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부동산&민사법 전문변호사 최아란입니다.
전세를 살고 있는 와중에 집주인이 갑자기 사망했을 때, 세입자의 권리 중 가장 위태로운 것은 바로 보증금 반환 문제입니다.
단순하게 말하면야 '상속인에게 받으면 되니 걱정하지 마라'라고 할 수 있겠지만, 현실 속의 분쟁은 결코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특히 상속관계가 복잡하거나, 상속인들 사이에 분쟁이 생겨 전세 보증금 반환 책임을 서로 미룰 때 세입자는 대단히 곤란한 입장에 놓이게 됩니다.
이럴 때는 대비해 법원에서는 '임대인이 사망했을 때, 임대인의 공동 상속인들은 각자 전세 보증금 전액을 반환하여야 한다'라는 점을 명확하게 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 점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목차]
주택임대차보호법
대법원 판례
상속인은 당연히 보증금 반환의무가 있습니다
공동상속인은 각자 전세 보증금 전액에 대해 반환할 의무가 있습니다
상속인 중 일부로부터 보증금 전액을 받아낸 사례

주택임대차보호법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은 "임차주택의 양수인(그 밖에 임대할 권리를 승계한 자를 포함한다)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
그리고 대법원 1993. 11. 23. 선고 93다4083 판결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의 규정에 의하여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보게 되는 임차주택의 양수인이 될 수 있는 경우는 주택을 임대할 권리나 이를 수반하는 권리를 종국적, 확정적으로 이전받게 되는 경우라야 하므로 매매, 증여, 경매, 상속, 공용징수 등에 의하여 임차주택의 소유권을 취득한 자 등은 위 조항에서 말하는 임차주택의 양수인에 해당 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또다른 대법원 판례에서는 임차주택의 양수인은 주택의 소유권과 결합하여 임대인의 임대차계약상의 권리와 의무 일체를 그대로 승계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21다251929 판결).
상속인은 당연히 보증금 반환 의무가 있습니다
따라서 상속인은 임차주택의 양수인이 되어, 고인이 소유하고 있던 임차주택의 소유권을 승계하게 되고, 그와 함께 고인이 임대인으로서 가지고 있던 권리와 의무도 모두 승계하게 됩니다.
당연히 고인이 임차인에 대해 부담하고 있던 보증금반환의무도 모두 승계합니다.
공동상속인은 각자 전세 보증금 전액에 대해 반환할 의무가 있습니다
상속인이 여러 명인 경우, 그 상속인들은 고인의 임대인의 지위를 공동으로 승계함으로써 공동임대인이 됩니다.
이렇듯 임대인 지위를 공동으로 승계한 공동임대인들의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는 불가분채무입니다. 이 또한 확립된 대법원 판례의 입장입니다(대법원 2021. 1. 28. 선고 2015다59801 판결).
불가분채무라 함은 채무자들이 전체 채무 금액을 1/n씩 나누어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채무자 전원이 각자 전액에 대해서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집주인이 사망한 경우, 세입자는 자신이 아는 상속인 1명만 콕 찍어 '전보증금 전액을 반환하세요'라고 요구할 수 있고, 이때 상속인은 '내 상속지분이 1/n이니 그만큼만 반환하겠다'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일단 전액을 반환한 다음, 나머지 상속인들과의 문제는 상속인들끼리 알아서 해결하여야 합니다.
상속인 중 일부로부터 보증금 전액을 받아낸 사례
고령의 임대인, 대리인과 전세계약 체결
이 사건의 임대인은 1934년생으로, 의뢰인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당시부터 대단히 고령이었습니다.
의뢰인은 처음 전세계약을 체결할 때부터 임대인을 한 번도 만나지 못했지만, 임대인의 조카가 임대인으로부터 위임장을 받아 계약서를 작성하였고, 당시 공인중개사도 별 문제가 없다고 했었기에 걱정 없이 전세 보증금을 지급하고 입주하였습니다.
만기를 앞두고 임대인의 사망 사실을 알게 됨
그렇게 2년의 시간이 흘러 어느덧 의뢰인의 임대차계약 만기가 다가왔습니다.
의뢰인은 조카에게 '만기가 되면 이사하겠습니다. 보증금을 돌려주세요'라고 통지를 했는데요.
그제야 조카는 '임대인이 사망했는데, 상속 문제가 생겨서 보증금을 반환할 수 없다'라는 사실을 털어놓았습니다.
조카를 상대로 한 보증금 반환 청구
집주인의 상속 문제가 언제 해결될지도 모르는 판국에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겠지요. 이에 의뢰인은 법률사무무소 아란을 찾아 보증금반환청구 소송을 의뢰하셨습니다.
이 소송의 임대인은 평생 결혼한 적이 없어 배우자나 자녀가 없었고, 워낙 고령이었기에 형제자매들도 모두 사망한 상태였습니다. 결국 여러 명의 조카들이 상속인으로 확인되었지요.
이 소송에서는 여러 명의 조카들에게 계약 해지 통지는 하되, 보다 빠른 소송 진행을 위하여 재산상태가 좋은 조카 2명만을 특정하여 신속하게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조카 소유의 부동산 가압류
한편 이 소송의 임대인에게는 자기 소유의 또다른 아파트가 있었습니다. 이에 소 제기에 앞서 해당 아파트의 소유관계를 확인해보았는데요.
조카 2명이 임대인의 생전에 임대인으로부터 해당 아파트를 증여받았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안전한 보증금 회수를 위해 조카 2명 소유의 아파트에 대한 가압류를 먼저 진행한 다음, 보증금반환청구 소송을 계속 이어나갔습니다.

