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은 이요한 변호사 블로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사건 개요
대학교 축제와 기념품 제작은 통상 총학생회 주관 하 업체를 선정합니다. 선정 과정에서 행사업체와 총학생회 간 리베이트와 입찰담합 등 비리가 끊이지 않고, 학생회장이 사회경험이 없다는 점을 악용하여 축제 전 행사업체가 미리 학생회장과 계약서를 작성하여 이를 근거로 민사소송을 청구하기도 합니다.
이 사건 역시 행사업체가 사회물정을 모르는 학생회장을 꼬드겨 체결한 계약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2018년 의뢰인 정동영은 사립 00대 총 학생회장으로 선출되었고, 학생회장이 된 직후 2018. 1 경 A 행사업체('피고 회사') 실장 노준현이라는 사람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노준현은 회장님 회장님 하며 정동영을 살살 띄워주면서 앞으로 좋은 관계를 만들어가자고 하였고, 노준현의 사탕발림에 넘어간 정동영은 2018. 1. 말 노준현과 두번째 만남에서 바로 총학생회 명의로 1억 5,000만원 상당의 ① 축제대행 계약과 ② 기념품 제작계약을 체결하고, 학생회의 채무를 연대보증 하였습니다.
본래 사립학교나 산하 학생회가 진행하는 계약이 2,000만원이 넘는 규모일 경우, 사립학교법에 따라 수의계약이 아닌 입찰절차가 진행되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노준현은 정동영을 꼬드겨 임의로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입니다.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
제35조(계약의 원칙)
① 예정가격이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6조제1항제5호가목에 따른 금액을 초과하는 공사ㆍ제조ㆍ구매ㆍ용역 또는 그 밖의 계약을 체결하려는 경우에는 일반경쟁에 부쳐야 한다.
②「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3조제1항제1호ㆍ제6호ㆍ제9호 또는 제10호에 해당하거나 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수의계약에 의할 수 있는 경우에는 지명경쟁에 의할 수 있다.
③「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6조제1항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수의계약에 의할 수 있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6조(수의계약에 의할 수 있는 경우)
① 법 제7조제1항 단서에 따라 수의계약을 할 수 있는 경우는 다음 각 호와 같다
5.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경우 외에 계약의 목적ㆍ성질 등에 비추어 경쟁에 따라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고 판단되는 경우로서 다음 각 목의 경우
2) 추정가격이 2천만원 이하인 물품의 제조ㆍ구매계약 또는 용역계약
2018. 4. 경 학생회는 축제 위탁업체, 기념품 제작업체 선정을 위해 입찰을 진행하고자 하였고, 학생회장 정동영은 이를 노준현에게 알렸습니다.
2018. 5. 기념품 제작업체 입찰공고가 올라오자 피고 회사는 입찰에 참여하였고, 노준현은 정동영에게 입찰심사위원인 학생들로 하여금 피고 회사 제품에 높은 점수를 주도록 지시하였습니다. 그런데 피고는 입찰절차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였고 정동영이 노준현에게 이를 알리자, 노준현은 정동영에게 '피고 회사가 높은 점수를 받도록 재입찰을 진행해라.'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연대보증까지 해버린 정동영은 노준현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고, 학교 측 행정팀장과 면담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피고 회사와 임의로 축제대행계약과 기념품 제작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실토하였습니다.
이후 2019. 7. 축제대행계약 입찰이 진행되었고, 피고 회사는 다시 입찰에 참여하였으나 점수 부족으로 탈락하였습니다. 피고 회사가 두 계약 모두의 입찰에서 실패하자 노준현은 정동영에게 ① 00대 학교 학생회의 계좌번호가 기재된 '등록금 고지서'와 ② 00대 학생회 명의로 계약해지 통보 공문을 작성하여 피고 회사에 보내라고 지시하였습니다.
정동영은 시키는대로 등록금 고지서를 찍은 사진과 계약 해지통보 공문을 노준현에게 송부하였습니다. 계약해지 공문을 입수하자 피고 회사는 00대 학생회를 상대로 지급명령을 신청하였는데, 지급명령의 송달장소를 학생회 주소가 아닌 정동영의 자취방 주소로 기재하였고, 정동영에게 '지급명령 결정문을 송달받으면 가만 있어라.'고 지시하여 결국 지급명령이 확정되었습니다.
지급명령이 확정되자 피고 회사는 이전에 정동영을 통해 입수한 학생회비 납입계좌를 압류하였습니다. 00대에서는 학생회장 정동영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난리를 피웠고, 이에 정동영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를 선임하여 피고 회사를 상대로 청구이의의 소송과 강제집행 정지를 신청하였습니다.
이요한 변호사의 조력 - 사실관계 정리 및 증거자료 수집
의뢰인 정동영은 00대 총학생회 회장이었고, 피고 회사 노준현의 꼬드김에 넘어가 1억 5,000만원이 넘는 계약을 체결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정동영이 학생회장으로 계약서에 날인해 버렸고, 처분문서인 계약서의 효력을 뒤집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기에 사실관계를 시간순으로 꼼꼼히 확인하였습니다.
