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할 때 다른 변호사를 선임해도 될까?
그 흔한 신호 한 번 어긴 적이 없던 내가 태어나 처음으로 법원에 가 보았다. 엄숙한 분위기에 긴장감까지 더해 다리가 흔들릴 정도였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지인의 회사가 투자알선을 하고 있을 줄이야 상상이나 했을까?
*아래는 실제 사례를 각색한 것입니다.
그 지인은 전에 나와 같은 사무실에서 일한 적이 있기도 했고, 이후에도 줄곧 연락하고 지냈다. 그러다가 이직할 기회가 생겼는데 지인의 회사로 옮기게 된 것이다. 하루는 지인과 지인의 친한 타부서 대리님과 점심을 먹었는데 이후로 이따금 사석에서 보기도 하니 자연스레 친해졌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대리가 투자알선의 핵심부서 인원이었다.
내가 개인 사정으로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1개월이 지난 뒤,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다. 그 지인이 투자알선 혐의로 기소될 예정인데 나도 공범으로 추정되니 조사를 받으라는 것이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겁이 났지만, 지인이 변호사를 선임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에 약간은 안심하고 있었다. 게다가 내 경우는 투자와 전혀 관계없는 업무를 했기 때문에, 투자알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던 부분을 이야기하면 괜찮을 줄 알았다.
그러나 기대했던 바와는 다르게 결과는 처참했다. 혐의를 벗기는커녕 공범으로 지목되어 1심 선고까지 받았다. 어쩌면 일생일대의 중요한 일인데 본인의 일에 안일했던 나도 문제가 있었지만, 지인이 선임한 변호사분만 믿고 있다가 이렇게 뒤통수를 맞은 것이다.
현재 항소심을 준비 중이지만 지금도 지인과 그 변호사가 앞으로 어떻게 변호할지, 진행 상황은 어떤지 난 전혀 아는 게 없다. 이미 그 변호사에게는 신뢰는 깨진지 오래다. 일주일도 남지 않은 지금 나 혼자라도 변호사를 선임해야 할까?..
종종 1심의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 항소심을 고려하며 찾아주시는 의뢰인분들이 계시다. 또한 불가피하게 패소를 하게 되었을 때, 항소여부에 대해 문의를 주시는 의뢰인분들도 계신 것 같다.
물론 1심의 결과가 좋다면 가장 좋겠지만, 1심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재판은 3심제(실질적으로는 2심제라고 하더라도)로 3번이나 다툴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다만 항소심에서 같은 주장을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항소심에서는 1심에서 다투지 못했던 부분을 주장하거나, 새로운 증거를 제출하여 다투는 것이 좋다.
종종 최선을 다했으나 패소를 한 경우, 다른 변호사를 만나면 얼마든지 다른 관점에서 새로운 주장을 해볼 수 있다. 다시 말해 1심 재판에서 변호사 때문에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항소심에서 얼마든지 새로운 변호사를 선임해도 좋으며, 공범과 함께 같은 변호사를 선임하였더라도 본인만 다른 변호사를 선임하여 다른 전략을 구사해도 좋다는 것을 꼭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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