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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한 변호사

피고 70%승소

[원본은 이요한 변호사 블로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사건 개요

의뢰인(피고)은 수십년 간 음식점을 하며 모은 돈을 부동산에 투자하여 자산을 불린 사람으로, 양평시 토지를 개발하여 건축한 상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피고는 상가(이하 '이 사건 상가')를 다양한 사람들에게 세를 주었는데, 장애아동을 가르치는 대안학교에 세를 주다가 2016년 경 원고에게 세를 주게 되었습니다.(보증금 1억, 월세 400만원)

원고는 이 사건 상가를 카페로 사용하고자 했기 때문에, 대안학교였던 건물에 대대적인 인테리어 공사를 하였습니다. 카페 로스팅 시설을 설치하고 벽에 환기구를 만들었으며, 건물 내부에 있는 내력벽 기둥이 답답해 보인다는 이유로 임의로 철거하기도 하였습니다.

원고가 대규모로 인테리어를 하였기에 피고는 임대차 계약서에 원고의 원상회복 의무에 대해 나름대로 상세히 규정하였습니다.

이후 코로나로 카페 운영이 어려워지자 원고는 2020. 7. 경부터 차임(월 400만원)을 미납하기 시작하였고, 2020. 8. 에 피고에게 임대차 계약 해지를 통보하였습니다. 피고는 계약 해지 통보를 받고 원고에게 3개월 후 보증금을 반환해 줄테니 그 안에 원상복구를 완료해달라고 하였습니다.

2020. 11. 6. 원고의 직원 김계남과 피고의 아들 구정우가 만나 원상복구 및 철거합의서(이하 '합의서')를 작성하였습니다. 합의서에는 원고가 철거해야 할 부분과 그대로 남겨야 하는 부분이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원고는 합의서에 따라 철거를 진행하였는데 이 사건 상가를 이전 대안학교가 있던 상태로 원상회복한 것이 아니라, 천장과 벽지를 전부 들어내는 등 상가로 사용하기에 어려울 정도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어찌되었건 원고는 합의서에 따라 철거를 완료하였으므로 피고에게 보증금 1억원을 달라 하였고, 피고는 원하는 대로 원상회복이 되지 않아 보증금 반환을 거부하였습니다. 원고는 카페 운영이 어려워져서 당장 보증금이 필요한 상황이었기에, 피고에게 보증금을 일부라도 돌려주면 그 돈으로 원상회복을 하겠다고 간청하였습니다.

피고는 원고를 믿고 선의로 보증금 중 3,000만원을 돌려주었는데 원고는 원상회복 공사를 하지 아니하였습니다. 오히려 원고는 이후 피고에게 보증금 5,800만원(원고의 연체차임을 공제한 금액)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상가를 폐허로 만들고 보증금까지 속여 받아간 원고에게 피고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고, 저를 선임하여 소송에 대응하였습니다.


이요한 변호사의 조력 - 사건 분석

이 사건의 쟁점은 원고의 직원 김계남과 피고의 아들 구정우가 작성한 합의서가 효력이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반환해야 할 보증금에서 원상회복에 필요한 공사대금을 공제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 합의서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원상회복 의무의 내용을 정한 것으로, 합의서가 유효한 경우 합의서 내용대로만 공사를 진행하면 원고(임차인)는 원상회복 의무를 다한 것이 됩니다. 피고(임대인)가 원상회복대금을 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반면 합의서가 무효라면 원고의 원상회복 의무는 존속하므로, 원고는 원상회복 대금을 임대차 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관계 상 김계남과 구정우가 작성한 처분문서인 합의서의 효력을 부정하기가 매우 어려워 보였습니다. 김계남과 구정우는 원고와 피고를 대리하여 임대차 계약의 해지와 원상회복 의무에 대해 직접 논의하였고, 합의서에 양자가 서명·날인까지 했기 때문입니다.

처분문서는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그 기재 내용을 부정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이상 문서의 기재 내용에 따른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을 인정함에 있어서는 신중하여야 할 것이고, 처분문서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위조된 점이 입증되어 그 진정성립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면 그 문서의 기재 내용에 따른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대법원 2002. 9. 6. 선고 2002다34666 판결 )

합의서의 효력이 인정될 수 있다는 가정하에, 보증금 액수를 줄일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고심하였습니다.


이요한 변호사의 조력 - 상가방문

제 경험상 답이 안보이는 사건의 경우 해결의 실마리는 현장에서 찾을 수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한 원상회복에 필요한 비용을 산정하기 위해서는 감정을 진행해야 하므로, 감정항목을 확인하기 위해 이 사건 상가를 방문했습니다.

원고 측은 철거공사를 진행하며 상가 내외부를 심각하게 훼손하였고, 특히 건물 전체의 안전과 관련이 있는 내력벽을 철거한 상태였습니다.

원고 측이 훼손한 상가 건물 집기들과 내력벽의 사진·동영상을 촬영하여 감정신청서와 준비서면에 첨부하여, 이 사건 상가의 원상회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합의서 내용만으로 원고가 원상회복 의무가 다했다고 판단할 경우, 임대인인 피고가 감수해야 할 손해가 심히 중대함을 부각시키고자 한 것입니다.

