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나 빌라에 거주하면서 이웃과 피할 수 없는 분쟁이 바로 층간소음인데요. 오늘은 층간소음 분쟁이 스토킹범죄로 처벌받을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사례를 살펴보시죠
빌라 아래층에 사는 A씨는 평소 윗층에서 층간소음을 내고 있다고 불만을 품고 있었습니다. A씨는 윗집에 보복을 할 생각으로 수 개월 동안 수십 회에 걸쳐 도구를 이용하여 벽이나 천장을 두드려 '쿵쿵' 소리를 내기도 하고 야간이나 새벽시간에 스피커를 이용해 노래를 크게 틀거나 고함을 지르기도 하였습니다. 윗집 B씨는 그 때마다 이를 기록해 두고 결국 경찰에 A씨를 고소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과연 해당 사례가 스토킹범죄로 처벌될 가능성이 있는 걸까요?
스토킹범죄에 대한 정의규정은 다음과 같습니다.(스토킹처벌법 2조)
1. “스토킹행위”란 상대방의 의사에 반(反)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가. 상대방 또는 그의 동거인, 가족(이하 “상대방등”이라 한다)에게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
나. 상대방등의 주거, 직장, 학교, 그 밖에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장소(이하 “주거등”이라 한다) 또는 그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다. 상대방등에게 우편ㆍ전화ㆍ팩스 또는「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항제1호의 정보통신망(이하 “정보통신망”이라 한다)을 이용하여 물건이나 글ㆍ말ㆍ부호ㆍ음향ㆍ그림ㆍ영상ㆍ화상(이하 “물건등”이라 한다)을 도달하게 하거나 정보통신망을 이용하는 프로그램 또는 전화의 기능에 의하여 글ㆍ말ㆍ부호ㆍ음향ㆍ그림ㆍ영상ㆍ화상이 상대방등에게 나타나게 하는 행위
라. 상대방등에게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하여 물건등을 도달하게 하거나 주거등 또는 그 부근에 물건등을 두는 행위
마. 상대방등의 주거등 또는 그 부근에 놓여져 있는 물건등을 훼손하는 행위
바. 다음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상대방등의 정보를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배포 또는 게시하는 행위
1) 「개인정보 보호법」 제2조제1호의 개인정보
2)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2호의 개인위치정보
3) 1) 또는 2)의 정보를 편집ㆍ합성 또는 가공한 정보(해당 정보주체를 식별할 수 있는 경우로 한정한다)
사.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상대방등의 이름, 명칭, 사진, 영상 또는 신분에 관한 정보를 이용하여 자신이 상대방등인 것처럼 가장하는 행위
2. “스토킹범죄”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스토킹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
즉, 스토킹범죄가 성립되기 위하여는 1) 상대방의 의사에 반할 것, 2) 정당한 이유가 없을 것, 3) 상대방이나 그 가족에 대해 접근하거나 연락하는 등의 행위(위 가~사목의 행위)를 할 것, 4) 그로 인해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킬 것, 5) 그러한 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구성요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앞서 본 사례가 구성요건에 부합하는지 하나 하나 따져볼까요?
1) 상대방의 의사에 반할 것
보복성 층간소음을 원하는 이웃 주민은 없을 겁니다. 따라서 이 부분은 능히 추단되고도 남습니다. 물론 실제 피해 이웃주민이 경찰에 신고하거나 고소를 하였을 것이고, 그 자체로 의사에 반한다는 것이 증명되는 셈입니다.
2) 정당한 이유가 없을 것
이웃간 층간소음 문제가 발생하였다고 하여 무조건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층간소음은 고의도 없을 뿐더러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볼 수도 없겠지요. 나아가 실제로 층간소음 문제가 발생하면 처음에는 가서 대화로 해결하려고 하거나, 관리사무소를 통하거나, 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하기도 하는데 이런 행위들은 정당성을 인정받을 것입니다.
문제는 대화나 정당한 절차를 통하여서가 아니라 사적인 감정에 치우쳐 누가 보더라도 명백히 보복성 소음을 유발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결국 이 문제는 구체적인 케이스마다 달리 볼 여지가 있고, 딱 정해진 기준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상대방이나 그 가족에 대해 접근하거나 연락하는 등의 행위(위 가~사목의 행위)를 할 것
사례에서 A씨는 "수십 회에 걸쳐 도구를 이용하여 벽이나 천장을 두드려 '쿵쿵' 소리를 내기도 하고 야간이나 새벽시간에 스피커를 이용해 노래를 크게 틀거나 고함을 지르기도" 하였습니다.
이 행위는 스토킹행위중 '라목'에 해당합니다. 즉, 상대방등에게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하여 물건등을 도달하게 하거나 주거등 또는 그 부근에 물건등을 두는 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물건등'이라 함은, 그 앞에 '다목'에서 「물건이나 글ㆍ말ㆍ부호ㆍ음향ㆍ그림ㆍ영상ㆍ화상(이하 “물건등”이라 한다)」라고 정의를 이미 해 두었기 때문에, A씨의 행위는 말이나 음향을 이웃 주민에게 도달하게 한 행위로 평가되는 것입니다.
