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행위는 산업재해 인정이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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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행위는 산업재해 인정이 가능한가? 

이요한 변호사

[원본은 이요한 변호사 블로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범죄행위는 사회질서를 침해 내지 위협하는 반사회적 행위로 형법 기타 법령에서는 범죄행위를 처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근로자가 출퇴근 중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냈거나 경비원이 주취자와 시비가 붙어 쌍방폭행을 한 것과 같이, 근로자가 범죄를 저지른 경우 산재보험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을까요?

오늘은 범죄행위를 산재로 인정하는 기준과 관련 판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범죄행위의 산업재해 인정기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2항은 근로자의 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제37조(업무상의 재해의 인정 기준) ① 근로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부상ㆍ질병 또는 장해가 발생하거나 사망하면 업무상의 재해로 본다. 다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相當因果關係)가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중략)

근로자의 고의ㆍ자해행위나 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부상ㆍ질병ㆍ장해 또는 사망은 업무상의 재해로 보지 아니한다. 다만, 그 부상ㆍ질병ㆍ장해 또는 사망이 정상적인 인식능력 등이 뚜렷하게 낮아진 상태에서 한 행위로 발생한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있으면 업무상의 재해로 본다.

때문에 원칙적으로 범죄행위로 발생한 사고는 산재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범죄행위의 경중을 구별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모든 범죄행위에 대해 보험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다면, 재해근로자 보호라는 산재보험제도의 취지가 퇴색되므로 법원은 개별적 사안에 따라 산재 인정 여부를 다르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고의·중과실 등 범죄행위가 주로 근로자로 인해 발생하였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으나, 근로자가 경과실이거나 근로자의 범죄행위가 사고의 부수적·간접적 원인에 지나지 않는 경우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근로자의 범죄행위가 원인이 되어 사망 등이 발생한 경우’란 근로자의 범죄행위가 사망 등의 직접 원인이 되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지, 근로자의 폭행으로 자극을 받은 제3자가 그 근로자를 공격하여 사망 등이 발생한 경우와 같이 간접적이거나 부수적인 원인이 되는 경우까지 포함된다고 볼 수는 없다.

(대법원 2017. 4. 27. 선고 2016두55919 판결)


범죄유형별 분석 - 고의의 기망행위로 산재보험급여 수령

거짓 또는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을 이용하여 산재보험급여를 지급받는 행위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27조 제3항 제1호, 형법 제347조 사기죄로 처벌 받습니다.

제127조(벌칙)

③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자

2.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도록 시키거나 도와준 자

기망행위로 산재보험급여를 지급받는 행위는 과실이 아닌 고의이므로 산재보험급여를 지급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보험급여를 지급받았다면 이미 지급받은 급여액의 2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징수당합니다.(산재보험법 제84조 제1항 제1호)

산재보험 신청서에 재해발생 경위를 허위로 기재하여 보험급여를 지급받는 사건이 많은데, 이 경우 실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여 산재보험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었다 하더라도 사기죄 및 산재보험법 위반에 해당합니다

.

기망행위를 수단으로 한 권리행사의 경우 그 권리행사에 속하는 행위와 그 수단에 속하는 기망행위를 전체적으로 관찰하여 그와 같은 기망행위가 사회통념상 권리행사의 수단으로서 용인할 수 없는 정도라면 그 권리행사에 속하는 행위는 사기죄를 구성한다.

피고인이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신청서에 부상 발생경위를 허위로 기재하는 등의 부정한 방법으로 요양신청을 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를 지급받았다면, 이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자체로 이미 사회통념상 권리행사의 수단으로서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사기죄에 있어서의 기망행위에 해당한다. 그리고 설령 피고인이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판단에 영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07. 5. 10. 선고 2007도1780 판결


범죄유형별 분석 - 교통범죄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에 대해서는 아래 포스팅에서도 상세히 다루었으므로 해당 부분을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https://www.lawtalk.co.kr/posts/103083

요약하자면, 근로복지공단은

①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의 12대 중과실(신호위반, 중앙선침범, 제한속도위반, 앞지르기 방법위반, 건널목의 통과방법 위반, 횡단보도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 무면허 운전, 음주운전, 보도횡단 방법 위반, 승객추락방지의무 위반,어린이 보호구역 안전의무 위반, 화물고정장치 위반)

② 사망사고

③ 뺑소니와 같이 재해자가 교통사고로 형사처벌을 받는 경우 산재신청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오로지 또는 주로 재해자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교통사고가 발생한 경우 산재보험법 제37조 제2항의 '범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여 공단보다 폭넓게 산재보험급여 지급을 인정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04. 4. 27. 선고 2002두13079 판결)


