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은 이요한 변호사 블로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저의 의뢰인이 고소인 회사와 공동으로 투자하기 위해 고소인 회사의 소유 토지를 담보로 대출받았고, 담보 대출금을 각종 사업에 투자하였으나 실패하여 고소인 회사로부터 사기죄로 고소당한 사건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사건 경위
1. 의뢰인과 남회장의 만남
의뢰인은 유통업을 운영하는 회사 대표로 지주사의 대표인 남회장을 만났습니다. 남회장은 수개의 법인을 소유하고 있는 거물로 의뢰인은 그로부터 주식, 채권 투자 등을 배우며 스승처럼 모시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남회장이 운영하고 있는 지주사의 주식이 거래정지 되어 현금이 돌지 않자 그는 계열사를 운영할 돈이 필요했습니다. 당시 의뢰인은 '밭언니'라는 농산물 업자에게 투자하고 있었는데 수익금이 괜찮았고, 이를 알게 된 남회장은 의뢰인에게 계열사 중 하나인 고소인 회사 소유의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줄테니 대출금으로 여러 사업에 투자해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의뢰인은 남회장의 부탁을 받자 토지의 담보대출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2. 대출계약 진행
의뢰인은 당시 사업적으로 알고 지내던 병원 운영자 박지은(가명)을 통해 대출금융기관을 물색하였습니다. 박지은은 의뢰인의 처 안미정(가명)의 신용도가 높다고 하면서, 안미정이 대표이사인 회사(이하 '채무자 회사')를 만들어 대출을 진행하였습니다.
결국 2023. 5. 경 의뢰인과 고소인 회사의 사장 김대현(가명), 안미정, 금융기관 담당자가 만나 고소인 회사가 이 사건 토지를 담보로 제공하고, 채무자 회사가 대출을 받기로 하는 대출계약서를 작성하였습니다. 그리고 이후 남회장과 의뢰인, 김대현이 만나 투자약정서와 소비대차 계약서, 담보사용 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계약구조가 상당히 복잡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계약구조
금융기관이 고소인 회사 소유 토지를 담보로 잡고 채무자 회사에 8억원을 대출하면,
채무자 회사가 대출금 중 4억원으로 고소인 회사의 기존 채무를 상환하면서 토지에 기 설정되어 있던 근저당권을 말소합니다. 채무자 회사가 대납한 4억원은 고소인 회사가 차용하는 것으로 하여 채무자 회사와 고소인 회사가 소비대차 계약(②)을 체결하고,
나머지 대출금 4억원 중 대출계약 비용, 채무자 회사 설립비용 등을 공제한 3억 3,000만원은 의뢰인이 각종 수익사업에 투자하는 내용의 투자 및 담보사용 계약(③)을 체결하였던 것입니다.
3. 투자진행
대출금 8억원 중 고소인 회사의 채무를 대납한 4억원과 각종 비용 7,000만원을 공제하면 의뢰인이 실제 투자에 사용할 수 있는 돈은 3억 3,000만원이었습니다.
의뢰인은 투자금 중
2억원을 대출계약을 진행해준 박지은이 진행하는 병원사업 투자금으로 빌려주었고,
4,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였으며,
9,000만원은 의뢰인을 통해 밭언니에게 투자하였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 의뢰인이 투자를 집행하자 밭언니와 박지은은 약속한 대로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의뢰인은 투자에 대한 수익이 나지 않자 고소인 회사에 수익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는데, 당시 고소인 회사 대표인 김대현은 급여가 차압당하고 세금까지 체납되자 의뢰인에게 계속하여 수익금을 달라고 독촉하였습니다.
그러나 의뢰인 역시 밭언니와 박지은에 대한 투자 실패로 거액의 손해를 본 상황이었기에 수익금을 줄 수 없었고, 결국 김대현은 의뢰인을 사기죄로 고소하여 돈을 돌려받고자 했습니다.

사기죄의 구성요건 분석과 증거확보
사기죄는 ① 피의자의 기망행위, ② 피해자의 착오, ③ 재산상 처분행위, ④ 재산상 이익 취득의 각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발생합니다.
이 사건은 사실관계 및 계약구조가 매우 복잡하여 경제사건 전문 수사관도 사건 이해에 난색을 표할 정도였습니다.의뢰인과 수 시간의 상담을 통해 사실관계 및 계약구조를 먼저 확인한 후, 사기죄의 각 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필요한 증거자료를 수집하였습니다.

변호인 의견서 제출
사건을 분석한 후 고소인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의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1. 기망행위의 부존재
고소인 회사는 의뢰인이 밭언니가 진행하는 농산물 사업의 수익성을 과다포장하여 이 사건 토지의 담보대출금을 편취하였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애당초 의뢰인은 고소인 회사 대표 김대현을 만나서 사업의 수익성에 대해 설명하거나 투자를 요청한 적이 없었습니다. 의뢰인은 사업운영자금이 긴급하게 필요했던 남회장의 부탁으로 투자처를 알아보게 되었고 투자계약 진행에 대해서도 남회장과만 논의하였습니다.
의뢰인이 김대현에게 투자를 권유(기망행위)한 적이 없는 점,
투자 진행이 남회장의 부탁으로 이루어졌고 의뢰인이 적극적으로 투자를 권유한 적이 없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2. 사기의 고의 부존재
아래와 같은 사정 상 의뢰인에게 사기의 고의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① 투자약정의 구조
의뢰인은 금융기관으로부터 8억원의 채무를 부담하였으나 대출 실행 당일 4억원이 고소인 회사의 기존 채무를 변제하는데 사용되었으므로, 의뢰인은 각종 비용을 빼고 실제 3억3천만원을 투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의뢰인에게 사기의 고의가 있었다면 3억 3천만원을 편취하기 위해 8억원의 채무를 부담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② 투자진행경과 보고
의뢰인은 대출계약 전 남회장에게 투자처가 어디인지 알려주었습니다. 대출실행 후 박지은과 밭언니로부터 돈이 들어오지 않자 그 경과를 상세히 남회장에게 보고하였고, 박지은과 밭언니에게 각종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는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③ 의뢰인의 변제자력
의뢰인이 당시 소유하던 아파트와 상가의 가치가 투자금 3억 3,000만원을 상회하였고, 의뢰인이 운영하는 회사 역시 매출액과 자산이 건실하여 담보대출금을 충분히 갚을 정도의 자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불송치 결정
300쪽에 달하는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한 후 2차례에 걸친 피의자 신문이 진행되었고, 6개월에 걸친 조사 끝에 결국 의뢰인은 혐의없음 불송치 결정을 받았습니다.
많은 사업가들이 사업 실패 후 투자자로부터 사기죄로 고소당합니다. 그러나 투자실패를 전부 사기로 단정지을 수 없습니다. 이 사건 역시 민사상 채무불이행 문제를 형사사건화하여 의뢰인으로부터 돈을 받아내기 위해 고소가 이루어졌습니다.
투자계약 관계가 복잡할 수록, 해당 계약의 구조와 사기죄의 구성요건을 면밀히 분석한 후 그에 맞는 증거를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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