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혼 관계에서의 부정행위 책임, 위자료 청구가 가능할까?(feat. 사실혼 파기 손해배상전문 정현주 변호사 승소 사례)
일반적으로 이혼의 과정은 까다롭기만 하다. 당사자의 의사가 일치되더라도 '법원의 숙려 기간'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조정으로 이혼을 진행하더라도 조정 기일이 잡히는 데 최소한 한 달 이상이 걸리기 때문이다. 어디 그뿐인가, 상대가 이혼을 원하지 않기라도 하면 몇 년 이상 이혼을 하기 위해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할 수도 있다.
이처럼 법률혼을 해소하는 것은 일정한 법적 절차가 필요하지만, 사실혼의 해소는 같이 살고 있었더라도 법적 보호가 그만큼 덜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 대법원 판례는 ' 사실혼 관계는 사실상의 관계를 기초로 하여 존재하는 것으로서 당사자 일방의 의사에 의하여 해소될 수 있고 당사자 일방의 파기로 인하여 공동생활의 사실이 없게 되면 사실상의 혼인관계는 해소되는 것이다(대법원 2009. 2. 9. 자 2008스 105 결정 등)'라고 판시하고 있다.
이처럼 혼인 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누군가 한 명이 '그만 만나자'라고 의사를 표명하거나 또는 그런 의사로 집을 나가서 별거 상태가 길어지는 것만으로도 사실혼 관계는 쉽게 해소된다. 이렇듯 불안한 사실혼 관계에서 한 쪽 당사자의 유책 사유로 관계가 끝났을 때에도 피해를 받은 쪽에서 위자료 소송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또한 혼인 신고가 없었을 뿐 사실상 부부관계였다는 사실과 유책 사유에 대하여 어떻게 증명을 할 수 있을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실혼 관계의 파기에서도 상대에게 위자료 청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법률사무소 봄을 찾아주신 의뢰인 봄씨는 몇 년 전 동호회에서 여름 씨를 만나 사귀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호감을 강하게 느꼈던 그들은 곧 동거를 하기 시작했고, 함께 살며 여름 씨는 봄씨에게 청혼을 하기도 했다. 같이 살기 시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양쪽 부모님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었는데 봄씨는 명절이나 가족 행사가 있을 때마다 시댁에 가서 며느리로서의 역할도 하였다.
연애의 끝은 깊어지기도 하고 소멸하기도 한다. 그것을 나 스스로가 정할 수가 없을 뿐이다. 봄씨의 행복한 시간도 일 년 정도 흘렀을까? 봄씨는 여름 씨의 행동이 조금씩 바뀌고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여름 씨는 지방 출장이 있다면서 하루씩 외박을 하고 오기도 했고 봄씨가 파악할 수 없는 스케줄이 생기기도 했다. 그는 일이 늘어났다는 핑계를 댔지만 봄씨는 그런 여름 씨가 수상하기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봄씨는 우연히 여름 씨의 핸드폰을 보고 여름 씨가 그전에 만나던 전 여자친구와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봄씨는 그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봄씨는 화가 나서 여름 씨에게 이런 사실에 대하여 추궁을 하였고 여름 씨는 그런 봄씨에게 지겹다는 듯 적반하장격으로 화를 내면서 둘의 관계는 끝나게 되었다.
' 변호사님, 저는 여름이랑 있으면서 정말 헌신했거든요. 생활비도 사실 제가 다 벌었고 여름이에게 용돈까지 줬어요. 그런데 너무 억울한 거예요. 내가 이용당했다는 생각만 들고 그때는 정말 죽고 싶었어요.. '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돈만을 위해' 소송을 고려하지는 않는다. 특히나 손해배상 소송은 다양한 불법행위로 인해 일어나기 때문에 마음의 상처가 우선이 된다. 봄씨와 같은 경우는 자신이 일방적으로 버려졌다는 생각에 여름 씨에게 일종의 복수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 그런데, 어쩌면 이쯤에서 관계가 끝난 것이 봄씨에게 더 유리한 것일 수도 있어요. 아직 아이도 없고 오히려 깔끔하게 헤어질 수 있는 것이니까요. 물론 지금까지 금전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많은 손해를 본 것도 사실이겠지만 소송은 한 번 시작되면 서로에게 힘든 싸움이 될 수도 있어요. 오히려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는 것보다 그냥 나쁜 경험은 빠르게 잊고 새로운 출발을 하시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떠세요? 특히 이런 경우에는 저희가 소송에서 어느 정도 승소를 한다고 해도 위자료가 많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부분도 고려하셔야 해요. '
많은 경우 연인 관계였다가 좋지 않게 끝날 때, 그 사실을 잊고 오로지 미래에 집중하는 편이 훨씬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법률혼이라면 법적으로 얽혀있어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아이가 없는 사실혼 관계라면 어쩌면 하늘이 내린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봄씨와 같이 과거의 억울함을 어떻게든 해소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는 과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상대에게 소송을 제기하고 싶어 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혼 관계의 파기가 상대의 유책 사유(외도, 폭행 등)로 인해 일어났다면 일반적인 이혼 소송에서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것보다 입증이 어려울 수 있다. 일단 상대는 무조건 '사실혼의 존재'를 부인하기 때문이다. 법률혼은 간단하게 혼인신고만으로도 부부관계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지만 사실혼은 부부관계였다는 것을 원고가 적극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실 확인서가 필요할 수도 있고 결혼식 사진이나 사실혼 존재 확인서, 청혼 사진 등이 필요할 수도 있다.
두 번째로 상대의 잘못으로 사실혼 관계가 파기되었다는 유책 사유에 대하여도 적극적인 입증이 필요하다. 법률사무소 봄의 변호사들은 멀리 대전까지 내려가며 봄씨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최선을 다하였다. 그 결과 우리의 주장이 대부분 받아들여져, 조정에서 인정되었던 금액보다 훨씬 더 상회하는 높은 금액으로 사실혼 파기에 따른 위자료를 지급받을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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