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통화나 화상채팅을 건전하게 이용하는 사람도 있지만, 음란 행위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 상대방이 이를 몰래 녹화해 저장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성관계를 몰래 촬영하면 명백히 카메라등이용촬영죄가 성립합니다. 그렇다면 영상통화 중 상대방이 자위하는 장면을 몰래 녹화하거나 캡처한다면 어떤 죄가 될까요?
영상통화에 동의했다고 해서 녹화나 캡처까지 허용했다고 볼 수는 없겠지요. 녹화된 영상이 외부로 유출되면 심각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영상통화 녹화는 법적으로 카메라등이용촬영죄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에 따르면, 카메라나 이와 유사한 기기 등을 이용하여 타인의 신체를 촬영 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촬영할 경우 처벌됩니다. 즉, 촬영 대상이 ‘사람의 신체’여야 하고, 직접 촬영해야 합니다.
그러나 영상통화 녹화는 사람의 신체 자체가 아니라 디지털 영상 정보를 저장하는 행위이므로 카메라등이용촬영죄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영상통화 녹화를 불법촬영물 소지죄로 처벌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수사 실무와 일부 하급심 판례에서는 영상통화 녹화를 촬영물의 복제물로 간주하고 소지죄를 적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
④제1항 또는 제2항의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소지ㆍ구입ㆍ저장 또는 시청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그런데 논리적으로 따져보면 다소 이상한 부분이 있습니다. 녹화 행위 자체는 처벌하지 않으면서, 녹화된 영상을 보관하는 것은 처벌한다는 점입니다. 또한, 영상통화 녹화나 캡처가 촬영물의 ‘복제물’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법적 논란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하급심 판례를 무색케 하는 대법원 판례가 또 한 번 나왔습니다. 대법원은 확고하게 영상통화 녹화는 신체의 촬영이 아니므로 녹화본은 촬영물이 아니고 복제물도 아니라서 아무런 죄도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대법원은 형벌 규정을 엄격하게 해석하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유추 해석 금지 원칙과 죄형법정주의에 기반합니다. 이러한 원칙은 법관이 자의적으로 법을 창조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이 디지털화되어 전송된 후 다시 영상으로 변환되거나, 이를 카메라로 재촬영하는 경우 등에서는 처벌이 어려운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러한 법적 공백을 해결하기 위해 보다 구체적인 입법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영상통화 녹화의 대상이 아동·청소년이라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때는 녹화한 영상이나 캡처한 사진이 아청물이 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아청물의 정의에 따른 것입니다.
“아동ㆍ청소년성착취물”이란 아동ㆍ청소년 또는 아동ㆍ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여 제4호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거나 그 밖의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으로서 필름ㆍ비디오물ㆍ게임물 또는 컴퓨터나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한 화상ㆍ영상 등의 형태로 된 것을 말한다.
가. 성교 행위
나. 구강ㆍ항문 등 신체의 일부나 도구를 이용한 유사 성교 행위
다. 신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접촉ㆍ노출하는 행위로서 일반인의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
라. 자위 행위
아청법 제2조에 의하면 아청물(아동·청소년성착취물)은 반드시 사람의 신체를 표현한 것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아동·청소년의 형상을 한 “표현물”이라고 되어 있으므로 신체 이미지도 가능한 것입니다. 따라서 아동청소년이 영상통화를 하면서 음란행위 하는 것을 녹화하는 것은 아청물제작이 되며, 이렇게 만들어진 아청물을 유포, 소지, 시청하는 경우 각각 죄가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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