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글은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에 공개된 판례의 내용에 기반하여 작성되었으나, 실제 인물, 장소, 배경 등은 모두 각색되었습니다.
2023년 7월 5일, 서울동부지방법원 형사11단독 법정은 아주 기이한 사건을 다뤘습니다. 장소는 서울 강동구의 한 대형마트. 사건의 주인공은 30대 여성 A씨. 그녀는 여느 때처럼 쇼핑을 하던 중 셀프계산대를 이용해 물건을 결제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녀의 장바구니에는 계산되지 않은 고가의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수십만 원어치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마트 직원은 이를 이상히 여겨 CCTV를 확인했고, 결과는 명백한 ‘절도’ 계산 과정에서 A씨는 일부 물건의 바코드를 의도적으로 스캔하지 않았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기면증’ 환자라며, 당시 졸림 상태에서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물건을 가지고 나왔다고 진술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은 절대로 고의로 물건을 훔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마치 누군가 자신을 함정에 빠뜨린 것처럼 말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그녀의 행동에 일관성이 있다는 점, 계산하지 않은 물건만 가방에 따로 넣은 점, 그리고 계산 후 여유롭게 걸어나가는 태도 등을 종합해보면 단순한 착오나 병적인 무의식 상태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절도 혐의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A씨는 조사 과정에서 “물건값을 다 냈다”고 수차례 허위진술을 했습니다. 심지어 조사관이 CCTV를 보여주며 물증을 제시한 후에도, “이건 조작이다”라며 책임을 회피했습니다.
결국 A씨는 절도와 허위진술 혐의로 기소되었고, 2023년 11월 15일, 서울동부지방법원은 A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이 판결이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한 범죄행위보다도 ‘기면증’이라는 특이한 질병을 형사책임의 면죄부로 삼으려 했다는 점입니다.
A씨는 법정에서까지도 기면증 진단서를 제출하며 “그날이 특별히 졸렸고, 순간적으로 정신이 혼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단호했습니다.
“기면증은 인지능력 자체를 완전히 상실하는 정신질환이 아니며, 피고인이 쇼핑 전체 과정을 능동적으로 수행하고, 물건을 선택하고, 셀프계산대에서 계산을 일부러 누락하는 등 일련의 행위는 전적으로 의식적 판단의 결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은 명확합니다. ‘기억이 안 난다’는 말은 죄를 면책시키는 마법의 주문이 될 수 없습니다. 특히 셀프계산대처럼 무인 시스템에 의존하는 환경에서는 소비자의 도덕성과 양심이 법보다 더 중요한 최종 관문입니다. 그런데 그 신뢰를 악용해 범죄를 저지르고, 그걸 ‘질병’이라는 방패로 숨기려는 시도는 법적 심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이 사건 이후 강동구 일대 마트들은 셀프계산대 주변에 별도의 감시 인력을 배치하기 시작했습니다. “기면증으로 인한 실수였다”는 A씨의 주장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조롱 섞인 이야깃거리가 되었고, 이 사건을 다룬 지역 커뮤니티 글은 조회수 10만 회를 넘기며 화제가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댓글에 이렇게 남겼습니다. “기면증이면 집에서 주무셔야죠, 왜 마트까지 나오셨나요?” 이 판례는 우리 사회가 ‘무인’이라는 시스템의 편리함 속에서 얼마나 많은 법적 허점을 안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 허점을 악용한 이들에게 법이 어떤 메시지를 던지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셀프계산대는 무인이지, 무법이 아닙니다. 그리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 한마디로 범죄가 지워질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습니다. A씨처럼 질병을 방패로 삼아 양심을 속이려는 이들에게, 법은 결코 관대하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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