범죄유형별 분석 - 폭행, 상해, 살인 등

근로자가 사내에서 동료와 다투면서 상호 폭행을 하였거나 야간 근무자가 회사에 들어온 제3자에게 상해를 당한 것과 같이, 사람의 신체에 대한 범죄행위의 산재 인정여부에 대해 대법원은 아래와 같이 판시하고 있습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근로자가 타인의 폭력에 의하여 재해를 입은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직장안의 인간관계 또는 직무에 내재하거나 통상 수반하는 위험이 현실화되어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와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면 업무상재해로 인정하여야 할 것이고,

다만 가해자의 폭력행위가 피해자와의 사적인 관계에서 기인하였다거나 피해자가 직무의 한도를 넘어 상대방을 자극하거나 도발함으로써 발생한 경우에는 업무기인 성을 인정할 수 없어 업무상재해로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8두7953 판결

따라서 직장 내 인간관계 또는 근로자가 수행하는 직무에 통상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되어 발생한 폭력행위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이 가능하나, 폭행이 업무가 아닌 사적인 원한에서 기인하거나 피해자가 직무의 한도를 넘어 상대방을 자극하거나 도발하여 폭행이 발생한 경우 업무상 재해 인정이 어렵습니다.

관련 판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산업재해 인정

① 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8두7953 판결

병원에 입원치료 후 퇴원한 환자가 병원에 침입하여 혼자 당직근무를 하던 간호사를 칼로 찔러 살해한 사안에서,

법원은 야간당직근무를 하던 망인이 병원의 입원환자들에 대한 간호업무 뿐 아니라 외부인의 침입이나 범죄행위로부터 환자들의 안전과 병원의 시설 및 재산을 보호하는 등의 경비업무도 함께 수행하고 있었다는 이유로 망인의 사망을 산업재해로 인정하였습니다.

② 울산지방법원 2023. 3. 23. 선고 2022구합5353 판결

A 주식회사의 1차 협력업체인 B사 팀장으로 B사의 영업 및 하도급 계약업무를 총괄 담당한 망인이 A 회사의 2차 협력업체 C사의 대표이사에게 살해 당안 사안에서,

법원은 하도급업체를 총괄 관리하던 망인이 업무 수행 중 하도급업체와의 업무상 갈등을 다수 겪었을 것으로 보이는바, 망인의 업무에는 업무과정에서 불만을 품은 하도급업체에 의한 가해행위의 위험이 내재되어 있었다는 이유로 망인의 사망을 산업재해로 인정하였습니다.

③ 전주지방법원 2015. 4. 15. 선고 2014구합1175 판결

공사현장에서 판넬 시공작업을 담당하던 원고가 공사현장 인부 숙소에서 현장 인부인 B에게 과도로 팔뚝을 찔린 사안에서,

법원은 원고가 B의 팀장으로 선임자의 지위에 있었고 그 지시 및 감독의 일환으로 B에게 근로시간(점심시간)의 준수를 요구하다 사고가 난 것인바, 원고가 담당하던 업무에는 업무수행 과정에서 불만을 품을 팀원에 의하여 가해행위를 받을 위험이 내재되어 있었다는 이유로 원고의 상해를 산업재해로 인정하였습니다.

▶산업재해 부정

① 서울행정법원 2016. 4. 14. 선고 2015구합78083 판결

택시기사인 망인이 택시회사 기사대기실 밖에서 동료근로자와 다투다 머리를 부딪혀 사망한 사안에서,

법원은 망인이 가해자에 대한 나쁜 감정을 누그러뜨리지 못하고 화풀이를 하기 위해 폭행하였고, 가해자는 망인과 몸싸움을 하였으나 주로 방어 자세를 취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망인의 폭력행위는 사회적 상당성을 넘어서는 사적인 화풀이의 일환이라는 이유로 망인의 사망을 산업재해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② 서울행정법원 2021. 2. 4. 선고 2019구단74754 판결

원고가 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회사 직원들로부터 감금을 당하였고 이를 피해 탈출하던 중 넘어져 상해를 당한 사안에서,

법원은 직무대기발령을 받은 원고가 회사 직원들로부터 출입증 반납 요구를 받았음에도 이를 거절하였고 그 과정에서 직원들과 실랑이를 하던 중 원고가 물리력을 먼저 행사하여 바닥으로 굴러 넘어지게 되었는바, 이 사건 사고는 원고가 직무의 한도를 넘어 직원들을 자극하거나 도발하여 발생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의 상해를 산업재해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업무 중 각종 범죄행위로 인해 상해를 당하거나 사망할 수 있습니다. 재해자의 고의 및 과실여부, 재해자가 사고 발생에 기여하였는지 여부, 사고 경위 및 부상정도 등에 따라 범죄행위라 하더라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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