처분문서는 그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경우 그 문서에 표시된 의사표시의 존재와 그 내용을 부정할만한 분명하고 수긍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내용되는 법률행위의 존재를 인정하여야 할 것이고, 달리 그 처분문서의 증명력을 부정할 만한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그 처분문서의 증명력을 부정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대법원 1990. 3. 23. 선고 89다카16505 판결)
정동영이 처음 노준현을 만나게 된 날 부터 소송을 당할때까지 있었던 모든 일들을 시간 순으로 정리하였고, 주고받은 카카오톡과 이메일, 문자, 학생회 회칙 등을 확보하였습니다. 사실관계를 확인하면서 계약의 효력을 부정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증거를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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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한 변호사의 조력 - 계약무효주장
이 사건 소송의 원고인 총학생회의 법적 성격은 비법인 사단으로, 학생회 회칙은 비법인 사단의 내부규정입니다. 학생회칙 상 학생회 대표자인 학생회장이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학생회 운영위원회의 심의·대의원회의의 승인을 거쳐야 했습니다.
학생회 대표자 정동영이 위 규정에 위반하여 피고 회사와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계약이 당연 무효는 아니나, 피고 회사가 정동영이 학생회칙을 위반하여 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알았거나 과실로 알지 못한 경우 계약은 무효입니다.
비법인사단의 경우에는 대표자의 대표권 제한에 관하여 등기할 방법이 없어 민법 제60조의 규정을 준용할 수 없고, 비법인사단의 대표자가 정관에서 사원총회의 결의를 거쳐야 하도록 규정한 대외적 거래행위에 관하여 이를 거치지 아니한 경우라도, 이와 같은 사원총회 결의사항은 비법인사단의 내부적 의사결정에 불과하다 할 것이므로, 그 거래 상대방이 그와 같은 대표권 제한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가 아니라면 그 거래행위는 유효하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 경우 거래의 상대방이 대표권 제한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은 이를 주장하는 비법인사단측이 주장·입증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3. 7. 22. 선고 2002다64780 판결)
앞서 정리한 사실관계와 증거를 바탕으로, 정동영이 학생회 회칙을 위반하여 계약을 체결한다는 점을 피고 회사가 잘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즉,
피고 회사는 수년간 대학축제를 진행하며 대학교에서 발주하는 입찰에 여러 번 참여하였던 점,
피고 회사의 담당자 노준현은 이 사건 각 계약이 수의계약이 아닌 입찰절차로 진행되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원고 학생회에 수의계약에 따른 의무이행을 구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입찰절차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점,
피고 회사는 입찰절차 시 학생회의 제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한 점,
노준현은 입찰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정동영으로 하여금 심사위원인 학생회 임원들에게 점수를 바꿀 것을 지시하거나, 재입찰을 받도록 하는 등 입찰절차에서 낙찰받고자 노력한 점,
다수의 학교법인 내지 학생회와 대학축제 관련 계약을 체결한 피고 회사가 학생회장 단독으로 계약을 진행할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던 점 등을 주장하였습니다.
이요한 변호사의 조력 - 증인신문 진행
의뢰인 정동영은 원고 학생회의 대표자로 이 사건 각 계약을 직접 체결하였을 뿐 아니라, 계약 체결 후 노준현의 압박으로 등록금 고지서와 계약 해지 공문을 작성해주는 등 사건의 핵심 당사자였습니다. 이에 정동영을 증인으로 신청하여 사건의 사실관계와 쟁점에 대해 신문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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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소판결 선고
재판부는 원고 학생회의 청구를 전부 인용하여 피고 회사가 받은 지급명령에 기한 강제집행을 불허하고, 강제집행 정지결정을 인가하였습니다. 피고 회사가 정동영을 압박하여 받아 낸 지급명령 정본으로 더는 아무런 집행을 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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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저의 계약 무효 주장을 받아들여, 학생회장 정동영이 학생회의 대표권 제한 규정을 위반하여 계약을 체결한다는 점을 피고 회사가 잘 알고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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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소송에서 계약서와 같은 처분문서의 효력은 강력합니다. 처분문서의 내용과 같은 합의가 있었다는 점이 추정되므로, 추정을 뒤집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처분문서의 효력을 뒤집은 사례>
https://www.lawtalk.co.kr/posts/103577
이 사건에서도 정동영이 피고 회사와 계약서를 직접 작성하고 연대보증까지 해버렸으나, 계약의 무효를 주장하기 위해 사건의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증거를 수집하는데 심혈을 기울였고 결국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민사소송의 기본은 면밀한 사실관계 확인과 이를 뒷받침할 증거자료의 수집, 법리주장에 있다는 점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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