일률적으로 죄가 된다, 안 된다 이렇게 판단하기는 어렵고, 구체적 사례, 사실관계, 당시 정황이나 행위태양 등에 따라 유무죄는 갈릴 수 있다는 점 참고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다만, 과도한 빚독촉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스토킹행위가 지나치게 넓게 해석되면 정당한 채권회수 행위마저 불법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는 점, 오히려 돈을 떼먹고 도망다니는 사람에게 지나친 혜택을 주고 피해자들을 두 번 울릴 수 있다는 점 법을 해석, 집행하는 기관들은 유념하면 좋겠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허준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579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