원고가 철거한 내력벽의 모습(붉은 X부분)

법리적으로 보자면 합의서가 유효하므로, 원고는 합의서 내용대로만 철거의무를 이행하면 피고는 보증금에서 원상회복금의 공제를 주장할 수없습니다.

그런데 재판실무에서는 법리의 적용도 중요하나, 사건의 경위와 손해부담의 형평성, 쌍방이 감수해야 할 결과, 신의칙 등을 고려하여 어느 일방이 감수해야 할 손해가 너무 크거나 공평에 맞지 않은 경우 법리에 다소 맞지 않는 판결을 내리기도 합니다.

영등포구 변호사가 원고의 철거행위로 인한 피고의 손해, 특히 내력벽 철거를 강조한 것은, 피고가 감수해야 할 손해를 부각하여 재판장이 법리만으로 판단하지 않기를 바랬기 때문입니다.


이요한 변호사의 조력- 감정진행

이 사건 상가의 현장실사를 마친 후 원상회복에 소요되는 비용 산정을 위해 감정을 신청하였습니다. 재판부에서 감정신청을 받아들여 감정기일이 지정되었고, 감정인이 이 사건 상가에 방문하여 피고가 신청한 항목에 대해 감정을 진행하였습니다.

영등포구 변호사는 피고의 아들 구정우와 감정기일에 출석하여 감정인에게 감정진행방향과 감정대상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였고, 특히 원고가 철거한 내력벽에 대해 집중적인 감정을 요청하였습니다.

감정결과 총 5,700만원의 원상회복비가 산정되었는데 그중 내력벽의 복구에 소요되는 비용이 3,800만원으로 나왔습니다.

감정서 내용을 근거로, ① 원고가 임대차 계약 당시 본인의 영업목적으로 건물 전체 안전에 영향을 끼치는 내력벽을 철거하고도 전혀 복구하지 않은 점, ② 내력벽 복구에 많은 비용이 소모되는 점을 재차 주장하였습니다.


이요한 변호사의 조력 - 증인신문 진행

이 사건 임대차 계약 체결 경위, 합의서 작성 및 철거공사 진행에 대해 확인하기 위해 원고는 본인의 직원 김계남을 증인으로 신청하였고, 영등포구 변호사는 피고의 아들 구정우를 증인으로 신청하였습니다.

김계남은 원고에게 유리한 증언을 할 것이 확실시 되었기에, 김계남에 대한 신문을 중점적으로 준비했습니다.

(1) 합의서 작성경위

합의서 작성 경위에 대해 구정우는 영등포구 변호사에게 합의서 내용을 전부 작성해 온 것은 김계남이고, 본인은 합의서 내용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김계남의 요구에 따라 서명만 하였다고 말하였습니다.

이에 합의서 작성 당시 상황에 대해 김계남에게 질의하였고, 김계남은 본인이 합의서 내용을 전부 작성하였다고 증언하였습니다.

(2) 일부 보증금 반환경위

원고는 합의서에 따라 철거를 완료한 후 피고에게 보증금을 요구하였으나, 상가 상태가 심각하였기에 피고는 보증금 반환을 거부하였습니다. 당시 원고는 자금난으로 돈이 급하게 필요한 상황이라, 피고에게 보증금 중 일부를 돌려주면 그 돈으로 원상회복을 해주겠다고 간곡히 요청하였습니다.

피고는 그 말을 믿고 일부 보증금을 돌려주었으나 원고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위 점에 대해 구정우에게 질의하였고, 구정우는 원고가 피고에게 보증금 반환을 간청한 적이 있다고 증언하였습니다.


일부 승소판결 선고

재판부는 피고에게 원고 청구액 5,800만원 중 1,680만원을 반환하라는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재판부는 제가 예상한 대로 합의서의 효력은 인정하였으나, 내력벽은 합의서 내용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하며 내력벽 복구비용 3,800만원을 원고 청구액에서 공제하였습니다.


소송의 승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증거입니다만, 오로지 증거에 의해서만 소송의 결과가 좌우되지 않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증거인 합의서는 원·피고가 이 사건 상가의 원상복구에 대해 합의한 처분문서이므로, 원칙적으로 그 효력이 인정된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원상복구 의무를 이행하라고 주장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합의서는 원고가 일방적으로 작성하여 구정우에게 서명만 받은 것으로 원고에게만 유리한 것이고, 원상복구 중 가장 중요한 내력벽에 대해서 전혀 규정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합의서의 효력을 문언 그대로 인정할 경우, 피고는 원고가 폐허로 만들어버린 상가건물을 다시 사용해야 할 뿐 아니라 건물의 안전을 위해 본인 돈으로 거액을 들여 내력벽을 다시 설치해야만 합니다.

얼떨결에 작성한 합의서로 인해 피고만이 막대한 손해를 감수해야만 하는 상황은 형평에 맞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재판부는 합의서의 효력을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원고의 원상복구 의무를 인정하는 다소 상반된 내용의 판결을 내린 것입니다.

위 포스팅을 통해 증거가 부족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하더라도, 입증노력의 여하에 따라 반드시 패소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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