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에게 속아서 투자에 가담했다면 나도 가해자일까?
경찰 조사가 시작된 지 나흘째, 난 지금도 내가 금융 사기죄로 고소되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다. 그보다 더욱 믿을 수 없는 건, 내가 믿었던 동기가 사기꾼이었다는 사실이다. 사건의 발단은 전 직장 동료에게 투자 제안을 받으면서였다.
*아래는 실제 사례를 각색한 것입니다.
그 친구는 소위 IBM 출신의 OB 모임의 멤버이다. 전 직장 입사 동기인데 투자에 관심이 있었던 점이 잘 맞아 친해졌고 가끔 사석에서도 볼 정도였다. 그래서 그런지 회사를 그만둔 이후에도 자주 연락하곤 해서 친분을 이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동기가 좋은 투자처가 있다며 이야기해주는데,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가는 나임에도 불구하고 그날따라 유독 의심 자체가 들지 않았다. 동기는 분기별로 만나는 투자 관련 모임에 늘 참석했던 멤버이기도 했고, 기업가들 사이에서 마당발로도 활동해 고급정보를 몇 번 얻은 적도 있었기에 의심 자체를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결국 나도 그 투자 기회에 참여하기로 했다. 오지랖이 넓었던 나는 이런 좋은 기회를 혼자 알기에는 너무 아쉬워 주변에 다른 지인들에게 소개까지 해주었다. 그리고 몇몇은 실제 투자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런데 한 달 뒤,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다. 어느 순간 연락이 뜸해 바쁜가 싶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 동기가 투자금을 들고 잠적한 것이다. 당시 지인들에게 적극적으로 투자소개를 했던 나는 금융사기에 가담한 것으로 보여질 수밖에 없었고, 경찰 조사에 출석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3시간에 걸쳐 조사를 받으면서 난 아니라고 울면서까지 호소했지만, 내 말을 믿어줄까?
나도 피해자인데, 사기죄 가해자라니...
억울하고 분통하다.
최근에는 투자 사기 상담이 유독 많아지는 것 같다. 몇 년 전에는 마스크 사업이 큰 유행이었다. 마스크 기계를 투자해서 한국에 들여오면 이를 통해 마스크를 제작해서 파는 사업을 영위하려고 억대의 자본금을 투자하였으나 잘 되지 않거나, 가구 사업에 투자를 하였으나 동업계약서를 제대로 쓰지 않은 탓에 청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었다.
위 사례의 의뢰인은 투자 피해자이기도 한데, 괜찮을 것 같아 주위에 투자를 권유하였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형사 사건에도 연루되었다. 이처럼 억울한 상황에서는 더더욱 입회전에 변호사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꼭 필요한 일 중 하나이다. 피의자로서 받는 첫 조사가 모든 소송 절차에서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피의자는 억울한 마음에 사건의 경위에 대해 수사관님에게 설명을 해 보려고 하지만, 대부분 수사기관에서는 사건의 경위는 간략하게 들으려고 한다. 또한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 집요하게 묻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나도 모르게 범죄의 혐의를 인정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이처럼 수사기관에서 사건의 경위를 제대로 듣지 않고, 범죄의 혐의부분에 대해서만 집요하게 물어보는 이유는 무엇일가? 그 이유는 대부분 형사사건이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따라 결론이 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범죄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려고 할 때에는 사전에 충분한 전략이 있어야 한다. 또한 위 사례의 경우, 사기에 대한 형사 처벌을 피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나로 인해 피해자가 된 사람이 추후 나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사람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투자를 하게 된 계기였던 의뢰인의 권유가 고의인지 과실인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오로지 손해액만이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형사처벌과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는 함께 진행이 되기도 하고 추후 진행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사기'를 이유로 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는 형사소송의 결과 유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형사 고소의 첫 단추부터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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