전부 승소! 보증금 회수 완료
의뢰인이 조카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자, 조카들은 '상속 받은 몫이 적어 전액을 반환할 수 없다'라고 다투었습니다.
그러나 위에서 설명드린 것과 같이 상속인은 자신이 상속받은 몫이 얼마이건 간에 보증금 전액에 대해서 반환할 의무가 있습니다. 결국 저희측 주장이 모두 받아들여져 의뢰인이 전부 승소했습니다.
승소 판결이 선고된 이후에도 피고(조카들)는 의뢰인에게 1년만 기다려달라, 6개월만 기다려달라는 등 시간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의뢰인은 이미 조카 소유의 또다른 부동산을 가압류한 상태였기 때문에 조카들의 시간끌기에 휘둘릴 필요가 없었죠. 단기간 내에 보증금 전액을 지급하지 않으면 경매신청을 하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취했습니다.
그 결과, 조카 2명은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의뢰인에게 보증금 전액에 더해 지연손해금까지 한 번에 반환하였습니다.
이로써 의뢰인은 보증금을 전액 반환받고, 사건은 깔끔하게 종결되었습니다.

임대인이 사망했다면, 발빠르고 정확하게 해지통보부터 하여야 합니다.
사실 저는 임대인이 지나치게 고령인 경우에는 애당초 전세계약을 체결하지 마시라고 권유드리곤 합니다. 고령의 임대인은 전세 기간 중에 사망할 가능성이 높고, 사망 후 상속 문제가 말끔하게 정리되지 않으면 세입자가 보증금을 반환받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상속인에게 보증금 전액을 받아낼 수야 있겠으나, 애당초 집주인이 사망하지 않았더라면 겪지 않았어도 될 경험을 하고, 소송 과정에서 큰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임대차기간 중 사망할 가능성이 높은 집주인과는 처음부터 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것이 최선입니다.
그러나 과거로 돌아가 계약을 돌릴 수 없는 상황이라면, 지금 처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정확한 법적 대응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세입자가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바로 임대인의 상속인들을 찾아 그들에게 해지통보를 하는 것입니다. 세입자가 상속인을 모두 알고 있다면 바로 해지통보를 하면 됩니다.
만약 상속인 전원을 알지 못한다면, 안타깝지만 임차인이 바로 집주인의 상속인을 알아내기는 어렵습니다. 이럴 떄는 일단 보증금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하여 소송절차 내에서 상속인의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그 인적사항을 기반으로 상속인들 전원에게 해지통보를 한 다음, 그 중 가장 재산이 많은 상속인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방법으로 보증금을 회수하는 것이 가장 적절합니다.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부동산&민사법 전문변호사 최아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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