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대한중앙 해운대 사무소
한병철 변호사 입니다.
군사정권 시절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가 불법 구금돼
억울한 옥살이를 한 70대 남성에게 법원이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습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4단독 홍윤하 판사는 2월 20일 정진태 씨(72)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사건에 대해 재심 개시를 결정했습니다(2024재고단17).
홍 판사는 "수사에 관여한 사법경찰관이 피고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불법 구금과 강압적인 압수수색을 해 직무에 관한 죄를 범했으므로,
형사소송법상 재심 사유가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판결의 기초가 된 조사에 관여한 법관, 검사, 사법경찰관이
직무와 관련한 범죄를 저지른 것이 확정판결로 증명되면 재심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확정판결을 얻을 수 없을 때는 그 사실을 증명해 재심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홍 판사는 "정 씨는 1983년 2월 15일 검거됐으며, 같은 날 영장 없이
소지품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루어진 사실, 구속영장이 같은 해 3월 9일
발부된 사실이 인정된다"며 "정 씨는 검거된 후 구속영장이 발부될 때까지
경찰서에 구금됐다고 진술했는데, 이는 재심이유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핵심적 증거로서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당시 수사 관행을 고려하면, 수사기관이 검거한 피고인을
일단 석방했다가 소환조사 후 구속영장을 발부받았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며
"검거 후 48시간이 지나 구속영장이 발부됐으므로, 이 과정에서 48시간을 초과한
불법 구금이 이루어졌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사법경찰관의 행위는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자가 그 직권을 남용해
사람을 체포 또는 감금하는 행위를 한 것으로 직권남용에 의한 체포, 감금죄를 구성한다"며
"그런데 각 죄는 공소시효가 이미 완성돼 유죄판결을 얻을 수 없는 사실상,
법률상의 장애가 있는 경우로서 형소법상 재심사유가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대 학생이었던 정 씨는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 사건으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제적됐습니다. 이후 이해찬 전 국무총리 등과 함께 수감됐다가
1975년 2월 임시 석방됐습니다. 그러나1980년 '서울의 봄' 대학 시위의 배후로 지목돼
다시 제적됐으며, 이후 독서실을 운영하며 복학을 준비했습니다.
그러던 중 1983년 2월 15일, 정 씨는 이적표현물을 소지한 혐의로
독서실에서 검거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에서 징역 3년과 자격정지 3년을 선고받았으며,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습니다. 이후 2년 3개월을 복역한 뒤 1985년 5월 가석방됐습니다.
정 씨는 2022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
자신이 독서실에서 검거된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을 신청했습니다.
진실화해위는 2023년 조사 개시를 결정했고, 정 씨는 2024년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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