4) 상대방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킬 것
반드시 위해를 가할 것처럼 협박을 해야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은 아닙니다.
야간이나 새벽에 이처럼 도구를 이용하여 벽이나 천정을 두드리고 스피커를 이용해 노래를 틀거나 고함을 지르면 당연히 이웃 주민들은 불안하고 공포심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가까운 이웃이 먼 사촌보다 낫다는 것은 옛말입니다. 솔직히 내 앞집에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잘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지 않습니까. 남보다 못한 것이 이웃이 된지 오래입니다. 가까운 사람이 그런 행동을 하면 쉽게 가서 말로 해결할 수 있지만, 남보다 못한 그 이웃이 자꾸 내 사생활을 방해하고 소음을 내면 제대로 말하기도 어렵고 불안이나 공포는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5) 행위가 지속적, 반복적으로 이루어질 것
A씨의 행위는 수 개월 동안 수십 회에 걸쳐 이루어졌습니다. 지속성, 반복성 요건도 충족합니다.
스토킹행위와 스토킹범죄가 구분되는 기준이 바로 이 지속성, 반복성 요건입니다. 단순 1회성 스토킹행위는 형사처벌되는 스토킹범죄를 구성하지 못합니다. 행위가 오랜기간 동안 지속하거나, 여러 번 반복되는 요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제 해당 사례가 스토킹범죄 구성요건에 부합한다는 사실, 확인하셨지요?
실제로 이와 유사한 사례에서 최근 대법원은 보복성 층간소음 행위에 대해 '스토킹범죄'에 해당한다는 첫 확정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해당 사안에서 대법원은 "피고인은 층간소음 기타 주변의 생활소음에 불만을 표시 하며 수개월에 걸쳐 이웃들이 잠드는 시각인 늦은 밤부터 새벽 사이에 반복하여 도구로 벽을 치거나 음향기기를 트는 등으로 피해자를 비롯한 주변 이웃들에게 큰 소리가 전달되게 하였고, 피고인의 반복되는 행위로 다수의 이웃들은 수개월 내에 이사를 갈 수밖에 없었으며, 피고인은 이웃의 112 신고에 의하여 출동한 경찰관으로부터 주거지 문을 열어 줄 것을 요청받고도 ‘영장 들고 왔냐’고 하면서 대화 및 출입을 거부하였을 뿐만 아니라 주변 이웃들의 대화 시도를 거부하고 오히려 대화를 시도한 이웃을 스토킹혐의로 고소하는 등 이웃 간의 분쟁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이웃을 괴롭힐 의도로 위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스토킹범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23도10313)
다만, 층간소음 문제가 모두 스토킹범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우선 스토킹범죄에 있어 불안감, 공포감을 일으키는 행위를 평가할 때 '객관적ㆍ일반적으로 볼 때 이를 인식한 상대방으로 하여금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라고 평가될 수 있다면 현실적으로 상대방이 불안감 내지 공포심을 갖게 되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스토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객관적ㆍ일반적으로 볼 때 상대방으로 하여금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인지는 행위자와 상대방의 관계ㆍ지위ㆍ성향,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행위 태양, 행위자와 상대방의 언동, 주변의 상황 등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즉, 객관적으로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구체적인 케이스마다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한 판단이라 하겠습니다.
문제가 된 사안에서는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구체적 행위태양 및 경위, 피고인의 언동,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위 행위는 층간소음의 원인 확인이나 해결방안 모색 등을 위한 사회통념상 합리적 범위 내의 정당한 이유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객관적․일반적으로 상대방에게 불안감 내지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보인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결국, 우리가 층간소음을 일으키는 행위도 스토킹범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이유로 층간소음을 무조건 참고 지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당연히 가서 이야기도 할 수 있고, 필요한 절차를 밟아서 항의를 할 수도 있는 거지요. 문제는 그 행위의 정도라는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판단해서 용인될 수 있는 정도의 항의를 벗어나 오로지 보복의 목적으로 모든 대화나 절차를 거부하고 반복적으로 보복성 층간소음을 유발하는 행위, 그 것이 바로 스토킹범죄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층간소음과 스토킹범죄 성립과의 관계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층간소음으로 피해를 보는 분들이나, 또 이웃으로부터 항의를 받고 스트레스를 받는 분들 모두 힘드시겠지만, 서로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게 가장 좋습니다. 그리고 사전에 이러한 문제가 불거지지 않도록 서로 조심하고 양해할 것은 양해하는 그런 모습이 필요한 세상입니다. 우리가 아파트에서 계속 살거면 말이죠!
스토킹범죄로 피해를 보거나 또 처벌의 위기에 놓이신 분들은 언제든지 저 허준 변호사에게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스토킹범죄 전담부서 부장검사로 2년이나 재직하면서 셀 수 없이 많은 스토킹 사건을 처리해 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